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同 病 相 憐

| 조회수 : 2,378 | 추천수 : 276
작성일 : 2007-01-30 15:56:07
단골로 다니는 동네 이발관이 있는데, 요 며칠 전부터 문이 닫혀 있다.
물 길러 오가는 길목이어서 자주 지나치는데, 수건 건조대도 없고 빙빙 돌아가는 이발관표시용 전등도 꺼져 있다.  
주인은 덩치가 우람한 충청도 사람으로, 나와 토끼띠 동갑이다.  그래서인지 이발을 하면서 주고받는 말들이 재미있고 정겹다.  난생 처음으로 한 염색도 그 주인이 해 줬다.  처음엔 염색을 만류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흰머리가 보기 좋은 데 굳이 안 좋은 염색을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하겠다고 했더니, 아주 정성스럽게 해 줬다.
면도와 세발을 해주는 아주머니도 주인양반과 매우 닮았다.  부부는 살아가면서 서로 닮아간다고 하는데, 꼭 오누이 같다.  동네 아저씨들 이야기도 잘 받아주고 세발과 면도도 참 알뜰히 해 준다.  
그 이발관에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부부가 오순도순 서로를 위해주는 모습과 바지런하고 청결한 일 처리에 이발을 하고 나오면 괜히 콧소리가 흥얼거려지고 상쾌했다.

그런 이발관이 며칠 째 문을 닫고 있으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어저께도 그 이발관 앞을 지나는데, 여전히 그랬다.  답답한 심정에 문을 밀어보니 역시나 굳게 닫혀 있다.
파지와 폐품을 수집하는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이발관 앞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물어보았다.
“그 집 마누라가 아파요.”  할머니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알려준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 보려도 그만 뒀다.  더 이상 안 좋은 말은 안 듣는 게 좋겠다 싶었다.
이발소를 며칠 째 닫고 있는 것으로 짐작컨대, 예사 병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주인양반의 얼굴이 떠올랐다.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하고 슬플까.
아주머니가 하루빨리 나아 아저씨와 오순도순 함께 일 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참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 부부에게 제발 더 이상 안 좋은 일이 없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흥임
    '07.2.1 9:27 AM - 삭제된댓글

    그 부부에 평화를 흔들만큼에 우환은 아니길 얼굴은 모르지만 .....
    기도 보탭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5293 유튜브 특정 광고만 안 나오게 하는 방법 아는 분 계실까요? 뮤덕 2025.08.25 95 0
35292 횡설 수설 해남사는 농부 2025.07.30 996 0
35291 방문짝이 1 빗줄기 2025.07.16 898 0
35290 브리타 정수기 좀 봐 주세요. 2 사람사는 세상 2025.07.13 1,166 0
35289 이 벌레 뭘까요? 사진 주의하세요ㅠㅠ 3 82 2025.06.29 2,942 0
35288 중학생 혼자만의 장난? 1 아호맘 2025.06.25 1,769 0
35287 새차 주차장 사이드 난간에 긁혔어요. 컴바운드로 1 도미니꼬 2025.06.23 1,070 0
35286 베스트글 식당매출 인증 21 제이에스티나 2025.06.07 8,861 4
35285 조카다 담달에 군대 가여. 10 르네상스7 2025.05.09 2,781 0
35284 떡 제조기 이정희 2025.05.06 1,920 0
35283 녹내장 글 찾다가 영양제 여쭤봐요 1 무념무상 2025.05.05 2,141 0
35282 어려운 사람일수록 시골이 살기 좋고 편한데 4 해남사는 농부 2025.05.05 3,602 0
35281 참기름 350ml 4병 2 해남사는 농부 2025.04.28 2,425 0
35280 폴란드 믈레코비타 우유 구하기 어려워졌네요? 1 윈디팝 2025.04.08 2,462 0
35279 123 2 마음결 2025.03.18 1,664 0
35278 키네마스터로 하는 브이로그편집 잘 아시는 분~~~ 1 claire 2025.03.11 1,685 0
35277 우렁이 각시? 해남사는 농부 2025.03.10 1,731 0
35276 토하고 설사한 다음날 먹는 죽 5 상하이우맘 2025.02.21 2,606 0
35275 교통사고 억울한데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요? 2 괴롭다요 2025.02.20 2,884 0
35274 넥밴드 선풍기 기내반입 가능한가요? 레몬빛 2025.02.04 3,369 0
35273 김신혜 무죄 석방 탄원서 해남사는 농부 2025.02.02 2,477 0
35272 고급 무테안경 사고 싶어요 4 열혈주부1 2025.01.21 4,686 0
35271 삶의 철학에 관심 있어 해남사는 농부 2025.01.02 2,724 0
35270 짜증나는 친구 4 제인사랑 2024.12.22 7,714 0
35269 탄핵까지는 국힘 2 vovo 2024.12.11 4,169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