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불꽃을 피우듯 단풍이 흐드러진다.
바람 불 때마다
후루루루~~~
아아아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오늘이 입동이니...
그러면 벌써 겨울??
손길을 바쁘게 놀리며 마음은 이리저리 헤메인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
마지막 가는 가을속으로,,,,ㅎ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던가?
바꾸어 본다,,
휴일은 짧고 하고 싶은것은 차고 넘친다,,ㅎ
김밥 두 줄,,
달콤한 빵 하나,,
캔 커피 둘
베낭에 집어 넣는다
캔 커피가 둘 이니 핸펀을 누른다..
메스컴에선 연일 열풍,,폭풍이다,
단풍 폭풍에 걷기열풍
메스컴 이라는 괴물의 영향력은 가히 짐작하기가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감자요리가 유난을 떨며 소개된다
어디 어디에 좋다고 호들갑이다.
이제 그런 얘기에 약아진 나는 얼른 알아챈다,,
음~~
너무 과잉 생산 되었군!!
사실만을 전달해야하는 기획뉴스가 마치 드라마 처럼 펼쳐진다
배경음도 그럴싸 하게,,
인터뷰 하는 내용도 천편일률적,,
그러면 짐작한다,,
음~~
뭔가 있구먼,,
그 뭔가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이십여년 후
이제는 말 할수 있다라는 TV프로 에서나 알게되는
분명 역사의 현장을 살고 있지만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슬픈 현실을 살고 있다
모든게 빠르고 투명하고 분명해 보이지만
실상은 더 교묘하게 꾸며지는 허구의 세계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꽉 짜여진 메트릭스 처럼,,, 말이다,,
얘기가 빗나갔다..
집에 있을땐 세상이 정지되어 있는듯 하지만
밖에 나오면 모든 사람이 뛰쳐 나온듯 거리에 빼곡하다..
서울생활 벌써 사 십여년이 흘렀다..
그 많고 많은 시간중에 남산 타워를 두 해전에 겨우 갔었고
남산길은 처음이다,,
초등학교 수학여행때 남산 팔각정에서
쪼그리고 앉아 찍은 사진이 내 남산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흙길이 아니어서 좀 불만이긴 하지만 그래도 차가 다니지 않는길이니
이 얼마나 좋은가!!
가족끼리,,연인끼리..
또 나 같은 아줌마 부대들이,,
떨어진 낙엽을 모아 하늘로 뿌리며 마냥 즐거워 한다..
아름다운 자연 앞에선 모두 말랑해진 마음에
어린아이가 되나보다.
언제든 갈 수 있는곳이어서 미뤄 두었던,,,
아니, 일부러 마음을 내지 않으면 선뜻 오게 되지 않는곳,,
앞 산,뒷 산 제쳐두고
남산길을 택한 궁색한 나의 辨이다
흐릿한 날씨는 모자를 쓰지 않아도 자외선 걱정 없어 좋았고
약간 쌀쌀한듯한 날씨도 걷기엔 제격이다
서른 막바지를 넘기며 알수없는 불안감과 초조함에 휩싸였을때가 있었다..
그 청춘의 나이에!!ㅎㅎ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그지 없지만
아홉의 마지막을 넘긴다는것이
젊음도,여자로서도,,,마지막인양..
아무것도 해 놓은것이 없음에 대한 일종의 강박관념 이었던듯 하다.
이제 또 한번의 고개를 넘어서니 또 다른 초조함과 불안감이 엄습할 때가 있다..
서른 막바지와 다른것이 있다면 그 때의 초조함이 알수 없는것이었다면
지금의 불안은 더 구체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딸 아이에게 넣어준 책 뒷면엔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아르헨티나 주소가 적혀있다..
하얀 얼굴 만큼이나 목소리도 예뻐서 방송국을 드나들며 성우 시험도 여러번 봤었지..
부도를 피해 관광비자로 허급지급 도망가듯 이 나라를 떠났고
그 후유증 인지 몇 년후 나타난 친구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그녀는 떠났고
해 맑게 웃는 얼굴의 제주도 사진만 남아있다
이젠 삶과 죽음 이라는 원론적인 문제와 자주 마주서 있곤 한다,,..
너무나 진부해져 버린,,
'Here and Now~~" 라든지
까르페 디엠..~" 이라든지.
시간보다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들.."등등의 관념적으로 받아 들였던 말들이
가슴으로 파고 든다고나 할까?
뭐 그리 하고싶은것이 많을까마는,,
이젠 웬만한것은 단순하게 결정하기로 한다
갈까 말까 망설일땐..
가지,뭐!!
할까,말까,,
해 보지,뭐!!
내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했던것이 어쩌면 내 스스로 쳐 둔 그물망 이었을지도 모르니까..
드르륵,,, 문자가 왔다
번잡한 12월을 피해서 일찍 동창회를 한다는 문자였다..
아~~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던 얘기에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동창회에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하나도 안 변했다.."
예뻐졌다 란다"
어찌 변하지 않았을까?
설마 청바지에 로션 하나만 발라도 빛이 났었던
그 때의 예쁨에 비할려구..
그래도 그들은 안다
그 속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말이다..
밥을 먹고 수다꽃을 피우던 그들은 하나 같이 가방을 부스럭 거리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일제히 꺼낸 약 봉투를 보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배꼽을 부여잡고 눈물이 날듯이 웃었단다..
웃어서 난 눈물인지..
정말 눈물이 난 것인지 모를 그런 눈물이...
딸 아이를 떠나 보내고 난 후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게 건냈던 얘기를 그대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집을 떠나 있던 서울 유학시절
말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누런 세로줄 편지지에
외워도 될 정도의 간단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 오곤 하셨다
별 일 없냐는 안부의 글 한 줄
얼마간의 돈을 보내니 아껴 쓰라는 말씀..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마지막으로 몸 건강히 잘 있으라는 당부의 말씀..
비록 짧은 글 이었지만
그 행간엔 딸을 향한 애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지금의 나와 비교하면 난 아직 쿨 하지 못하다
열심히 하고 아껴쓰라는 말 뒤엔.
속엣말이 더 많은 뒤 끝 있는 엄마 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엄마도 하고 싶은것이 많단다...)
(네 인생이 중요하듯,, 엄마 인생도 중요하단다..)
지금에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하게되어 편리하기 그지 없지만
어쩌면 우리는 그리움을 그리워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핸펀으로,,
네이트 온으로
화상 통화로,,
얼마전 오랫만에 전화가 왔다.
그래봐야 사흘~~
잠깐이긴 했지만 갖고간 전화기도 불통,,
갑자기 절벽에 서 있듯 막막했었나 보다..
안절부절 우울했었다 한다..
아니,외롭다 울먹였다,,
거미줄 처럼 연결된 모든 소통 방법이 중지된 상태이니
단 며칠의 시간도 견디기 어려웠던듯 하다..ㅎ
나 역시 어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제일 먼저 체크하는것이 핸.펀이니..
뭐든지 편리함에 길들여 지면 그것은 공기와 같아서
호흡 정지가 된것 마냥 패닉 상태에 빠져 버리는것 같다..
어쨋거나 그 해프닝 후
구닥다리 엄마가 다둑거리며 한다는 말이
네가 언제 외로워 보겠니??"ㅎㅎ
깊어 가는 가을에 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 하고
외로움과 친구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단다
어딜가나 행복,,행복,,,행복을 주문처럼 외운다.
분명 행복하게 사는것이,,
행복해 지는것이 우리들 최고의 善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행복 전도사로 지칭 되었던
최윤희씨가 우리에게 준 충격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그 소식을 접했던날
하루종일 우울 했었다..
개성있는 스타일에
걸직한 사투리의,,좌중을 휘어잡는 입담의 그녀가 쏟아 놓는
많은 행복 이야기가 허구였단 말인가?
누구에게나 나 이상으로 보여 진다는것은
분명 짐이고,, 마음의 비만증 같은것이다..
나 아닌 나를 메꾸기 위해 때로 가식도 동원 되어야한다
그런 나를 보는것이 떄로는 싫기도,버겁기도 할것이다..
최윤희씨도 그렇지 않았을까?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육체적 고통이 심했겠지만
그것보다 비춰진 다른 최윤희를 끌고 다니기가 얼마나 버겨웠을까
갓난아기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쉬이 울음을 그친단다..
넘어진 아이도 주변을 둘러본 뒤
보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먼지 묻은 옷을 툭툭 털고 일어 난단다..
그러나,,
누군가와 눈길이 마주치면
그때사 와앙~~ 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법이다
아,,
이 이율배반적인 행태여,,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어 안달하는 마음과
그 인정 받음이 짐이되어 허덕이는 또 다른 자신과,,,
현대인들의 맹점이 아닐런지..
그래서 외롭다 컴.앞으로 모여들고
일면식 없는 그들을 향해
사랑을 갈구하는것이 아닐까?
인기 있는 드라마도 제 걸음으로 가기가 힘든법이다.
시청자의 입맛에 따라 살리기도,,죽이기도,,
그리고 늘리기도
애초에 생각했던 주제를 벗어나 지리멸렬한 얘기로 끝나지 않던가,,
어느 누군들 떠나간 그 녀의 삶 앞에서
나는 그렇지 않다 당당하게 말 할수 있을까
다이어트 최고의 방법이 근력을 키워 지방을 태우는 힘을 기르는것이듯
마음의 비만증을 치유하기 위해선 마음의 근력을 키워야 되겠거니..
아무나 잡고
외롭다,,외롭다..
투정 부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외로운 것이 당연하다는 시인의 말에 한 편 위로 받을수 있다는것이....
"울지마라~""
"외로우니까,,사람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