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물음표
요리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궁금증, 여기서 해결하세요
아~ 험난한 주방의 세계여!! 나에게 힘을 주소서!!!
작년에 세달동안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요리강좌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굶어죽지 않으려면 어느정도는 해야 되겠기에 주방일에는 전혀 취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등록을 했습니다.
또 곧 다가올 결혼을 준비하려면 양심적으로 어느정도는 배워둬야겠기에 등록을 했지만!!!
두달 다니고 한달 결석했습니다.
왜냐구요? 똑같은 돈내고 저는 설거지만 하고 있더라구요.
혼자만 못 따라가서 어설픈 칼질 몇번 하다가 설거지만 실컷 했네요.
내가 설거지하러 비싼 돈 주고 등록했나 싶기도 하고 제 자신이 참 미웠어요.
선생님의 시범요리는 간단하고 쉬워보이던데...
그리고 레시피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이거 보고하면 혼자 집에서도 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실습을 하면 아까 보았던 같은 종이건만 아무리 레시피를 보아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이
마치 나만 못 쫒아가는 것 같아 속상하고, 마치 나만 바보된 것 같아 속상하고,
그럴싸한 요리하나 못 내놓는 제가 미웠어요.
그 동안 뭐했었나...
수업 다닐때(저는 가야금선생이랍니다.) 학부모님들이 손수 만들어 주시는 맛있는 간식을 받으며
감사와 감탄을... 그리고 존경의 마음을 표하면
한결같이 그러시더라구요.
"요리는 별 거 아니다. 하면 는다..." 고.
아휴~ 말이 쉽지. 당장 아무것도 몰라서 두려운 이 마음을 아실까요?
결혼을 하면 과연 밥이나 해먹고 살 수 있을지 ^^:; 국이라도 하나 끓여낼 수 있을지..
남들은(주부들은) 우스워 보일테지만 말이에요.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마음처럼 잘 안된다'며 투덜거리던 푸념을 요리를 통해 몸소 실감하며 이해하는 중입니다.
결혼이 임박해오면서 조금이나마 배워두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너무 젬병이라 요리강좌는 못 따라갈 것 같고 혼자 집에서 실습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쉽고 재미있는(요리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기초요리서적 추천 부탁드려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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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렌지피코
'09.3.19 2:49 PM며칠 지켜보다가 답글이 하나도 안달리길래, 글쓰신 님이 상처 받으실까봐 한자 적어요. ^^
(혹시 너무 댓글이 늦게 달려서 다시는 이페이지를 안 넘겨 보실수도 있지만... 그럼 약간 제가 슬프겠네요. ㅠ.ㅠ;;;)
장황하게 쓰신걸로 봐서 나름대로 진지하고 고민이신가 본데, 답글이 안달리는 이유는 문의 하신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초보시라고 했고, 학원에 가서도 아무것도 못하고 오실정도로 기초가 없다고 하시는데 책을 골라드려도 그걸 소화하실만한 역량이 되실지가 의문이고요,
솔직히 말해서 요리책은 다 거기서 거기랍니다. 생소한 서양 요리가 아닌 이상 한국요리는 기본이 다 비슷해요. 소위 말하는 일종의 공식 같은게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국 끓일때는 멸치다시물 아니면 쇠고기 삶은물에 맑은 국은 조선 간장, 된장국은 된장, 고추장에 쌀뜨물이라는 공식만 있으면 다 얼추 비슷하고, 나물 하나 무쳐도 들어가는 양념 국간장에 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다 똑같아요. 그런 기본 공식만 이해하고 있어도 왠만큼 굶어 죽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소소한 내용은 요리책에서 찾으려고 하면 낭패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요리 별거 아니다, 하면 는다..라고 했다면 아마도 그 소릴거예요. 매일 밥 해먹는거 뭐 별거있어? 그냥... 된장국에 시금치 넣으면 시금치 국이고, 아욱 넣으면 아욱국이고, 배추 넣으면 배추국인데 뭐... 그런거죠.
그런건 요리책 백날 사본다고 되는게 아니고 진짜로 직접 해보면서 체험으로 익혀야 해요.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고 장의 간이 다른것도 익혀야 하고, 초보떄는 끓이고 익히는거야 진짜 별거 없어요. 야채 다듬고 씻는데 한나절 걸리는것 하며.. 그런거는 손과 몸이 숙련되는 수밖에는 없어요.
누구나 처음이 있듯이, 누군 처음부터 잘하나요? 저의 경우는 어려서부터 엄마가 억지로 가르치신 케이스입니다만.. 한때 저도 미역국에 진간장 넣어 끓여서 다 버린적도 있고요, 김치 찌개 하나를 두시간을 걸려 만든 적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뭐.. 선수 다 되었지만..ㅎㅎㅎ
요즘 요리책이 홍수랍니다. 서점 나가서 직접 살펴 보세요. 얼마나 많이 책이 있는지...
유명 블로거 요리책도 시리즈로 나와 있고, 유명 요리선생님들 책도 많이 있거든요.
남들 추천한거 믿지 마시고 직접 들여다 보고 고르시길 바래요. 남들 다 좋다는 책도 막상 자기한테는 별로인 경우도 많이 있어요.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혹은 별 필요 없는 메뉴만 잔뜩 있거나...
초보시라면 부엌에서 들고 일하면서 보기 좋은 가볍고 작은 책이 좋습니다.
국이면 국, 찌개면 찌개, 밑반찬 따위로 주제를 확실하게 정해서 조그맣게 나오는 책들 있습니다. 그런게 오히려 실속 있지요.
그리고 한마디 더 들이면, 맨 먼지 국과 찌개를 정복하십시오. 국과 찌개 끓일줄 알면 굶어 죽지는 않습니다. 설마 새댁인데 김치는 얻어 먹어도 되고 사먹어도 되고, 반찬이야 사먹던지 정 없으면 양념 불고기 사다 볶고 생선만 구울줄 알아도 신혼후 한 1년간은 흉이 안되요.
그거 다 되면 그 다음에는 밑반찬 슬슬 시작하는 거예요. 볶음, 조림, 무침 같은 기본 반찬들이요.
그 과정 왠만큼 할줄 아시면 그 다음에는 일품 요리 도전할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보면 어느덧 달인의 경지에 오르실수 있을 겁니다. ㅎㅎㅎ2. 스머프
'09.3.20 6:41 PM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실은 며칠동안 답글이 하나도 안달려서 실망하려던 참이었어요~ ^^
국과 찌개를 먼저 공부하라는 말씀 넘 감사하구요~ 서점가서 직접 한번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