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한테 참 미안해요.
솔직히 그땐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어요. 20대 초반 직장생활 하면서 결혼한 언니네집에서 2년 정도 기거를 했죠.
가끔 설거지 했고 제 속옷은 제가 손빨래했지만 겉옷 같은건 언니가 세탁기 돌릴때 같이 돌려줬고
겨울이면 난방비 조금 부담했었고요.
얹혀 살면서 겨우 저것들 밖에 한게 없어요.
솔직히 형부도 처제랑 같이 사는게 왜 안 불편했겠어요? 처남이면 또 덜할텐데..
그런데도 저 신경 안쓰이게 참 잘해주셨고 언니한테도 넘 고마워하고 있어요.
근데 제가 결혼하고 아이낳아 생활해보니
그게 보통 고마운게 아니더라구요. 저라면 아무리 친정 동생이라도 그렇게 거둘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자신이 없는거에요.
반찬이며 집안일이며..식구 하나 느는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건지
그땐 정말 몰랐죠.
그때 생활비라도 좀 드렸어야 했는데.....그생각도 솔직히 못했고...너무 미안해요.
왜 그렇게 제가 철이 없었는지.
아래 시댁조카 글보니 생각나서 이밤에 글 적어보아요.
그 조카도 아마 저처럼 결혼하고 나서 뒤늦게 깨달을지도..모르겠네요. 물론 때는 늦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