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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이야기 ~

| 조회수 : 2,594 | 추천수 : 31
작성일 : 2005-06-28 22:52:41
(그림 1)
그저께  우리동네에 어떤분이 이사하시면서 한 살림  버리고 가셨어요.
장롱에 식탁, 의자, 쇼파,책상, 침대, 서랍장모두를요.

그날 동네 아줌니들 빚 잔치 벌리러 온 것처럼 저마다 한가지씩 맡아 가느라
한참 북새통을 이루었답니다.

저도 그안에서 뭐 건질것 없나 두리번 거리다 건진것이 이겁니다.
원래는   까만색 철제로된  서랍장이였습니다.  프래임은  철이고 서랍은
나무라서  어디 서랍 한 칸 빠진것 없는 튼튼한 놈 이길래  얼른 업어왔지요.

먼저  손잡이 떼내고 사포 질 한 후 홈스타 파스텔 백색으로 칠했습니다.
워낙 원색이 진해 놓아서 5번쯤 칠해야  백색이구나  싶더 라구요.

옆에는 프래임 뼈대만 있는 구조라  보기가 안 좋아 우드락으로 가리개를 만들어
붙이고  장미 넝쿨 조화로 장식했습니다.
어때요 보기 좋은가요?

(그림 2)
요즈음 미니 장미가 한창입니다. 시장에 나갔다가
노랑과 진분홍으로 사와서 곱게 말려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받침은  위의 서랍장 페인팅 할때  집에 굴러다니던 오래된 나무 받침을 같이 칠했더니
그런데로 어울리네요. 뒤의 울타리는  우드락을 잘라 붙인거구요.

화단에 장승처럼 서있는  우체통도 우드락의 힘을 빌렸습니다.
민믿한 화단이 한결 볼륨있어 보이는것 같아 혼자 히죽거립니다.

(그림 3)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흘러와서 찾아보니
치자 아가씨가 어느새 펴서 향기를 폴폴 흩날리고 있지 않겠어요?
치자꽃은 처음 본 것이라 하도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워서 한컽 찍었습니다.

(그림 4)
무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조그만 어항에 물고기 두마리가 주는 위안이 만만치 않게 고마워집니다.
투명 색깔 조약돌에  물방울까지 둥둥 띄우니 10도는 낮아진것 같네요

(그림 5)
작녕 한해동안 머물렀던 플로리다….
맘만 내키면 언제든지 갈수있는 바닷가가 있었기에 우리는 행복했지요.
다섯차례의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후 바다는 자기들이 지니고 있던 보물들을 내보여 주었습니다.
(가끔 케리비안의 해적이 침몰시킨  배에서 나온 진짜 보물들이 발견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허리케인 후에 금속탐지기를 들고 바닷가를 살피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줏은  조개 껍질들이 이제는 추억으로 박혔네요.


82cook의 도움만 받다가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여러분들의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에 겨울에는 따뜻해지고  여름에는 시원해졌었습니다.

저도 이젠 여러분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두막집
    '05.6.28 10:58 PM

    반가워요 플로리다님...
    잘계시지요?
    아기자기 꾸며논 살림살이가 플로리다님 닮았네요.
    근데,제가 아는 닉네임과 똑같아 혹시 실수라도???

  • 2. 바삭바삭
    '05.6.28 11:33 PM

    1번 정말 부럽습니다. 너무 예뻐요.

  • 3. 플로리다
    '05.6.28 11:50 PM

    오두막님 정말 반가워요.
    주신 제빵기는 너무 잘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 올리자 마자 반가운분 만나게 되다니...
    빵 먹을때마다 오두막님을 생각합니다.

    내일 시간이 어떠신가요?
    주신 제빵기로 만든 빵을 뜯으며 차를 나누고 싶네요....
    내일 아침 전화 드릴께요.

  • 4. 오두막집
    '05.6.29 8:08 AM

    혹시 실수라도 했나 내심 걱정했답니다
    전화주셔요~~~~~

  • 5. 비연
    '05.6.29 10:57 AM

    플로리다란 닉넴에 반가워서 들어왔네요~
    저도 반년을 플로리다에 있었거든요...
    바닷가랑은 거리가 멀었지만 ^^

    근데, 생뚱맞지만 소파는 어디 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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