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들때마다 ‘고민 또 고민’ 한겨레 2008.10.07 이유진 기자 곽윤섭 기자
‘만들어 먹어라’지만 자연식품도 불신
멜라민 파동 터지자 엄마들 ‘먹거리 공부’ 나서
느리지만 착하게 ‘공정거래’ ‘직거래쇼핑’ 인기
‘아침은 토스트와 요구르트, 점심은 라면, 간식은 도넛과 과자, 저녁은 햄을 넣은 오므라이스….’
영양학자들이 보면 깜짝 놀랄 하루 식단이다. 갖가지 식품첨가물로 범벅이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단이다. 예로 든 식품에서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첨가물만 해도 산도조절제(방부제), 합성착향료, 트랜스지방, 감미료, 산화방지제, 발색제, 합성보존료 등 7가지나 된다. 일상식단이 인공첨가물 투성이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정청이 허가한 합성첨가물은 423가지로, 천연첨가물의 2배를 웃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멜라민 파동까지 터지자 집집마다 아이들한테 뭘 먹일지 걱정이 태산이다. 동네슈퍼는 물론 대형 마트에 가도 도대체 안심하고 살 만한 게 없다고 아우성이다.
전문가들은 “화학첨가물을 적게 섭취하고 자연식품 위주로 먹어라”(안병수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소장), “밥과 나물류를 평소 든든히 먹고 직접 만들어 먹어라”(<자연 그대로 먹어라> 저자 장영란씨)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염된 환경에서 재배된 자연식품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다. 만들어 먹든, 사 먹든 걱정없이 식재료나 식품을 장바구니에 넣을 만한 곳은 없을까?
이참에 생명운동 동참 ‘생협 가입’ = 우선 생활협동조합이 있다. 생협이란 질 좋은 식재료를 생산자로부터 직접 싸게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만든 조합.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 신뢰가 높다. 현재 국내 단위생협 수는 200여개, 조합원 수는 30~40만명이다. 연합조직으로는 한살림, 아이쿠프(icoop)생협연대, 두레생협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운동에서 시작한 한국여성민우회 생협과 기독교 기반의 YMCA 생협, 천주교 기반의 환경·우리농생활공동체 등도 있다. 거의 모든 생협이 도농간 교류·협력과 자연생태계 살리기를 목적으로 한다. 인터넷과 매장이 각기 운영되며 인터넷 배달 주문이 많은 편이다.
유기농 식품들은 대체로 일반 식품에 비해 값이 다소 높다. 특히 라면·과자류의 가공식품은 우리밀·감자 등 국내산 유기농 원료를 쓰는 탓에 1개당 값이 1천원을 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일반 마트나 백화점 등의 친환경식품에 견주면 값이 저렴해 유기농 건표고 300g은 대기업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일반제품보다 10~15% 정도 더 싸다. 농수축산물 가격폭등 때도 일정한 가격대를 유지한다. 팽이버섯, 치커리, 상추, 풋고추, 고구마순 등은 각각 1000원 안팎이면 한끼 반찬거리로 충분하다.
생협마다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다르다. 따라서 자신이 즐겨 이용하는 품목을 갖추고 있는 생협을 골라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예컨대 한살림에서는 유기농 설탕, 초콜릿, 커피를 살 수 없다. 국내산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아이쿠프 생협연대와 민우회생협 등에서는 유기농 설탕·카카오·커피·올리브유를 공정무역(페어 트레이드) 방식으로 수입해 판다. 페어트레이드 코리아(ecofairtrade.godo.co.kr)에서도 각종 차·설탕·카카오·커피·올리브유를 공정무역으로 판다.
느리지만 좀더 싸게 ‘직거래 쇼핑몰’ =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정거래’를 원한다면 유기농 농가와의 인터넷 직거래장터를 이용해볼 만하다.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값이 싸다. 판로가 없는 유기농 농가를 돕는 ‘착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멋진 포장은 아니지만 ‘김철수 농부의 토마토’ ‘이영희 농민의 사과’처럼 정감어린 이름이 브랜드가 된다. 주부들의 ‘호평 댓글’로 인기가 높은 ‘참거래농민장터’(farmmate.com, 회원수 1만4천여명)의 조태용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맞대면을 할 수 있는 만큼 도농간의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비회원도 주문, 구매할 수 있다. 단, 배송비는 소비자 부담이다.
회원가입 번거로워 ‘유기농 매장’ = 생협을 이용하려면 3만원 안팎의 출자금을 내야 하고, 직거래 쇼핑몰은 배송비와 배달 시간이 부담된다.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다면 동네 유기농매장을 방문해보자. 유기농·친환경 매장들은 ‘숍 인 숍’ 형태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기업형 유기농 매장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에 일반 생협에 견줘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올가’(orga.co.kr) ‘초록마을’(hanifood.co.kr) ‘신시’(mall.shinsi.com)는 국내외 친환경·유기농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다. 이들 매장의 가공식품은 엠에스지(MSG) 배제, 보존료·합성착색료 무첨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가는 외국산 가공완제품도 함께 취급하며 최근 육류·계란·우유에 ‘동물복지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올가쪽은 “농가를 설득해 동물에게 배고픔과 갈증, 불편함,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등 원칙에 근거한 기준을 준수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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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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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10-08 1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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