제가 겪은 일부터 적어 볼게요.
남편의 사촌 결혼식 때 있었던 일입니다.(시점을 시모님 위주로 적을 게요)
술을 마신 시모께서 당신 큰올케에게 시비를 거십니다.
"여자가 잘 들어와야 하는데, (너 같은 것이 며느리로 들어와서) 네가 형제자매 사이 다 끊어났다. 의사하고 결혼 했으면 그 만큼을 해야지. 어디서 공짜로 살려고 하느냐"
저는 다른 이모님들이 말리실 줄 알았는데 제일 큰 이모님이 하시는 말씀,
"올케가 한 번은 혼나야지" 이러시는 거예요.(전 이 모습에 충격...)
이후 시모님의 큰오빠(의사하시는 분) 부부는 친가(제 시댁)하고 연을 끊으셨습니다.
남편은 이 일 이후로 경조사 때 시모님 술 못 마시게 하는 게 일입니다.
심지어 저한테 자기 엄마 싫다고 하소연도 합니다.
그런데 저에게 문제는 남편입니다.
시모님이 계속 빚을 지는데 남편이 계속 갚아주고 이제는 결혼한 시누이가 진 빚까지 떠안고 갚아주고 있습니다.
시누이는 결혼 할 때 남편 쪽에서 집도 마련해 주고 시댁과는 완전 떨어져 사는 터라 그게 좋다고 항상 하하호호하는데(물론 제 앞에서는...) 시모님이 맨날 시누이 시댁 흉을 봅니다.
비교하면 안되지만... 비교가 됩니다.
저는 친정 도움으로 결혼했고(저희 부부가 엄청 사랑햇었습니다. 과거형...) 저는 그래도 좋다고 맞벌이 해가며 살았는데 제 앞에서 시모님이 그런 얘기해도 되는 겁니까.
남편은 다시는 안 그런다 하면서 계속 빚지면 갚아주고... 반복입니다.
지역 맘카페 들어가면 저같은 사람, 아니 더 한 사람들 투성이고, 그래서 저는 말도 못하고 끙끙.
또 한 번 빚 갚아주면 이혼한다고 했는데 과연 제가 그럴 수 있을런지 의문.
요즘 '최고의 이혼'을 보면 참 허무하더라구요.
부부 사이의 문제들, 성격이나 권태기나 바람이나... 하여간 둘 사이의 문제인제 한국의 많은 부부들이 언제 자기들 둘만의 문제로 싸워보기라도 하나요?
맨날 시댁문제로 싸우다 보니, 이제 저는 남편과 저의 관계가 아니라 저와 시댁문제가 부부문제보다 앞서는 것 같아요.
저도 남편 아닌 사람을 사랑하게 됐다거나 남편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거나 성격이 안 맞는다거나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것 좀 해보고 싶기도 해요.
왜 친정은 저 멀리인데 늘 시댁문제로 이러고 살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