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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내 아이를 더 밝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자식의 인생

| 조회수 : 2,266 | 추천수 : 144
작성일 : 2009-11-15 14:56:36
겉으로 보기에는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라서 남들은 짐작을 못하지만 나는 전형적인 내성적 인간이라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들어오면 파김치가 된다. 하루의 일정 시간은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에너지가 재충전되는 까닭에 식구가 여섯이나 되는 우리 집에서도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그 시간을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잠은 포기할망정 혼자만의 시간은 절대 포기할 수 없기에 아무리 늦게 자도 일어나는 시간은 언제나 새벽이다.

성격 탓에 나는 만나는 사람들의 낯도 꽤 가리는 편이라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 갈 때에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따져보고 가는 편이다. 모임의 성격이 분명하지 않은, 그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모임은 성격상 딱 질색인지라 때로는 쌀쌀맞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것도 기질이니 극복이 잘 안되나 보다.

수많은 모임 중에 내가 가장 가고 싶지 않은 모임은 아마도 또래 아이들을 둔 엄마들의 모임일 것이다. 마음이 잘 맞으면 괜찮은데 사실 어른이 되어 아이 낳아 기르면서 만나는 사이가 죽마고우처럼 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먹한 분위기를 잘못 이끌고 가면 대개는 아이들 얘기가 종착역이 되는데 아이들에 관한 얘기라면 서로 비교하는 얘기로 빠질 확률이 많다. 그 자리에서는 아니라 해도 뒤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들끼리 비교하는 악습관에 빠지기 십상인 것이다. 그러면서 감정이 쌓이면 그보다 더 불편한 관계는 없게 되곤 하는 일을 몇 번 겪으면서 이제는 미리 파악하고 슬며시 빠지거나 아니면 이야기가 삼천포로 흐를 즈음이 되면 일 핑계라도 대고 일찍 자리를 빠져나온다.

지난 금요일에는 그 어느 핑계도 대기가 참 어려운 모임이 있어서 나의 황금같은 금요일 점심 시간을 희생하면서 어느 모임에 나가야 했다. 그동안 이리 저리 핑계를 대기도 했지만 이번만은 빠지기가 어려워 억지로 나가려니 마음이 그리 좋지도 않았지만 세상 사는 게 어찌 나좋은대로만 하랴 하면서 마음을 동여매고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중에서 아이들 공부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친구가 자리에 앉는 그 순간부터 내가 자리를 뜰 때까지 대학 입시 얘기만 하는 것이었다. 3년 만에 만났는데 이런저런 따뜻한 얘기도 참 많으련만 어떻게 해야 아이가 성적이 오르나 얘기만 하려니 나도 모르게 슬슬 시계로만 눈이 가고 결국에는 학부모 면담 주간이라 일찍 끝나는 막내를 데리러 가야 하는 핑계를 대고 나오는데 쾌재라도 부르고 싶었다.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무엇이 그토록 그 자리를 불편하게 했는지를. 한 시간 정도 앉아있는데 다른 친구와 나는 거의 한 마디도 할 기회도 없이 혼자서 떠드는 것이야 원래부터 그 친구의 특성이니 이제는 익숙한 것인데 왜 그리도 불편하고 빨리 일어나고 싶었을까. 내가 너무나 이기적인 걸까. 한참을 더듬어보니 아마도 내 마음 속에 깊이 파묻어놓은 불안을 그 친구가 자꾸만 건드리기 때문인가 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름대로는 객관적으로 쿨하게 아이들의 중고등학교 시기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반대 방향에 있는 사람을 만나면 불쾌할만큼 나의 잊고 있던 두려움이 되살아나면서 도망가고 싶은 게 나의 속마음이었나 보다. 누군가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라는 누군가의 말이 마음에 딱 꽂혔다.

친구의 얘기를 들으니 나처럼 아이들 공부에 마음을 푹 놓고 사는 엄마는 없는 것같았다. 아이들보다 주로 일찍 잠자리에 들기가 일쑤이고 대학입시에 대한 정보에도 어둡고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것만 우선으로 생각하는 단순한 엄마라는 생각이 들면서 슬그머니 걱정이 올라왔다. 이러다가 우리 아이만 잘못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연기처럼 마음에 스며드니까 아마도 내 마음이 삽시간에 불편해졌다 보다. 오늘 만난 친구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대학입시 정보는 물론이고 각 명문 대학의 정보를 꿰고 있어야 아이가 대학을 제대로 갈 수 있는 것이지 아이들만의 힘으로는 절대로 제대로 갈 수가 없다고 했다. 날마다 입시 정보를 찾아 스크랩하고 아이에게 보여주고 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하는 친구의 얘기가 나에게는 두려움까지 자아냈다.

요즘 며칠 동안 큰 아이가 저기압이었다. 이번 학기에 듣는 생물 과목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올 에이를 유지하기가 어려율지도 모르겠다면서 지레 겁을 먹고 며칠을 짜증을 내고 있다. 어제는 이러다가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못가면 어떡하냐고 눈물까지 질끔거려서 내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내 딴에는 아이를 위로한답시고 엄마는 네가 어느 대학을 가도 그것 하나로 너를 평가하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점수가 낮은 대학을 가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했더니 오히려 더 화를 낸다. 이제 10학년인데 엄마는 자기를 포기했냐고 묻는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네가 대학의 레벨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꼭 원하는 대학을 가고 싶은데 잘 안된다고 울음을 터뜨린다. 지난 번에도 꼭같은 얘기를 하면서 화를 내기에 그럼 더 노력을 해서 꼭 갈 수 있게 하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고 했다가 그때도 아이를 더 자극했었다. 도대체 뭐라 대답을 해줘야 아이가 원하는 대답인 걸까.

큰 아이가 안들을 때에 둘째와 셋째를 불러 슬쩍 물어보았다. 이럴 때는 동생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나 모른다.
"언니가 요즘 스트레스가 많으니? 엄마가 오늘 말 잘못한 거니?"
"엄마, 언니가 뭐라고 해도 맞는 대답이 없으니까 그냥 대꾸를 하지 마세요."
"맞아요. 나도 위로하려고 말했다가 언니가 오히려 더 화냈어요."
기말고사 기간이 되자 아이가 더 신경이 예민해지는지 엄마와 동생들 모두에게 화풀이를 하나보다. 둘째와 셋째도 언니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역력하다.

"선영아, 엄마가 낮은 대학을 가도 괜찮다고 해도 화가 나고, 좋은 학교 갈 수 있게 열심히 하록 해도 화가 나고...엄마가 어떻게 얘기해주면 좋겠니? 근데 엄만 진심인데 네가 좋은 대학을 가면 자랑스럽고 또 그렇지 못한 대학을 가면 부끄럽고 그렇지 않거든."
"엄마 마음이 어떻고가 문제가 아니에요. 내 마음이 어떤지가 가장 문제에요. 나는 이미 가고 싶은 대학이 있는데 내 맘처럼 쉽지가 않을 것같아서 자꾸 속이 상하고 화가 나는 거니까 엄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눈물까지 핑 돌면서 말하는 아이가 내 눈에는 아직도 애기이다. 이 애기가 이제는 자기 인생의 길을 정하느라고 이렇게 힘들어하는구나.
"엄만 네가 간신히 어느 그룹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네 실력에 맞춰서 편안하게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면 정말 좋겠어. 대학이 물론 공부하는 곳이지만 공부에 눌려서 아무 것도 못하는 대학 생활을 하는 것은 엄마가 바라는 게 아니거든."

이제 겨우 열 여섯 살, 내 눈에는 한없이 어리기만 한 아이가 자기 인생의 가장 큰 관문을 바라보면서 수없이 계획을 세우고 좌절도 하면서 지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대견하고 또 다른 마음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이것이 인생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내 아이가 아프지 않게 배우면 좋겠는 엄마의 마음이 더 크다. 또래 엄마들의 극성 속에서 나름대로 중심을 잡아가면서 아이가 너무 급히 갈 때에 붙잡아 천천히 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인데 아이는 갈 길이 급해서 엄마의 손을 안 잡고 싶어하니 무엇이 옳은 길인지 막막할 뿐이다.

생각해보면 공부로 스트레스 받는 것을 표현하는 것외에는 말대꾸 한번 제대로 안하는 순하고 착한 딸인데, 그 말대꾸도 한번 제대로 안받아주는 엄한 엄마 밑에서 아이는 자꾸 힘이 드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없이 미안하다. 특별한 과외공부 한 번 안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온 고마운 딸이다. 그저 엄마가 밀어주는 거라고는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는 텅 빈 위로뿐이니 아이의 어깨가 더 무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이래저래 밀려드는 자책감에 자꾸만 내 맘도 힘들어지는 하루였다.

우울한 마음에 이번 주에 아프다고 다 못한 서류정리를 하고 있으려니 어느 새 기분이 나아졌는지 내일 나가게 될 웅변대회에 입을 투피스를 입고 큰 아이가 짜잔~하고 내 방으로 뛰어 들어온다. 조석변이로 바뀐다더니 이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엄마 마음이 사막을 헤매게 만들어놓은지 몇 시간이나 되었다고 이번에는 자기 이쁘냐고 물으면서 안방 화장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이리저리 한껏 자세를 잡는 모습이 천상 애기는 애기인가 보다.

나의 인생에 뚜렷한 답이 없듯이 아이의 인생에도 뚜렷한 답이 없는 게 인생일까. 아이가 웃으니 내 맘도 더불어 개인다. 아이 인생이 개인다고 엄마 인생이 개이지는 않는다고 남편에게 큰 소리를 쳤으면서도 막상 아이가 흐린 날씨인 것을 못 견디는 걸 보면 나의 마음이 다 비워지지는 않았나 보다. 투피스를 입혀놓으니 얼굴은 애기인데 몸은 다 큰 처녀같은 큰 아이가 어느 대학을 가도 좋으니 그저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을 터득하게 도움을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션와이프
    '09.11.15 9:27 PM

    저도 항상 남들로부터 외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실은 사람 만나는 일이 참 피곤하고 혼자의 시간이 있어야만 재충전이 되니, 동경미님과 똑같네요.^^
    제가 이런 얘길 하면 직장동료들은 "에이~" 하며 절대 믿질 않는답니다..

    친구분들과의 모임에서 동경미님이 느끼셨던 기분도 완전 이해가 가고,
    큰 따님의 시험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모습은 저의 학창시절과 꼭 같아 완전 이해가 가고,...^^*
    근데,..기억을 되살려 보면,
    제가 공부 스트레스를 그렇게 짜증으로 내놓을 때, 엄만 절대 한번도 받아주질 않으셨어요.
    자기 위해 하는 공부인데, 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냐며, 꾸중을 하셨는데,
    머리로는 잘 알지만 마음이 그리 조절이 되질 않으니,...ㅡㅡ;;
    그때 엄마가 그냥 별말없이 "그래 힘들지.."하고 한번만 품어주었다면...하는 아쉬움같은 건
    좀 남아있기도 하네요...
    그치만 제가 나중에 제 아이들에게 그렇게 너그럽고 품이 넓은 엄마가 되어 줄 수 있을지는..
    역시 자신은 못 하겠어요.
    왜냐면,...저 역시 엄마를 너무 많이 닮은 "자기 기준"을 남에게 강요해야 직성이 풀리는
    고집스러운 어른으로 커버렸거든요.

    아~ 인생에 정답이 있고, 누군가 그걸 콕 집어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답니다.ㅎㅎ

    항상 공감가는 진심이 가득 담긴 글, 감사합니다.

  • 2. 칼있으마
    '09.11.16 1:02 AM

    전 주관없이 이랬다 저랬다 갈피를 못 잡는 엄마가 될까 가장 두렵습니다.
    지금도 벌써 겨우 3살인 저 어린 녀석들을 두고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지 맘 먹었다가
    아니야 그저 밝게만 자라면 돼.. 이러길 하루에도 몇 번씩..
    웃음이 나옵니다.

  • 3.
    '09.11.16 8:51 AM

    님의 글을 읽되 항상 몇편을 몰아서(?) 읽고 있어요.
    한편씩 읽는것보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것처럼 감동이 이어지거든요.
    이제 월요일 아침, 식구들을 모두 보내고 저만의 시간속에서 글들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저편의 글과 함께 가슴의 멍우리가 휩쓸려 나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실은.. 친하다고 생각했던 학교엄마로부터 심한 상처를 받았었습니다.
    같이 어울려다닐때는 알게모르게 제 아이를 비교하게되고, 또 아이에게 화를 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저를 내치며 특유의 말솜씨로 저를 왕따,머저리로 만들고 돌아다닐때도
    저는 집에서 멍청히 가슴만 두들기고 있었어요...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혼자 집에 오래 있었더니
    적어도 내 자식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고 나더라도 왜 이렇게 되었나, 또 왜 공부를 해야하는것에 집중을 하게되고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게 되었어요.
    공부의 목적이 100점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표에 도달함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내 가슴속의 응어리는 보이지 않게 뭉쳐있었나봐요..
    오늘 글 세편을 내리 읽으며 부끄럽게도 눈물이 마구마구 흐릅니다.
    다행히 집에는 아무도 없고, 실컷 울고 난뒤 훌훌 털어 버리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 동경미
    '09.11.16 10:20 AM

    션와이프님,
    님의 댓글을 읽다가 답이 나와서 우리 큰 딸에게 당장 해줬네요.
    "어이구, 우리 큰 딸 공부하기 힘들어서 큰일났네. 얼마나 힘들면 그렇게 짜증이 다 날까?"
    다 큰 녀석의 엉덩이를 한 번 두드려주니 배시시 웃네요^^
    엄마 노릇 알아도 알아도 배울 거 투성이입니다.

    칼있으마님,
    에궁, 3살이면 아직 정말 정말 아가랍니다.
    많이 놀리시고 안아주시고 부비부비 해주세요.
    교육열들이 너무 자니치게 높아져서 아이들이 아이로서 살기가 참 어려운 세상인 게 안타까워요.

    恩님,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서서히 생기는 갈등 중에 하나가 바로 엄마들과의 갈등이더라구요.
    엄마끼리 친해도 아이끼리는 안 그럴 수도 있고, 또 아이끼리는 더할 나위 없이 친한데 엄마와는 어울리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서로 비수를 꽂는 듯이 경쟁하는 관계들도 있고...참 힘들더군요.
    저는 미국이라서 한국 엄마들 만날 일이 오히려 적지만, 그다지 많이 만나지는 않아요.
    한국을 떠나면서 입시열을 놓고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미국에서도 한국보다 더 아이를 잡는 엄마들도 사실 많거든요.
    오죽하면 미국 땅에도 입시학원이 생겼겠나 싶어요^^
    그런데 내 자식에 대한 지나친 자랑을 일삼는 엄마도 그 자랑을 듣고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비교하게 된다면 엄마도 무언가 현재의 삶에서 다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어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의 현재의 삶이 알차게 가고 있다면 아이에게 정도 이상으로 기울어지는 것도 어느 정도 막아지는 거지요.
    저도 때때로 엄마들과의 모임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갔다 와서도 마음이 불편해질 때에는 우선 내 생활을 한번씩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봅니다.
    그리고 너무 부담스러우면 정신건강을 위해서 안가고요.
    갔다 와서 공연히 아이들을 괴롭히게 되는 모임이라면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는 마음이에요.
    저도 집에 중고등학생들이 셋이나 되니까 아무래도 귀가 간지러워져요.
    그나마 일을 하는 엄마이고 또 저도 학생인지라 잔소리 할 시간이 많이 없는 것이 우리 애들에게는 큰 축복이라는 생각입니다^^;;;

  • 5. 델몬트
    '09.11.16 10:24 AM

    아이들로 인해 엄마들이 겪는 일을 아주 자세하게 적어주셨네요.
    어느집이나 똑같이 일어나는 일인가봐요.
    아이의 한마디로 인해 엄마의 마음이 오락가락하지만
    아이는 엄마처럼 깊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아요.
    심각했다가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요.
    예전엔 먼저 사과하는일이 절대 없었는데 요즘엔 자주 자기가 화낸것에 대해
    사과도 하더라구요.
    큰 따님이 얼마나 순수한 아이이고 자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아인지
    글을 보니 알겠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충분히 잘 해낼것 같네요.

  • 6. 변인주
    '09.11.16 11:17 AM

    올해 졸업과 함께 취직이 되어 8시간 떨어진 곳으로 딸아이를 보낸 교육선배군요.

    "조석변이" 딱 맞는 말입니다. 특히 10학년때가 제일 심하더이다.

    12학년이 되면 갑자기 커버려서 아까워하다가 대학간다고 흘쩍 떠나서...... 방학때도 오다가 말다

    가.....(인턴한다고)

    그러다 졸업하니 또 훌쩍......

    에궁~ 이젠 위아래가 바뀌어 지가 날 위로합니다.

    "엄마, 잘자라. 사랑해!" (제가 밤마다 해주던 소립니당)

  • 7. 발아현미
    '09.11.16 11:30 AM

    반대편에 서서 거울속에 비춰진 제모습을 보는것같아
    몇번을 되풀이 읽었네요
    가끔씩 그런 제모습이 숙달덜된 어설픈 사람같아 힘들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나니 위안이 됩니다

  • 8. 동경미
    '09.11.16 11:43 AM

    델몬트님,
    너무 위로가 되는 말씀을 해주셨네요^^
    님의 말씀대로 엄마 마음에 비해 아이는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도 같아요.
    저리도 조석변이인 걸 보면요^^;;
    큰 아이가 성실한 아이라서 걱정을 덜 하다가도 한번씩 불안해하면 제 마음도 같이 파도를 타네요 ㅜ.ㅜ

    변인주님,
    대 선배님이세요^^
    저희 아이가 지금 그 심하다는 10학년이네요 ㅠ.ㅠ
    정말 이러다가 어느 날 훌적 대학으로 떠나갈 걸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헛헛해서 큰일이에요.
    보통 대학 간 곳에서 주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한다고 하기에 가가운 곳으로 학교를 보내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인데 그게 마음 대로 안되는 걸 아니 더 힘드네요.

    발아현미님,
    같은 시기를 지나는 엄마들의 마음이 다 같은가봐요^^
    어느 날은 좀 낫다가도 또 어느 날은 다시 원점으로 가기도 하고...그게 엄마의 모습인 것같습니다.

  • 9. sugar
    '09.11.17 8:30 AM

    '나 위해 공부하냐?'
    '너 위해 공부하지...'하며 학창시절 엄마가 말씀하실때는 그런가보다했는데 제가 아이를 키우다 보니 사실 엄마인 저를 위한것도 있는듯 싶습니다.
    즐거운 책읽기도 한번씩 사심이 깃드는 것을 보면요.
    남들은 아기때가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육체적으로만 힘들었던 그때가 제일 쉬운 때였던것 같아요.
    정말 엄마 학교라도 있으면 다니고 싶어요.

  • 10. 동경미
    '09.11.17 1:20 PM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시키는 대부분이 사실은 엄마의 만족을 위한 것이 많지요.
    엄마를 위한 것인지 아이를 위한 것인지를 보는 기준은 아이가 그걸 안해도 정말 내 마음이 괜찮은지를 보면 되더라구요.
    아이는 안하고 싶어하고 안해도 괜찮다는데 내 마음이 그렇지 않으면 대체로 그게 엄마를 위한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기 인생을 위해 살기보다는 엄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하고...
    참 힘들지요?
    자녀교육은 정말 평생 배워야 하는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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