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한지 만 14년차 주부에요.
애들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연식이 좀 되다보니 남편과의 사이는 아주 사랑해서 죽고
못살겠다는 아니에요. 그래도 여행 잘 다니고 얘기도 많이하고... 남들이 보기엔 재미나게 산다고 해요.
그런데 어제 사소한 감정싸움이 크게 번져서 애들 앞에서 크게 소리내고 싸웠어요. 오늘아침 까지도 냉전이였지요.
남편은 약속있어서 늦겠다는 카톡 보내고(제가 화가나면 전화를 안받아요) 전 애들 밥먹이고 TV를 보고 있었어요.
채널 돌리다가 평소엔 잘 보지도 않는 '세상에 이런일이' 를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보다가 많이 울었네요.
93세 할아버지가 계세요. 허리는 거의 직각으로 굽으셔서 서 있는것는것 조차도 힘들어 보이시는 분이세요.
그런데 그런분이 매일아침 꽃을 사들고 힘들게 산길을 올라 먼저 저 세상에 가신 아내의 산소앞에 꽃을 가져다 놓으시는
거에요. 아내와 71년을 살고 6남매를 두셨대요. 그런데 먼저간 아내가 너무 그리워 매일같이 아내의 산소를 찾아 꽃을
놓아두고 절도 하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시고.... 눈물지으시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이번여름에만 3번이나 탈진을 하셨다는데 매일같이 아내가 보고싶어 그만둘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93세 할아버지가 힘겹게 아내를 떠올리며 하시는 말씀에 어떤 영화보다도 진한 감동을 느
꼈어요.
아마도 제 지금 상황이 남편과 냉전중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던것 같아요. 반성도 했구요.
제가 잘못한건 아니지만 화가나서 약올리긴 했거든요. 아마 어제같은 상황이 또 생긴다면 멍청하게 똑같이 화내고 싸우
고 말안하고...같은 행동을 반복 하겠지만 어쨌튼 지금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오늘 남편이 들어오면 내가 먼저 말을 걸 용기는 안나지만 남편이 먼저 말을 걸어오면 못이기는척 화해하려구요.
시간나실때 다시보기를 이용해 시청해보세요. 아마 진한감동 받으실 거에요.
남편과 냉전중일때마다 컴에 다운받아 저장해놓고 보면서 마음의 치료 받으면 좋을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남편이 말 안걸면 어쩌죠?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