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민중인 건, 아빠와 아이의 관계예요.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초1 아들래미.
공부는 뒷전으로 맨날 놀겠다고 뛰쳐나가는가 하면,
어떤 날은 깜깜해질때까지 들어오질 않아서 마음 졸이게 만들어요.
에너지가 넘쳐서 주말에는 같이 나가서 놀자고 난리인데
솔직히 그럴 체력도 여력도 없잖아요.
맞벌이하는데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구요.
남편은 아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처럼 오랜 시간 보라고 하면 힘들어합니다.
자녀교육서에서는 항상 아빠가 아이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
특히 아들은 아빠가 키워야 한다.
이제 아빠가 아들의 멘토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집에서 보면 아빠가 하루만 신나게 놀아줘도 아이들은 그 날은 잘 지나가더라구요.
훨씬 밝고 짜증도 안 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기분탓인가요? ㅋ
하루는 속상한 마음에 남편에게 막 이것저것 투정을 부렸어요.
당신이 아이들을 좀 봐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힘들다.
그랬더니 남편의 고백.
자기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시간도 없고, 방법도 모르겠다.
아이가 크면 자기와 멀어질 것 같아서 생각만 해도 서글프다.
아빠가 와도 아이들이 뽀뽀 한번 안해주면 나도 속이 상하다.
자신이 매일 옆에서 아이를 끼고 있을 수는 없으니
중요한 순간이라도 제대로 아이와 함께 있고 싶다.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방법을 모르는 거였어요.
일만 우선일줄 알았더니 표현하는 방법이 서툰거였더라구요.
흑. 우리 나라 아빠들도 참 불쌍하죠.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어요.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82905580474948&outlink=1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의 저자는 ‘양보다는 질’이라고 말한다.
아빠는 일정한 시간을 내야 하는 양적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지만,
아이와 심리적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면 질적 측면에서 강한 ‘아빠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이 기사를 읽고 책을 보았는데요.
결론만 보자면. 대박!!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
이 책은 아빠가 10년 동안 직접 아이와 함께 했던 경험을 모아놓은 책이에요.
현직 대학교수인 바쁜 아빠도 어떻게 자녀들에게 인생의 멘토가 될 수 있는지 증명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사소한 일상부터 크고 먼 미래까지. 얼마나 다양한지.
시기적으로 나누어져 있어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 아빠의 역할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초중등학교-공부, 시간관리, 금전관리, 필적교정, 성교육 등
(특히 중학생 아이의 컴퓨터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구성애의 아우성을 함께 보았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이제까지 들은 성교육 이야기 중에 최고!!)
고등학교_음식, 설거지, 운동, 건강검진, 담배조심, 전공 찾기
(여기서는 특히 담배조심과 전공찾기에서 큰 감동.
사실 엄마들은 우리 아이가 담배를 한다는 상상조차 못하잖아요.
아빠는 경험으로 아이에게 적절히 조언할 수 있더라구요.
압권은 음식과 설거지. 아버지의 세심함과 따뜻함이 느껴져요!)
그리고 아이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는 어떤 조언을 해야 할까.
직업선택의 기로에서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교육철학과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요..
남편이 읽어보고는
와, 자기도 이런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아이들의 멘토가 아니라 아빠역할의 멘토를 찾은 느낌이라구요.
저는 특히 하루에 몇 분씩 꼭 같이 있어라,
아빠가 아이 인생을 결정한다~ 그런 것들처럼 부담주지 않아서 좋았어요.
정말 필요한 순간에 꼭 아빠의 역할을 해라.
아이들은 아빠의 등을 바라보며 자란다.
뭐 그런 느낌이더라구요.
오랜만에 책,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