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나름 부지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한 박자씩 놓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다름이 아니고...계절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저희 집 거실 베라다 에서 창을 열면 맞닥뜨리는 건 바로 옆건물 벽이요...
옥상에 올라봐도 주변에 보이는 건 썰렁한 건물들 뿐이거든요...
요즘따라 자주 드는 생각인데...
고층아파트에 사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창밖으로 고개만 돌려도 계절의 흐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비가 내리거나 흰눈이 쏟아질땐 그렇게 멋지다면서요?^^
이거 얘기가 쬐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네요.ㅋㅋ
아이들이 어릴땐 애들 핑계대고 그래도 바깥바람 쐴 일이 제법 있었지만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공부라는 것에 얽매이다보니
주말에도 외출계획 잡기는 어렵더라구요...중요한 가족행사가 아니고서는.
다 컸다고 하지만 애들만 남겨놓고 우리부부만 외출하는 건...그건 또 제 주변머리가 허락하질 않구요.
그러다보니 봄이 오는 지 낙엽이 지는 지...점점 무뎌디게 되더이다.
사진도 부지런히 다리품 팔면서 다녀야 좋은 컷도 건지고^^;;
또 항상 가까이 두어야 뭐든 찍게 되고
그래야 실력도 느는 법인데...
요 일 이년동안은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아마도 고딩된 아이들을 보며 저도 함께 공부라는 중압감에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된듯 싶어요.
오늘 올린 사진은 지난주에 찍었던 것입니다.
병원 다녀오는 길.
마을버스 안에서 지나치는데 은행잎이 근사하더라구요...아직.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 디카를 들고 서둘러 나왔지요.
(아마도 가방에 디카를 챙기고 나갔으면 훨씬 여유있게 찍었을텐데)
한 정거장 정도...막상 걸어서 그곳까지 가니
그 전날 지나갔던 황사에 빗줄기에
노오란 은행잎은 간 곳 없고
때가 꼬질꼬질...
어찌나 지저분한지.ㅠㅠ
이거 은행나무 아가씨가 완전히 원거리 미인이 되는 순간이더군요...
생각해봤습니다...
몇 년 후...
우리 아이들이 모두 공부라는 무게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면
잃었던? 엄마의 여유도 돌아오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