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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회원들의 도움으로 살림장만 사용후기 <3>생선 구이기.

| 조회수 : 9,142 | 추천수 : 5
작성일 : 2005-11-08 22:36:53
어렸을 때 처음 본, 회 한 접시......

앙상한 뼈 위에 올려진 흰 살들이 다 조각난 상태에서도 눈을 껌뻑거릴 수 있다는 것은

어린나이의 저에겐  큰 충격이었고, 그 충격은 청소년기를 거치고, 성년이 되어 늙기 시작하는 지금까지

생선을 먹지 않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아내를 둔 남편이 생선요리를 얻어 먹기란 하늘의 별따기 였고, 얻어 먹는다고 해도 항상

조림이나 찜 종류였습니다.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은 생선 냄새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만지기 조차 싫어합니다.

백화점에서 아주 싱싱한 제철 생선을 엄청나게 싸게 세일을 한다해도 손질해 주지 않으면 절대로

살 수 없는 제가 결혼 한 지 18년 되었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겁니다...

(그래도 지금은 오징어 안쪽의 와이셔츠 깃에 달린 플라스틱 같은 뼈다구 정도는 빼 냅니다...)


유난히 생선을 좋아하는 남편이 가끔 밖에서 생선구이라도 먹고 온 날이면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를 강조할 때마다  조금은  미안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82쿡에 접속해 보니 생선구이기에 대한 공구, 또는 질문, 답변의  글이 보이더군요.

열심히 읽다보니 또 갈등이 생깁니다.

'그래, 바로 내가 원하던 제품이야, 이건 꼭 사야 돼!'

'아니야, 더 이상 주방용품을 사면 주방용품 고물상을 차려야 할 지도 몰라'

'그래 참자'  

' 아니야!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칼슘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잖아?'

'거기다 남편에게도 열심히 생선을 구워 줄 수 있잖아, 냄새도 별로 안 난다고 하는데'

' 아니야, 생선 굽는데 냄새 안 난다는 게 말이나 돼?'하면서  하루에도 수 십 번 샀다 말았다를 반복하며

갈등 했었습니다.

결국 마음을 접기로 하고 며칠이 지난 후...(아직 살까 말까를 망설이고 있을 때....)

82에 접속을 해 보니 공구가 끝난 상태였습니다.

사람 심리가 참 희한합니다.

공구가 끝난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생선구이기는 꼭 사야하는 물품으로 바뀌었고,

당장이라도 사지 않으면 그 물건이 단종이라도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아주 많은 갈등을 겪고 구입한 생선구이기.....


받자마자 물받이에 물 넣고, 예열하고 고등어 한 마리 구워 봅니다.

처음 한 두 번은 달라 붙기도 하고  생선 모양이 이쁘게 구워지지 않습니다.

처음 사용하기 때문에 뚜껑도 자주 열었다, 닫었다를 반복하고 예열하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고,

손에 익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고등어, 삼치, 청어, 꽁치 등등 소금 살짝 뿌렸다가 구워서 남편에게 주니 정말 맛있다고

칭찬합니다.

냄새가 정말 안 나나요? 하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생선 굽는데 냄새가 안 날 리가 있겠습니까..

냄새 납니다. 그런데 그냥 석쇠나, 후라이팬에 굽는 것 보다는 훨씬 덜 납니다.

기름이 많은 생선을 굽더라도 바깥으로 튀거나 하는 일이 없어서 편합니다.

어느 정도 손에 익으면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집니다.

그런데.......저에게는 또 한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편하게 생선을 굽겠다고 산 생선구이기가

생선 한 토막 굽고 난 뒤의 처리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생선을 올려 놓는 망과, 물받이를 항상 닦아야 한다는 게 귀찮더군요.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 저는 항상 호일을 깔고 생선을 굽습니다. 기름이 적은 생선을 구울 때는

약간의 오일을 발라주고, 기름이 많은 생선을 구울 때는 그냥 굽는데 다 굽고 난 후,

쿠킹 호일을 들어내면, 망과 물받이통은 깨끗합니다. 설거지 할 필요 없습니다.

호일 깔고 소금 깔고 새우도 굽고, 버터구이 오징어도 살짝 구워보고, 식은 핫윙도 구워보니

기름이 자글자글 잘 구워집니다.

요 근래에 산 제품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 입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딸에게 생선을 자주 구워주는 엄마는 아주 좋은 엄마입니다....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현영
    '05.11.8 10:45 PM

    아~이거 좋은가요? 친정엄마께서 양면팬을 쓰셨는데 오래되서 바꾸신다고 하는데 양면팬보다 훨씬 간편하고 좋을것 같은데 비교 들어가자면 어떨까요?^^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2. kasa
    '05.11.8 11:02 PM

    생선구이기 사려다가 설거지가 귀찮아서 안 사고 있었는데 호일로 되는군요. ^^ 꼭 사야겠네요~

  • 3. 그린티
    '05.11.8 11:04 PM

    저도 산지 얼마 안되서 오늘 첨으로 호일깔고 소금놓고 새우 구워봤는데 생각보다 오래걸렸어요
    후라이팬에 뚜껑덮고 굽는것보다 훨씬 더 구워줘야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열선이 붉게 달아올랐다가 또 꺼지고 다시 불이 들어오고 하던데 이게 정상일까요?
    루나님 생선구이기가 제가 보름전에 산거랑 똑같은거라 반가워서 댓글달려다 질문만 드리네요
    그래도 아시는분 좀 알려주세요
    생선은 빨리 잘구워지는데 고구마나 새우같이 좀 시간걸리는 거는 다른 조리기구보다 훨씬 더 오래걸리는게 정상적인 걸까요?

  • 4. luna
    '05.11.8 11:07 PM

    그린티님...고구마는 구워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새우구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중간에 한 번 뒤집어서 구워주었는데, 잘 되던데요? 물론 오븐에 예열하고 소금깔고 굽는 것 보다는
    못하지만 적은양을 구울 때는 만족했습니다.

  • 5. 그린티
    '05.11.8 11:15 PM

    그리고 유현영님 저도 양면팬 쓰다가 바꿨는데요
    생선구이만 비교하면 맛은 양면팬에 기름안두루고 구우면 생선구이기가 조금 더 난거 같구요
    전 개인적으로 고소한 맛을 좋아해서 기름 두루고 구울수 있는 양면팬이 좀 생각나기도 해요
    근데 팬 뒤집고 그럴때 기름흐르고 지저분하고 실리콘 부분 닦기도 힘들고 해서
    뒷설거지는 오히려 생선구이기가 더 나은것 같아요
    냄새도 덜 나구요

  • 6. 그린티
    '05.11.8 11:19 PM

    아 제가 댓글다는 사이에 답변주셨군요
    네, 저도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요
    생선도 잘구워지구요
    다만 새우구울때 생각보다 좀 시간이 걸려서 저만 그런가 궁금했는데 정상적인거였군요

  • 7. 달려라하니
    '05.11.8 11:21 PM

    얼룩 한 점 없는, 마치 사람이 살지않은 모델하우스 같은 저 씽크대 상판... 정말 살림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올라오는 글마다 사실과 감성을 잘 조합한 마치 "부엌수필"을 읽는 것 같기도 하구요.
    이글은 생선요리했던 그릇을 설거지하는 것조차도 싫어하는(지금도 고등어와 갈치는 못먹어요) 저의 얘기같기도 해서 더욱 공감이 가네요.

  • 8. 샤이
    '05.11.8 11:22 PM

    생선을 좋아라 하는 저에게 필요한 제품이네요~~
    팬은 쓰고나서 넣으면 되는데 요것은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앉아있거나
    넣더라도 어느정도 부피가 있는게 ...저에게 멀게만 느껴지네요~~~
    루나님 가족들께 맛있는 생선요리를 먹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거네요...ㅎㅎㅎ

  • 9. 초식공룡
    '05.11.9 6:28 AM

    저두 생선구이기 넘 편리하게 쓰고 있어요...
    횟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맛있는 생선구이를 집에서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강추~~~
    얼마전 시어머니께도 하나 선물해 드렸답니다~

  • 10. 주누
    '05.11.9 9:38 AM

    호박고구마 구우면 너무 맛있게 구워져요 파는 군고구마보다 더----
    크기가 좀 작은것 3-4개정도 씻어서 넣고 20분에서 25분 타이머 맞춰 놓으면 되요
    한번 해보세요 요즘은 생선보다 고구마구이기로 더 많이 쓰고 있어요.
    그리고 호일깔고 들기름 살짝 바른후 양념한 더덕올려서 구워보세요 그것도 아주 좋아요
    이건 한 5분 정도면 되니까 밥상차리면서 해도 충분합니다

  • 11. 망구
    '05.11.9 9:55 AM

    으아~~~~~~~ 루나님 글만 보면 눈이 번쩍 합니다..
    왠지 나도 저걸 사야한다는 맘이 마구 생기면서....
    어디꺼여요~~~~~
    진짜 너무 깔끔하네요...

  • 12. luna
    '05.11.9 10:10 AM

    달려라 하니님...제 디카의 성능이 먼지까지 표현 하지 못한다는게 참 다행입니다..
    솔직히 보조주방 씽크상판을 자주 닦는 주부들은 별로 없다고........(저만 그런가?)
    칭찬 고맙습니다..
    샤이님, 초식공룡님 ...그렇지요?
    주누님, 호박고구마도 구워지는군요...하나 배웠네요...꾸벅~
    망구님...고맙습니다..키친에이드라고 써 있네요~

  • 13. 유유자적
    '05.11.9 10:58 AM

    한때 유행이던 해피*양면팬 애용하다가 생선구이기로 갈아타서
    주로 고등어 삼치등 등푸른생선과 조기를 굽는데 노릇노릇 맛있었어요.
    그러다가 옥돔은 부서지고 붙고 별로라 무쇠팬으로 갈아탔어요
    지금은 무쇠팬 80% 생선구이기 20%정도 쓰는것같아요
    무쇠팬에 구운 생선맛이 제일 좋은것같은 제입맛입니다.

  • 14. 봉봉
    '05.11.9 11:26 AM

    다른 이야깁니다만, 드롱기오븐을 살까 하는데... 생선구이, 오븐에서는 어떤가요?
    혹시 루나님 오븐도 있으신지...

  • 15. 민이랑~*
    '05.11.9 11:41 AM

    오븐에서의 생선굽기...
    생선구이기를 안 써봐서 비교는 안되지만...
    오븐에서도 생선 잘 구워집니다...
    특히...고등어...냄새 거의 안나고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집니다..
    컨벡스 몇달전에 구입하곤...거의 생선은 오븐에 굽습니다...

  • 16. 유니유니
    '05.11.9 11:51 AM

    저 같은 경우엔.. 오븐에 생선이나 닭 구우면 천장이랑 벽 사방에 생선기름이 튀어서요... 그거 처치하는 것도 정말 한숨이..ㅜ.ㅜ 그래서 이젠 오븐에 빵만 굽는데요, 깨끗한 오븐 보면서 항상 흐뭇하답니다.
    맛은 물론 좋지만 뒷처리가 곤역스러워요.

  • 17. 동경
    '05.11.9 1:39 PM

    부피가 좀 크군요 잘 활용하고 계시네요~ ㅋㅋ
    전 이것저것 다 써보다가 그냥 그릴에 구워요
    매일 하루에 한번은 생선을 굽는데 뒷처리... 참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 18. Terry
    '05.11.9 5:57 PM

    근데 루나님...호일을 깔고 생선을 구우시면 생선에서 나온 기름기나 육즙 같은 것 때문에 바삭하게 안 구워지지 않나요? 생선구이기의 장점이 겉은 바삭, 속은 촉촉인데..아랫부분이 혹시 축축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호일 까실 때도 물받이에 물은 한 컵 정도 넣어 주시나요? 저는 그냥 물만 넣어 쓰곤 했지만
    혹시 더 편하게 같은 맛의 생선을 먹을 수 있지나 않을까 하여서 여쭤 봅니다. ^^

  • 19. luna
    '05.11.9 6:01 PM

    테리님...

    겉 부분이 바싹 구워지던데요?

    속이 촉촉한 지는 제가 한 번도 먹어보질 않았으니...

    그런데 겉부분은 바싹 잘 구워졌습니다..

    호일 깔 때도 물받이에 물 넣습니다...

    저는 그냥 대강 컵으로.....

  • 20.
    '05.11.9 7:18 PM

    청소년기의 딸에게 생선을 자주 구워주는 엄마는 아주 좋은 엄마입니다

    <-요 대목에서 많이 웃습니당~^^
    그리고 먼지 안 잡히는 디카..아주 좋은겁니다. ㅎㅎ

  • 21. 라니
    '05.11.9 7:20 PM

    luna님,,,
    깨끗하고 정갈한 부엌 참 좋아보여요.
    그 위에 꽃화분은 무엇일까 궁금^^
    저는 가스레인지 그릴에 생선을 구어먹어요.
    역시 나중에 씻는 것이 늘 문제이더군요. 저도 늘 호일을
    사용하네요. 그래도 뒷처리는 늘 깨끗하게 해야하더군요^^
    다음 속편 기다립니다... 헹복하세요^^&

  • 22. luna
    '05.11.9 8:03 PM

    봄님, 정말 그렇지요? 제 디카가 디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요즘은 꽤나 이뻐 보인다는...
    카메라가 먼지까지 거르고 찍어주니 좋습니다~
    라니님...고맙습니다...님도 행복하시길....

  • 23. 이지연
    '05.11.11 1:43 AM

    저도 같은 그릴인데.. 저희 신랑은 워낙에 기름진걸 좋아해서 첫날부터 제게 찬물을 껸지던데요.. 담백한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음에 쏙 들 제품인거 같해요.. 다른건 잘 몰라도 꽁치하나는 마음에 쏙들게 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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