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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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과 질문의 장
저도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세요?
올리브나무사이 |
조회수 : 3,227 |
추천수 : 215
작성일 : 2010-07-09 22:25:11
아이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학교 음악회를 앞두고 연습중이어서 평소처럼 스쿨버스를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를 타고 오는데, 보통 6시쯤이면 집에 왔다. 그런데 6시30분이 되도록 아이가 오지 않았다.
학교에 전화를 해봤지만 학교에 아무도 없다는 경비 아저씨 말이 전부였다.
주변에 버스를 타고 오는 아이들은 모두 6시쯤에 도착했단다.
혹시 버스를 타고 잠이 들었나 싶어 남편은 아이가 타고 다니는 버스 회사에 전화까지 걸었다.
좀 더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지만 마음이 불안했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청소를 했다. 가만히 앉아 기다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7시 30분.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현관으로 뛰어나가 아이를 꼭 껴안고 그냥 울고 말았다.
덩달아 아이도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나서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아이가 울면서 말했다.
“일기를 내는 날인데요, 일기 다 안 썼다고, 다 쓰고 가라고, 선생님이 남아서 쓰라고 해서, 그거 쓰고 왔어요!”
맙소사!
눈물이 쏙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흘린 눈물도 다시 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야단을 치자니 이미 학교에서 혼나고 온 데다 제 딴에도 힘들었을 것 같아 얼른 씻고 밥이나 먹자고 했다.
저녁 먹을 것을 치우고 나니 진이 빠졌다. 그런데 아이는 빠릿빠릿하게 제 할 일을 또 하지 않는다. 잔소리 몇 번 하니 기운이 더 없다. 야단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말했다.
“근데 너 아까 왜 울었어?”
“엄마가 우니까.”
“엄마는 네가 차를 잘못 탔다고 생각하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싶어서 울었던 거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저도 학교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세요? 일기 다 쓰고 오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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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morning
'10.7.9 10:54 PM소식 보고 인터넷 서점 사이트로 냉큼 가서 검색해보니 아직 안뜨네요.
올리브나무사이님의 글을 읽으면서 (뒤늦게 알고 읽기 시작했어요) 저와 생각이 참 많이 비슷하시다, 그러면서도 배울 점이 참 많구나 생각이 되어서 지금 막 팬이 되려고 하는 찰라였거든요 ^^
글도 자연스럽게 참 잘 쓰신다고 느꼈는데 역시~ ^^
다음 주에 서점에 배포된다니 며칠 참고 기다려야겠군요.
다시 한번, 수고 많으셨습니다.2. 올리브나무사이
'10.7.9 11:11 PM앗, 모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울 점이라니요.. 부끄럽게... '1등만 기억하는 드~러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에게 1등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게 세상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절대 1등, 이딴 말 안해요. 그냥 잘 살자! 감사합니다.
3. 승연맘
'10.7.12 12:37 AM이 책 잡지에서 소개하는 글 본 거 같은데...맞나요? 아, 기억력이 딸려서...ㅠㅠ
4. 올리브나무사이
'10.7.12 5:36 PM잡지에는 안 나왔는데요. 책이 이제사 나온 걸요.^^ 8월호 주부생활에 어제 인터뷰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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