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이었다는 장마가 끝났다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천둥번개에 폭우가 퍼붓는 경험을 하게 되네요.
어떤 분 말씀대로 기상청 날씨예보가 아니라 "날씨중계"를 듣는 기분이란 @@@
날이 워낙 덥고 습하다 보니 사람도 힘들고 냥이도 힘든 때입니다.
그래도 저희집 삐삐는 잘 지내고 있어요.
어제는 오랫만에 6살짜리 조카가 저희집에 놀러왔었는데
꼬맹이 조카를 딱 보자마자 삐삐는 냉장고 위에 올라가서
조카가 갈때까지 내려오지 않았답니다. -_-
얘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꼬맹이 손님이나 초딩 손님이 오면 자기가 얼마나 피곤해질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엊그제 군대 제대한 또다른 조카가 왔을때는 나와서 아는 척도 하고, 조카 다리에 부비부비도 해주고
나름대로 손님 접대를 했었거든요.
그동안 몇번의 경험을 통해보니 확실히 저희 삐삐는 초등 이하 손님이 오면
잽싸게 냉장고나 책꽂이 위로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아요.
냉장고 위에 올라가 있는 삐삐입니다. 저기서 한잠씩 자기도 해요.
이건 재활용쓰레기로 버리려고 내놓은 스티로폼 박스.
낯선 물건은 절대 그냥 보내지 않죠.
저렇게 한동안 올라앉아 있더군요.
오른쪽 구석에 있는 박스는 삐삐가 제일 좋아하는 신발 상자에요.
들어가지도 않은 몸을 우격다짐으로 구겨 넣어서 주로 낮잠을 잘때 씁니다.
맨 바닥에 절대 앉지 않는 삐삐는 이번엔 큰형아의 책가방을 깔고 앉았네요.
가방이 검정색이라 삐삐의 수많은 털들이 고스란히 가방에 붙어있는게 보이죠.
큰 아이는 털 많이 빠진다고 투덜대면서도 삐삐니까~ 용서해줍니다.
그러게 학교 다녀왔으면 가방을 제대로 치워야지, 누가 삐삐 보는데 놔두랬냐, 요놈아...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ㅋㅋ
역시 빈박스에 들어가 앉아 있는 중입니다.
택배가 오면 일부러 박스를 열어 삐삐에게 들어가 있을 기회를 주곤 해요.
안그러면 섭섭해 할까봐 ㅎㅎ
먼 곳을 응시하는 삐삐...매력적입니다. (죄송^^;; 아, 나도 더위먹은겨 -_-)
스탠드 에어컨 위에 서 잠 잘 준비를 하고 있는 삐삐입니다.
여유롭게 늘어뜨린 뒷다리가 섹쉬하지 않습니까? ㅋㅋ
커텐 뒤에서 한참 동안 뭔가를 하더니 이젠 바깥쪽이 궁금한 모양이에요.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네요.
역시 뭐라도 깔고 앉는 삐삐.
이번엔 검은 비닐 봉지.
재활용 쓰레기 버리러 가기 직전인데
그 틈을 이용해 잽싸게 들어앉았네요.
이건 올여름 야심차게 준비한 텐트에 딸려온 캠핑의자...
아직 휴가는 가지도 못했는데 삐삐가 먼저 의자 개시했습니다.
아주 늘어지게 자더군요.
제가 요즘 배드민턴을 시작해서 구입하게된 배드민턴 가방이에요.
가방 사오던날...굳이 저기 들어가 앉겠다는 거죠.
가방을 확 닫아버릴까 하다가...참았습니다. ㅎㅎㅎ
들어갈땐 얼른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자세잡기가 쉽지 않은지 한참 뒤척거리고
부시럭 거리더니 결국 한잠 자고 나오더라구요.
저는 옆에서 빨래를 널고 있었을 뿐이고~
바구니가 비자마자 폴짝 뛰어 들어가 앉았습니다.
맞춤형 바구니처럼 삐삐 몸에 딱 맞네요.
하긴...냥이들은 아무리 좁아도 곧 맞춤형처럼 몸을 맞추더라구요.
바구니 구멍으로 보이는 저 두눈...보셨나요?
삐삐도 마주보고 있네요.
쓰다듬어 주고 싶은 뒤통수 ㅎㅎㅎ
제가 아침에 옷갈아입으려고 옷장 문 잠깐 열었더니
그새 들어가서 내다보고 있어요.
빨리 나와라..고 얘기했더니
"왜요?" 하는 표정으로 갸우뚱 쳐다보고 있습니다.
나오라고 해도 안나와서 결국 오늘 옷장문 열어놓고 출근 했답니다. ㅎㅎ
나오라고 해서 나오면 그건 개지 야옹이가 아니거든요.
저희 친정엄마가 저희집에 오실때마다
삐삐가 현관에 마중을 나가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삐삐야 이리와~ 라고 부르시지만
한번도 간 적이 없죠.
그때마다 저희 엄마가 "불러도 오지도 않고~ 말도 안듣는 애를 왜 키워?"
하시는데 그때마다 제가 하는말이 있죠.
"부른다고 오면 그건 개지 야옹이가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