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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여 산다는 것(주의: 비위상하실수 있어요)

| 조회수 : 2,675 | 추천수 : 13
작성일 : 2005-07-23 12:05:23
독립하여 산다는 것은,

청소, 빨래, 설겆이, 욕실관리, 화초관리 등을 책임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독립에 익숙해지는 과정중에는,

해충과의 직면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


물론, 그때 그때 설겆이를 하면 좋겠지만, 게으름에 며칠 방치한

냄비에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곰팡이때문에

이를 악물고 겨우겨우 이를 처리하던 독립초기..

지금은, 곰팡이 쯤은, 대수롭지 않게 되었지요.

바퀴벌레, 쥐, 지네 등등의 해충도 이젠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고..

늠름하게 처리하는 편인데,,


-----------------------------------------------------------------


요새의 제 숙제는,, '초파리'와 그들의 '유충'이랍니다.

며칠전, 음식물 담아두는 통에 번식하고 있던 초파리 대가족을 박멸하느라,

락스 한 병을 들이 붓고,

유충을 처리하고,

번데기(?)를 떼어내고,

그러는 와중에도 꿈틀거리며 도망가는 놈들을, 주유소에서 주는 화장지를

듬뿍 이용해서 다 잡아 채고.. (아 끔찍)

그러고 보니, 작년, 욕실 발판아래 기생하던 꿈틀이던 하얀 정체모를

이상한 벌레들이 이 족속이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겨우 그 정신적인 외상(틈틈히 꾸물거리는 하얀놈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며 비위가 상하는..)을

극복하려는데,

------------------------------------------------------------------------

어제, 찜기의 위치를 바꾸려고 잠시 찜판을 꺼내려는데,

앗! 이런일이!

너무 참혹한 광경을 보게되었어요.

2주전, 손님이 오셔서 급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내고 치우면서

깜박, 찜기 아래 고인 물을 버리지 않고, 찜기를 씻지 않았던것이에요.

야채를 쪘던 터라, 찜기가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여서,

그 뒤로 잊고 있었던가 봐요.

망연자실.

이를 악 물고, 이를 어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100도이상의 고열로 박멸하는 전략을 택했어요.

30분뒤, 그 내용물을 씻고, 씽크대 한켠, 약간 물이 고여있던 곳에 분가한

초파리 가족(역시 대가족)까지도 박멸하고 (무향 에프킬라라서 그나마 나았어요. 냄새라도 독하지 않아서..)

한참을, 닦고 또 닦고, 다시 확인하고 그랬어요..

그러고 나니 잠이 다 달아나고,

집에 있던 아기 기저귀, 음식물 쓰레기 등등을

새벽 한시에 다 포장해서 갖다 버리고,

그래도 진정이 안되어 한동안 방황했다지요.

(덕분에, 집이 말끔해졌습니다)

--------------------------------------------------------------

결혼하고 몇개월이 안되어, 남편과 심하게 싸운일이 있어요..

제가 먹고 방치해둔 수박껍질이 그 원인이었는데,

'그 수박껍질에, 초파리가 번식하고 있더라, 얼마나 끔찍했는지 아느냐?' 고 할때,

뭐 초파리 가지고 그러냐,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었거든요.


근데,

지금 보니까,

제가 요새 경험한 그 광경을 본 것이라면,

충분히 화 낼만 했더라구요.


------------------------------------------------------------------------


물론, 파리떼가 생기지 않게 해야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살다보면,

혹시 생겨버린 파리떼를.. 처리하는 데도 익숙해져야 하나보다..

뭐 그런생각이 들었어요..

-.-;;


--------------------------------------------------------------------------


또 이 일이 익숙해지면 어떤 일에 익숙해져야 할지, 새로운 숙제가 또 생기겠지요..

가정을 관리한다는것,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05.7.23 12:14 PM

    가정관리가 만만치 않다는거 이미 결혼전에 터득했습니다.
    (이하 헤스티아님 글보다 더 끔찍하니 패스 하고픈 분은 패스...)


    ----------------------------------------------
    친정엄마는 오는 사람이나 동물 맨입으로 안보낸다는 생각이신 분이라
    항상 넓은 우리집 마당은 동네고양이들의 놀이터였죠.
    하루는 쥐약을 잘못 먹은 고양이가 그만 마당 한가운데 뻣뻣하게 누워버렸어요.
    쨔식 크기도 엄청 크데요 느낌에 송아지만해요(설마 그리컸겠습니까만)
    같은 姓氏를 쓰는 5명은 아무도 그걸 치울 엄두를 못내고
    (심지어 아버지까지 ㅎㅎ- 아버지가 제일 질겁하셨슴)
    결국 엄마가 면장갑 세개끼고 고무장갑 두개 끼고 흑흑울면서 비닐 봉다리 세겹에 넣어 버리셨답니다.
    아아악~~!! 험난한 살림살이입니다.

  • 2. 후레쉬민트
    '05.7.23 12:48 PM

    제 친구 남편은 그런답니다 제발 설겆이는 시키지 말아달라구
    물속에 담겨져 있는 식기들 보면 비위 상한다구...
    머 결혼전에 다들 그려셨겠지요..
    저도 결혼전엔 생선은 물론 고기도 못 만졌지만..
    나아니면 우리식구 굶는다는 일념으로..
    고기 간단히 다지구 생선이랑 닭도 다듬고
    때로는 헤스티아님 같은 벌레 박멸까지 거뜬히 해냅니다
    나 아니면 누가 합니까?ㅠㅠ 바쁜 남편 기다리다 온 집안 벌레판으로 만들수도 없구 ㅠㅠ
    근데 여름엔 정말 안먹구 살앗으면 좋겠어요..
    잠깐 방심하면 곧 끔직한 사태가.. 흑흑........

  • 3. 헤스티아
    '05.7.23 12:57 PM

    헤헤 yuni님. 역시 대 선배님!

    저는, 작년에 집에 침투한 쥐가 쇼핑백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것을,
    남편의 조언(전화상)으로, 냉동실에 얼려;; 죽인뒤에 처리한 일이 있습니다.
    엄청 큰 쥐새끼;; 였는데..

    작년에는 제가 몸이 좋지 않았고, 아이는 분유만 먹을때라, 여름 내내 천원김밥으로 연명해서
    이런 일이 없었는데.. ㅎㅎ;; 정말 집에서 음식 안 먹고 살고 싶어요.. 동감.

  • 4. hyun
    '05.7.23 1:00 PM

    저와 비슷한 경험이시군요.

    저도 욕실의 원인 모를 벌레....실처럼 가느다란 것이 길이는 5mm정도 .

    세면대위에 헤어젤이 며칠간 이동이 없었나봐요.
    물이 있어서 그런가 첨보는 벌레가 있드만요.
    내내 궁금......... ,

    저도 근 한달간 정신적 데미지에 시달리고 이제 겨우 극복하는 중입니다.

  • 5. 령이맘
    '05.7.23 1:36 PM

    아흑...헤스티아님 글 읽으니까 저도 두달전 악몽이 생각나요....
    쓰레기봉투 작은게 똑 떨어지고 이사왔을때 산 큰봉투가 하나 아직 남아서
    아이 똥기저기... 생선뼈... 그외 쓰레기 열심히 채워서 버릴려고 한참을
    나뒀더니....허거덕!!!!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 봄직한 허연 벌레들이 우굴우굴~
    봉투주변엔 깨랑 똑같이 생긴 알들이 우수수~
    처녀때 같음 엄마가 치울때까지 가출할만한 사건을....고무장갑 끼고 열심히
    뜨거운 물, 락스로 직사시켰습니다...ㅡ,.ㅡ

    한달동안 악몽꾸고....지금도 씽크대 설겆이 하다 밥알 떨어진거...깨알 떨어진것만
    봐도 화들짝 놀랍니다....ㅜㅠ

  • 6. 헤스티아
    '05.7.23 1:40 PM

    헉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있던 빨래감통에 들어있던 티셔츠에 왠 깨가 잔뜩 묻어 있길래, 이상하다, 집에 깨가 없는데, 어떻게 깨가 묻었을까.. 하면서 심각하게 생각안했는데.. 몇시간뒤 그 옷 버렸습니다.
    하얀티셔츠였는데, 옷도 갉아 먹었는지 듬성듬성 옷감이 상해있더라구요..-.-;;; 윽..

    저도, 깨(아마 유충이 번데기가 되었던 고치같아요)와 비슷한 그것 생각만 하면..비슷한 물체만 봐도 놀랍니다 -.-;;;

  • 7. 름름
    '05.7.23 2:14 PM

    ㅋㅋㅋ
    집안 여기저기에 깨(?) 만들고 구더기 키우고는
    소질없고 게으른 주부라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저만 이런 게 아니군요
    아무것도 없던 곳에 냄새만 맡고 찾아와 금새 대식구를 만들어 내는
    초파리양과 이름 모를 나방군들께 존경을 표하게 되네요

    해충 퇴치가 내 몫이기 전엔 여름이 좋았는데
    해충 퇴치 및 음식물 쓰레기 처치가 내 몫이 되니 이젠 겨울이 좋네요

  • 8. 강두선
    '05.7.23 2:23 PM

    엄마가 되면 이렇게 비위에 강해지는군요...
    아~ 대단한 엄마여~~

  • 9. 프리치로
    '05.7.23 3:40 PM

    저도 매일매일 일어나서 쓰레기봉다리와 재활용쓰레기통에 에프킬라 뿌리는게 일인데요..
    그래도 벌레가 생겨요..
    도대체 어디서 생기는건지...
    즈이집은 하루살이처럼 작은 날벌레인데..이것도 초파리인가요?
    증말..미치겠어요..ㅠ.ㅠ

  • 10. 베네치아
    '05.7.23 4:19 PM

    제 얘기인줄 알았어요. (이런 반가운(잔가워해야하나?? ㅠ ㅠ) 일이...)
    근데 전 아직 바퀴나 쥐새끼같은건 못잡아요.
    우웨~~ㄱ

  • 11. simple
    '05.7.23 6:17 PM

    저도 며칠 집 비웠더니 초파리가 대 식구를 만들었더군요...ㅠ.ㅠ 다용도실에 알깐 초파리 식구들 치우느라 전쟁을 치뤘지요...
    어디서 봤는데 알코올을 스프레이로 쓰레기통이나 그밖에 초파리가 잘 살 만한 곳에 자주 뿌려주면 번식을 안한다더라구요.. 약보다 왠지 맘이 놓이고(아기땜에 조금 걱정되어서) 가격도 싸게 먹혀서 약국에서 왕창 사왔지요...
    그런데 남자들은 그런거 더 못치우는거 같아요....-.-;;;;;;

  • 12. 오감자
    '05.7.24 12:07 AM

    어제 시댁갔다가 잠이들었는데 목이 간질거려서 만졌는데
    순간적으로 벌레라구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본능적으로 아이들이 자는 반대쪽으로 집어 던졌습니다
    불을 켜고 보니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더라구요 ㅡ.ㅡ;;;;;;

    내쳐진 충격으로 바둥거리는 놈을 바퀴벌레약으로
    확인사살 했습니다

    그후 자는 남편 깨워서 치우라고 했더니
    치우면서 구역질 하더라구요 췟~
    나두 벌레 무섭다구 남편아

  • 13. lyu
    '05.7.24 1:31 AM

    흐흐흐~
    다들 현실적 생활인이시군요.
    저 역시 만만치 않은 생활인 입니다.
    무척 위로가 되어 좀 덥긴 하지만 외롭지는 않은 밤입니다.

  • 14. 쌍갈래머리
    '05.7.24 4:50 AM

    다 보고 나니 속은 니글니글하지만 흐흐흐%%%
    에프 킬라에 버둥거리는 바퀴 벌레
    4살배기 아들보고 쓸어버리라고 협박하던 내 모습..
    자라고 나서 얘기했더니 아들 왈' 엄마 맞어' 쪼께 찔끔^^

  • 15. 김민지
    '05.7.24 9:53 AM

    저도 몇주전 구데기와 거기에서 번식한 초파리로 전쟁을 치뤘죠.
    으~~~~ 헤스티아님 글 읽으니 그 며칠동안의 악몽이 떠 오르네요.

  • 16. 코코아크림
    '05.7.24 10:11 PM

    음식물쓰레기도 별로 없고, 깨끗이 지낸다고 생각했는데도 끊임없이 초파리가 날라다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부동산에서 여러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더더욱 깨끗이 청소한다고 부지런 떨던중에, 예전에 화이트와인을 먹다가 싱크대에 올려두었더니 초파리가 한두마리 빠져있길래 버린답시고 쓰레기통에 뚜껑을 열어놓고 한달정도 둔것 같았는데, 오늘 발견했거든요. 헉뜨! 엄청난 초파리들의 알과 번데기..유충 그리고 이미 초파리가 되었다가 빠진 놈들...

    보자마자 화장실 변기에 들이부었더니 엄청난 숫자의 초파리 변사체가 변기속에 뻗어있더군요.
    유충은 안떨어지길래 왁스를 들이붓고 물을 꽈악 채워서 변기옆에 두었답니다.

  • 17. 베지밀비
    '05.7.25 9:47 AM

    깨(?) 같은 벌레...
    그게 우리집만 있는게 아니군요...
    전 얼마전에서야 그런게 벌레라는거 첨 알았어요...
    음식물스레기통 주변에 그게 있길래 저도 깨인줄 알고 휴지로 쓸어 담을려고 하는데 갑자기 움직이는거예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정말 깨끗하게 한다고 하는데 끝임없이 벌레들이 나와요..
    여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 18. damacos
    '05.7.25 9:56 AM

    푸하하~제얘기인줄 알았어요....모든 분들의 경험...ㅋㅋㅋ
    저도 깨인줄알고...먼지집듯이...손가락으로 눌러서 집어버려려다...터져서...질겁을....
    초파리의 일생이 몇분밖에 안된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래서 번식력도 높고..그렇다고 하더군요..
    결혼전엔 쌀나방에 쌀벌레때문에 질겁을 했는데...결혼하고나니...초파리와 전쟁이네요..

  • 19. 안개꽃
    '05.7.25 12:01 PM

    헉헉..저만 그런줄 알았더니..
    헤스티아님..쥐 살인얘기..너무 웃겨요. 냉동실에서 익사..
    전 아직 쥐는 못 봤어요..집밖에서 움직이는 건 봤어도..
    하지만 천정에서 방한가운데로 툭 떨어지는 지네까지 봤답니다.-.-
    지네는 어떻게 처지하셨어요?? 전 당장 친구집에 있는 남편 불렀거든요.

    정말 한 가정을 이룬다는 거 험난한 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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