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여러번 글 올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때 혼자서 엄마 간병하기 너무 어렵다고 .. 요양보호사 알아보라고 하셔서 등급 신청해서 4급 받았어요.
외래 다니느라 자꾸 반차 쓰기 눈치보여서 우는 소리했는데 앞으론 보호사 님하고 같이 가시면 되니까
한시름 놓았어요.
그때 저 독립하면 나쁜 딸이냐고 여쭸는데. 많은 분들이 아니라고 해주셔서 ..
독립 하려고 했는데.. 자꾸 산넘어 산이라고 장벽이 생기네요..
처음 보시는 분들께 스토리 요약하자면.
작년 9월에 척추 수술하러 입원하셨다가 쿠싱증후군이 있다는걸 알게되서 부신제거 수술을 받았어요.
쿠싱증후군 때문이였는지 하체 근육이 정말 많이 빠지셔서 걷는게 좀 아슬아슬하셨는데.
척추 수술 후 다리에 힘이 빠져서 못걷게 되셨고. (마비나 신경문제는 아니에요. 순수히 근력 부족으로.)
한달동안 대학병원 입원후 중소병원으로 옮기셨어요. 재활과가 아니라 소견서 써주셨던 엄마가 원래 다니던
병원 신경과로 입원하셨고. 쭉 지금까지 계세요. 다행히 지금은 워커란 기구에 지지하셔서 서거나 걸으시는데
단독으로는 일어나거나 걷지 못하세요. 그래서 외부로는 쭉 휠체어로 이동하시구요.
본인 스스로가 못걷는거 보다 넘어졌을때 다시 척추에 문제가 생기거나 골반 골절이 올까봐 스트레스 많이 받으세요.
그래서 연세도 있고 하니 (66세) 미친듯이 재활운동을 몰아치고 걸으시라고 독촉하기도 좀 어려워요.
뭐 여튼 이제 집에 오고 싶어 하시는데. (사실 병원에서도 더이상 해줄게 없다고 하시네요. 재활운동은 본인이
이제 알아서 해야할 단계라고) 한달에 간병비하고 입원비 합쳐서 대략 200정도 .. 부담이 느껴지셔서
퇴원 원하시네요.
그래서 어버이날 집에 모셔봤는데. 일단 화장실 혼자 못가시고. 땅을 짚고 일어나는것, 걷는것 안되셔서
누웠다 앉아계시는것만 가능하세요.
하루에 요양보호사가 4시간 와준다면. 아침에 제가 식사, 약, 인슐린 주사 챙겨드리고.
혹시 배변 보시면 그거 처리하고. 저 출근하고 점심 즈음에 보호사님 오시면 점심 챙겨드리고
가벼운 운동 도와주시고 저녁 드실거 챙겨놓고 가시는걸로 계획을 잡아놨는데.
제가 자신이 없어요.
저 독립했다가 엄마 입원하시고 집으로 끌려들어오다시피 했거든요.
퇴근하고 엄마병원으로 가서 자고 아침에 집에 와서 씻고 출근하고..
요즘은 주말에만 엄마 병원에 가고 평일엔 퇴근하고 집에와서 아버지 식사 챙겨드리고 설겆이하고
자기 바빠요. 주말엔 집안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제 시간이 없네요.
일요일에도 아버지는 쉬시는데 저는 밥 차리고 청소하느라 쉴 시간이 없어요.
약속 못잡은지도 오래고.
출퇴근 시간 한시간씩..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인데 .. 집에 와서 아버지 식사 챙겨드리고.
설겆이 하고.. 주말엔 보호사가 안와요. 그래서 엄마 목욕시켜드리고 집안 살림살이 하고.. 부모님 식사 봐드리고..
저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엄마 아빠 사이 안좋으셔서 아빠가 생활비도 안주세요.
제가 반찬하고 국 끓이는건 불가능하니 제 돈으로 장보고 해야하는데 (지금도 그러고 있어요. 관리비하고
부대비용조로 아버지한테 30만원씩 드리는데..)
속에서 악다구니가 받쳐요. 아빠가 생활비도 안주고 가사분담 해주실거 아니면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종용하고
싶어요. 두분 생각은 그거 같아요. 제가 저 스케쥴대로만 해주면 두분은 불편함 없으시거든요.
아빠도 연세 있으신대 아직까지 일하는게 힘드신거 알지만. 그거 벌어서 저희 주시는 것도 아니고.
새벽같이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시는거 저녁 한끼 차려드리는게 뭐가 힘드냐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저는 집에서 노나요? 저한테 살가웠던 적도 없고 매사에 짜증만 부리는 분이세요.
오늘 엄마 외래 데려다 드리고. 제가 조용히 엄마한테.. 엄마 그냥 요양병원에 가면 안될까..
내가 자신이 없어.. 라고 말했는데. 엄마가 얼마나 속으로 실망하고 슬프셨을지..
솔직히 나 하나만 희생해서라도 지키고픈 가족도 아니고 하나 있는 자식 올인해서 키우신 분들도 아니기에
자꾸 억울한 생각만 들어요.
네 지난번에도 싸가지 없고 도리도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딸년이라고 댓글로 욕 푸지게 먹었어요.
가족이란게 참 슬프네요.. 누구건 어느 하나만 조용히 뒤에서 피눈물 흘리면서 희생해야 잡소리 없이
굴러가는 시스템이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