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2초창기 멤버인데 아기 낳고 거의 유령회원 수준이 되어서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결혼 10년차에 드디어 아기엄마가 되어서
남들 벌써 다 마친 육아(친구들은 이제 교육 단계라네요.^^)에
허우적거리면서 날 가는 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가 행복하게 잘 자라는 모습 보면
저 나이 먹는 거 생각 안하고 그저 헤실헤실 즐겁기만 합니다.
아기가 자라는 순간순간 너무 아쉽기만 해요.
출산 후에 50일도 언제 오나 했는데 벌써 아기가 5개월이 넘었거든요.
(150일이 넘었으니 이제 6개월째라고 해야 하나요? ^^;;)
아기 발 조형물 만들어주려고 집에서 얼마 전에 찍었는데,
조리원에 있던 신생아 시절에 찍었을 때의 발 크기랑 비교했더니
어찌나 컸는지 아주 징글맞아요. ㅎㅎㅎ
태어났을 때 모습이 눈에 담고 머리에 담고 가슴에 폭 담겨있는데
자꾸 자라나면서 새 모습이 그 자리에 들어와서 아쉽답니다.
하하~ 앞으로 들어올 모습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
아기 이름은 '솔'이랍니다.

지금 우리 솔이는,
1. 체중/키
2.8kg에 낳았는데 지난 주 예방접종에서 쟀을 때 7.1kg이라네요.
(집 체중계로는 좀 더 나가는데.. 병원에선 더 적게 나오는 거 같네요.)
키도 45cm 작게 낳았는데, 아직도 60cm 근방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몸무게는 잘 자라고 있는데, 그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이라 살짝 걱정입니다.
지딴에야 15cm 가까이 키웠으니 용 쓰고 자란 것 같은데^^;; 그래도 표준보다 많이 빠져서요.
2. 수유현황
직장 다니면서 모유 아직 먹이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최초의 유축인간인지라-_- 시간마다 유축하러 나가는 것도 아주 일이고,
아침, 저녁 젖 먹이는 시간 신경 써서 맞추는 것도 꽤 어렵네요.
밤 중에도 한번씩 깨서 젖 먹이고, 남은 거 짜고 그래야 하니깐 늘 잠도 부족하구요.ㅜㅜ
엄마는 너 젖 먹여 키웠다고 나중에 솔이한테 이거 하나 자랑해 주려 했는데,
요즘 생각해보니, 솔이가 누가 그래 달라고 했냐고 할 것 같군요. ㅡㅡ
7시반쯤 직수하고, 낮에 11시 반쯤 유축 150ml, 4시 반쯤 유축 150ml, 저녁 8시쯤에 직수해요.
밤에는 한번 깨서 먹고 잡니다. (일어나는 시간은 1~5시 그때 그때 달라요.^^)
즉 직수 3번 하고, 유축한 건 150ml씩 2번 먹네요.
수유간격은 낮에는 4~5시간 정도이구요.
솔이가 젖병 안 가려서 여기저기서 받은 누크, 아벤트, 엔젤 젖병
골고루 신생아때 쓰던거 여직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었는데-_-
애가 이만큼 컸으니 큰 젖병 더 사기도 해야 해서 이번에 앙뽀 젖병 2개 사왔네요.
제가 만져보니 실리콘이라서 너무 부드러워 솔이한테도 좋을 것 같아서요.
3. 이유식
아직 이유식 안하고 있어요. 만 6개월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솔이가 모유 먹고 있기도 하거니와 장이 안 좋기 때문에 되도록 늦게 하려 했어요.
보리차도 따로 안 먹이고 있는데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먹여야 된다 해서
그냥 물 끓여서 식혀서 젖병에 담아 먹이면 되는 건가 생각하고 있어요.
모유 먹을 땐 아직 필요 없다고 해서 구강관리도 안하고 있답니다.
4. 수면습관
얌전히 누워자는 수면교육 아직 못시켜서 잠투정이 심하답니다.
안아서 걸어다니며 재우거나, 아님 젖 먹이고 재우거나 하네요.
낮잠은 오전 9~10시쯤 한번, 오후 2~3시쯤 한번씩 자구요.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반.
길게 자는 편은 아니네요. 가끔 오후 6시쯤에 토막잠도 자구요.
저녁에 목욕시키고 젖 주고 재우려 하는데 젖 먹고 바로 자면 9시 넘어 자고,
이 때 자는데 실패하면 놀거나 잠투정하다가 10시 넘어 11시 가까이에나 잡니다.
아침엔 6~7시쯤 일어나니깐 잠이 많은 편이 아닌 것 같네요.
수면교육 시키려다가 봐주시는 아주머니 바뀌시면서 말짱 도루묵 되었어요.^^;;
5. 건강
간염, 소아마비, DPT 2차접종, 뇌수막염, 폐구균 2차접종까지 맞췄습니다.
아직까지 예방접종하면서 열이 나거나 부작용이 생긴 적은 없었구요.
겨울이라 얼굴이 좀 건조해져서 각질이 생겨나고, 침흘리면서 침독이 났어요.
로션만 발라주다가 얼굴이 상해가는 거 같아 요즘 아토팜, 피지오겔 샘플들을 뜯어 쓰네요.
재채기는 원래 가끔 했는데 요즘 들어 켁켁거리는 일도 생겨 건조해서 그런가 신경쓰이구요.
잠 자면서 손으로 머리 뒤를 부비적거리면서 긁는 일도 많아졌어요.
머릿 속에 뭐가 나거나 거칠어지지도 않았던데 왜 그런가 좀 궁금합니다.-_-
6. 발달상황
옆으로 누워서 엉덩이까지 뒤집는 건 예전부터 했는데 뒤집는 건 잘 안하네요.
100일 얼마 지나서 한번 제대로 뒤집었는데
그 뒤로는 기저귀 갈아주려 엉덩이 만져줄 때 기분 내켜야지만 돌아 눕네요.^^
엎드려서는 가슴까지 들어올리고, 엉덩이 쭉 들고는 배밀이 하려고 꿈찔꿈찔 거려요.
겨드랑이 잡아주면 퐁퐁 뛰며 노는 거 좋아하고, 머리 위로 올려도 무척 좋아하네요.
누우면 일으켜 세워 달라고 힝힝힝하고, 앉아서 놀다 싫증나면 일어나라고 또 힝힝 거립니다.
요즘 거의 누워 있으려고 안해서 줄곧 안고 앉거나 서거나 해야 해요.
집에 가면 아주머님이 거의 포대기에 업어 놓고 부엌일도 하고 그러시네요.
재울 때도 아주머니는 포대기를 주로 애용합니다.
7. 책
흑백일 때 열광했던 <초점책>은 칼라로 들어서면서 조금 덜해졌고, 요즘은 심히 심드렁해요.
거울 나오고 반짝거리는 <베이비터치 촉감놀이>은 재미있어 하고,
<사과와 쿵>은 관심있어 하고, <뭐하니>는 이게 뭐야 하는 표정이에요.^^
순전히 엄마가 좋아서 <사랑해 사랑해>책 읽어주고 있구요.
요즘 읽어줄 책이 더 있었음 해서 얼마 전에 1,000원짜리 색깔놀이 책 잔뜩 사다 놓았네요.
영어책은 아직 보는게 하나도 없는데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길래 슬슬 알아봐야 하나 싶어요.(늦었나? -_-)
8. 장난감
이것저것 입에다가 넣고 빠는 건 기본이라 치발기는 들고 살구요.(아령, 삼각형 여러 종류)
손으로 만지고 장난치는 거 좋아해서 딸랑이, 오볼 등 잘 잡고 놉니다.(주로 빨지요.^^)
손목발목 딸랑이는 첨부터 관심없었고, 헝겁주사위도 그저 그렇네요.
삑삑거리는 장난감류를 전엔 저희가 했는데 요즘은 자기가 만져보려고 관심을 보이네요.
범보의자(대여)에는 잠깐은 앉아 있는데 조금 지나면 탈출하려 하구요.
아기체육관(조카꺼 물려받음)은 누워 있으려 안해서 앉아서 노는 단계로 사용중이에요.
매직짐(구매)은 불빛과 음악이 아직 너무 현란한 것 같아서 조카에게 먼저 보냈습니다.
아직 쏘서나 점퍼루 같은 거 없는데, 다들 잘 타고 논다고 해서 솔이도 사줄까 고민중.
(대여도 많이 한다는데 뭘 하는게 좋은가 싶어요.)
9. 애착관계
우리 솔이는 엄마 아빠 확실히 구분하고 알아보네요.
나갈 때 헤어지기 싫어 울거나 하진 않는데 나갔다 들어오면 반갑다고 좋아 죽어요.
제가 집에 왔는데도 자기 안아주지 않으면 안아줄 때까지 쳐다보고 애걸합니다. ㅎㅎ
손 주세요~~ 하면서 제 손 내밀면 자기 손 주면서 안기려고 막 달려듭니다.
빤히 저 쳐다보면서 웃어주는 솔이 보면 다른 분들이 녹는다고 하신게 뭔지 이게 알겠어요.
10. 외출
가까운 곳은 슬링에 안겨 주로 다니고, 조금 길어지면 아기띠해요.
결혼식이나 식당 같은 곳에는 유모차 갖구 다니구요.
바구니형 신생아 카시트 아직 사용중이구요.
신생아때부터 엄마 아빠 외식도 하게 해주고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네요.
본의아니게 병원을 다니느라 일찍 외출 시작해서인지 나가는 거 좋아하구요.
사람 많은 곳 가면 두리두리 구경하느라 무척 좋아한답니다.
대신 외출하고 오면 빨리 피곤해서 잠은 더 잘 자는 편이에요.
아기 낳고 보니 눈만 높아지고 욕심만 많아져서
별로 저랑 가까이 안 지내던 지름신과 친구삼아 살고 있어요.
남편이 대전에 다녀오면 안 보이던 택배 박스가 매번 놓여져 있다고... ㅡㅡ
아기용품계의 어얼리 어답터 들도 어찌나 많은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다 살게 되어 있는 아기용품들 소개해 놓은 걸 보면,
저 답지 않게 실실 침을 흘리며 사주고 싶어지고 해요.
무엇보다도 솔이가 엄마 알아보고 헤헤 웃어대기 시작하면서
아기 놔두고 회사 나가는게 참 힘드네요.
기껏해야 아침 1시간, 저녁 1~2시간 같이 있게 되는 거니깐
솔직히 장난감이건 책이건 저랑 함께 하는 시간 거의 없는 것이라서
하루가 다르게 솔이 자라나는 모습 눈에 담아두기에 턱없이 부족하네요.
그나마, 목욕은 퇴근 후에 가능한 제가 늘 시키고, 잘 때 데리고 자면서
솔이랑 함께 있는 시간 최대한 늘리려고 해요.
그래도 젖을 먹인다는게 엄마 입장에선 정말 힘들긴 한데
아기랑 한 몸으로 아직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들게 만들어 줍니다.
기본적으로 엄마가 아기와 함께 물리적인 시간 자체를 많이 가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도 분유 먹였으면 야근하거나 주말에 나가는 거 좀 더 쉽게 생각했을 듯 해요.
지금은 모든 스케쥴에 '아기 젖 주는 시간'을 잡아 놓고 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제 겨우 5개월 키웠는데도 참 파란만장한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시간 얼마나 즐겁고 마음 떨리는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엄마로 살아가는 것도 참 다이내믹한 일인 것 같습니다.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