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싹을 틔울 수 있는 건 다 틔워보겠다."란 생각으로 집에 있는 모든 채소를 물에 담궈 봤어요.
미니양파는 어느새 어른양파 행세를 해도 될 만큼 자랐구요..
감자도 제법 싹이 올라오고 있네요.
오늘 당근에는 제법 길쭉 진한 녹색깔의 잎이 올라왔더라구요.
심심하고 시간이 남아서 이런 짓(?)을 하는 건 아니구요..
나름 머리 복잡할 땐 뭔가 집중하는 일이 필요한데, 그 집중 중에 하나가 뭔가를 손에 쥐고
조물조물 하는거거든요.
맥주페트병를 잘라 구멍을 뚫은 후..
(남자가 여자보다 월등히 잘하는 거 별로 없지만
맥주페트병의 밑바닥에 구멍을 뚫는 거 만큼은 남자들이 훨씬 잘 합니다.도와 달라고 하세요.
이게 좀 어려워요.)
페트병의 가장자리는 접을 수 있는 높이를 만든 후 세 번 정도 세로로 칼집을 낸 후
안쪽으로 접으면 됩니다.
안으로 접어서 넣으면 이렇게 말끔하면서도 안전한 마무리가 됩니다.
페트병을 잘라서 파를 심어 놓으니 예쁘지는 않터라구요.
그래서 발견한 지지리 궁상의 증거인 늘어난 수면 양말..
검소하지도,그렇다고 알뜰하지도 않은 제가 왜 이렇게까지 늘어난 양말을 들고 왔을까요?
여러해 신고 신어 바닥은 미끌거릴 만큼 반들거리고 목부분은 다 늘어나 신고 몇 발자국만 걸으면 벗겨지는 걸..
지저분한 곳이나 한 번 닦고 버릴까 하다가 맥주화분이 생각나서 맥주병에 입혀줬어요.
그냥 자르는 과정이외 다른 과정은 아무것도 없어요.
맥주화분의 길이대로 쭈욱 자른 후..
이렇게 입히기만 하면 됩니다.
왼쪽은 자른 양말 입힌건데, 오른쪽과 비교해서 훨씬 깔끔하면서도 발랄하죠?
이렇게 입혀 놓으니 감쪽 같네요.
초감각적이진 않지만 나름 괜찮지 않나요?
여기에 삐죽삐죽 연두색 파싹이 올라옵니다.
집에 햇볕이 기분 좋을 정도로 알맞게 들어와서 가끔은 햇볕 사냥을 집에서도
하는데요, 추운 겨울 따뜻한 양말옷도 입혀줬으니 잘 자랐음 좋겠네요.
목이 늘어났거나,발가락 부분이 구멍났으면 그냥 버리지 마시고 외관이 좀 덜 예쁜
페트병 화분 있으시면 잘라서 입혀만 주세요.
길이 대로 자르는 거 이외 그 어떤 작업은 없어요. 다른 손재주도 필요없구
그야말로 누가해도 다 됩니다.
올겨울 맥주병도 따뜻하게 겨울 날 수 있겠죠?
양말 입혀 기르기 시작했던 실파가 이렇게 자랐네요.
갈색깔의 페트병 그대로 보다 훨씬 초록색과 잘 어울려 발랄해 보이죠.
늘어난 수면양말도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요.
수면양말 아니더라도 일반 양말 더 이상 신지 못하는 건 이렇게 화분에 입혀 멋부려주세요.
알록달록,케릭터 그림있는 양말은 더 재미난 화분이 됩니다.
화분도 매일 똑같은 옷 입고 있으면 재미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