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정엄마 모시고 간단히 밥을 먹을려고 했지요...
지난주에 동생들 하고 다같이 한번 모이긴 했지만... 어제 어버이날이었잖아요..
친정엄마랑 가까이 사는 관계로 그냥 모른척하기는 좀 그렇죠...?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기전에 엄마가 좋아하시는 고추장삼겹살 재워두고 샐러드용 어린채소 씻어서 탈수해놓고
다섯시쯤 엄마 픽업해서 저희집으로 모시고와서 같이 밥먹을 생각이었어요... 남편도 모임은 이미 했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얘기해두구요... 엄마가 저녁을 6시쯤 드시니 우리둘이 먹겠노라구요...
생선구이기에 삼겹살 구워서요... 오이랑 양파랑 부추랑 버무려서 즉석김치도 만들고... 요기서 미리 고백하자면..
제가 무지막지한 저질체력에 명주실처럼 가느다란 예민한 신경을 자랑하는 저주받은 여자랍니다...게다가 가사일 완전 못하구요....근데...근데....
헉! 고3인 아들녀석을 저녁을 안먹이고 보내주시는 만행을 저지르시네요... 울아들 학교에서...
어버이날이라고 보내주신 아들놈, 써먹을데는 없고 밥먹여서 일곱시까지 학원보내야 하는디...
마치 꼬리에 불붙은 폭탄처럼 엄마를 모시고와서 (아들님은 이미 하교하여 집에서 대기중) 오이무치고 샐러드 소스만들고(여기서 배운 마늘소스), 삼겹살 굽고... (아놔 삼겹살 왜이렇게 늦게 익는거니) 여튼 밥먹고 아들 보내고 소파에 널부러져버렸는데.... 엄마랑 티비좀 보다가 모셔다 드릴려구요...
으악! 밥안드신 남편이 일곱시 십오분에 출발하신다네요....
여덟시쯤 도착하실거니 한 이십분 삐대다가 또 상차렸네요...
나두 어버인데... 도대체.. 도대체..
밥안먹은 고3아들 폭탄에... 남편은 왜 무슨생각으로다가 뭣땜시 그시간에 와주셨을까요... 왜?왜?왜?
여덟시반쯤 남편이 엄마 모셔다 드린다고 나가고 저는 설겆이 언능 해치우고 드러눕어 잤어요... 몹시 힘들었어요
누워있으니 막 막 막 욕이 저절로 나오게 힘들더군요..
오늘 하루종일 머리가 띠잉 한것이 시름시름 하길래
일곱시에 휴대폰 끄고 집전화 끄고 누워 잤어요..
근데.. 정말 간만에 가위에 눌려주시네요...
3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정말 가위 많이 눌렸거든요...
저는 가위 눌리면,,, 소리는 안들리고 보이기만 해요...
아침에 분명히 학교 보낸 아들놈이 옆에 와서 앉아 있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들이 안방을 들락 거리기도 하고...
친정엄마가 오시기도 하고...
정말 무서워요... 등골이 오싹하게...
그럼... 첨에는 쟤 분명히 내가 학교 보냈는데 왜 여기 와있지?
엄마는 왜 오신거지... 이상하네 그런생각이 들면서 무서웠는데
경력이 쌓이니까... 이건 현실이 아니야 깨야해... 뭐 이런종류의 생각이 가능하더라구요...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깰려고 노력하는데... 가위 눌려보신분은 아실겁니다...
이렇게 깨어날려고 용쓰는게 얼마나 힘든건지요...
오늘은 가위중에 이런 생각을 했네요... 아! 우리 강아지가 있을텐데
강아지가 발밑에 어딘가에 있을텐데... 그럼서 발로 우리 강아지의 털이 느껴지는 순간...
편안해 지더군요...
좀전에 아홉시에 남편 들어오는 소리에 깼습니다...
깨서 정말 진심으로 저희 강아지에게 감사했습니다..
가위눌리다가 그렇게 쉽게 편안해 지는게 쉽지 않거든요...
이런 얘기 남편잡고 해봐야 열심히 들어주지도 않고...
그냥 그랬다고 그런일이 나한테 있었노라고... 여기다 주절주절 풀어놓네요..
여러분도 어제 애 많이 쓰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