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우리내외가 열심히 돈을 모아 햇볕도 잘들고,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세식구가 살기에 쾌적하고 예쁜 집으로 이사왔었어요. 한동네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는 빌라였지만, 그전에 살던 반지하방에 비하면 천국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서 전등을 늘 밤새도록 켜두어야 했고, 비오는 시커먼 캄캄한 밤이면, 반지하창문밖으로는 아침이 동터올때까지 유난히 더 남자발자국들이 더 시끄러웠던 그 집...
어느날새벽엔 문고리가 살짝 고장난 부엌작은 창문이 다 열려있고 런닝셔츠만 입은 총각놈이 이제 막 창문턱에 얼굴을 디밀고 있다가 그만 잠이 깬 제눈에 들켰었어요.
알고보니, 같은 건물 3층에 사는 백수총각이었는데 그일있고 바로 다음날 이사가더라구요.
그리고, 퀴퀴하고 음습한 곰팡이로 군데군데 꽃을 피운 벽들이랑, 낡은 천장에서 4년을 살면서 그동안 저도 아이아빠가 2년제전문대학을 갈수있게 도와줘서 졸업할수 있었고, 또 얼마안있어서 햇볕이 잘드는 따뜻한 빨간 벽돌집에 이사간거에요.
격자무늬창문아시죠? 바둑판무늬 하얀색창틀이 유리창속에 들어있는 창문..
설마 제가 그런 예쁜창문있는데에서 창가에 작은 화분들을 내놓고 살며 누워 달과 별이 둥실 떠있는 여름밤하늘을 볼거라곤 전혀 생각지못한 일이었습니다..
전 그 창문에 예쁜 린넨커텐을 직접 만들어 걸고, 작은 식탁엔 작은 꽃무늬 레이스식탁보를 깔아 두며, 아침마다 늘 화단이있는 옥상에서 빨래를 널며 온몸으로 와서 부딪치는 바람의 무늬를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 그 반지하방 근처에 살던 한 엄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 과일과 커피를 정성껏 대접해드렸어요.
"나, 말이야~~문*동에 5층짜리 건물 샀잖아."
축하한다는 말도 아닌 갑자기 그런 말을 그 엄마가 해서 저는, 순간 멈칫했어요.
저보다8살이 많았으니까,44세였던 그 엄마가 그런말을 할때, 제가 오히려 축하를 해야 하는가 싶었는데 그동안 그 엄마는 매일 돈이 없다고 하고, 어린이집도 전액 무상으로 두아이를 보냈었거든요.
그런데 그후로 저를 우연히 마트에서나 어디에서든 보면 은근히 저를 비아냥거리는거에요.
괜히 위아래로 훓어보고,볼때마다 더 뚱뚱해져서 엉덩이가 커보인다고 하고 팔뚝살 굵다고 하고..
제가 162센치에 몸무게가 51도 나가고 53,54도 요즘은 그러는데 아뭏튼 그 엄마만 만나면, 이상하게 기분이 우울해지는거에요..
그 반지하에 살땐, 늘 이집은, 밖에서 볼땐 황량하고 보기에도 추워보이는데 안에만오면, 저때문에,이렇게 밝고 좋다고,살림잘한다고,칭찬을 거듭하더니.. 이젠 그동네엄마를 보고나면 뭔가 개운치않고 마음한구석이 무거운거에요.
왜 그런건지..얼마전에야, 그 동네엄마를 마음에서 좀 내려두니, 편안하긴 하더라구요..
혹시 왜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