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연못바닥 제가 지난 여름 한국을 다녀온 후 처음으로 나선 '커피마시기'
일단 집을 나선 후.
눈에 잡히는 길로....
마음에 잡히는 동네 혹은 산으로....
그저 내키는 그어딘가로 향하다가....
마음에 드는 Bar 한 곳 만나면 들어가서 향 짙은 에소프레소 커피 한잔 마시고 오기.
이게 연못바닥 저희 세 식구가 불현듯 나서는 “커피마시기” 랍니다.
오늘은...
시내 외곽으로 빠지다가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간판을 보고는 제가 일케 외쳤습니다.
"오늘은 사람들 복작거리는 곳으로 가자! 커피 마시러!"
"왜?"
"클수마스 가까워 오면 이길 음청 복잡할기거등?"
"그래서?"
"그니까 조금 미리가서 한번 쭈욱- 둘러보자는 얘기징--"
"그래! 가자 엄마!"-(요건 아들 아이 대사^^)
"그 안에 커피 회사마다 상주하고 있는 Bar도 무쟈게 많겄다 글루 가자"
"그러지 뭐!"
그렇게 도착한 쇼핑센터.
한국은 백화점의 빌딩이 층으로 높~게 되어 있다면...
이탈리아는 단층 혹은 높아야 2층으로 아주 너얼~~~께 펼쳐져 있습니다.
땅떵어리가 넓어서 그런가?^^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들어가니 이렇게 자동차가 떡-하니 버티고 있더라는....^^

얘네들을 자세히 자알~보면?
어디선가 아주 많이 본 듯한...
아주 눈에 익숙한 넘일겁니다.
그렇습니다.
얘는 그이름도 유명한(?) 마티스!
원....쇼핑센터 아이쇼핑 하다하다 자동차까지 아이쇼핑을 하라는 건지....
상점들 사이 복도에 절케 무슨 물건 놓여있듯 놓여있더라는....ㅋㅋ

빵빵한 엉덩이에는....
왼쪽에는 마티즈 오른쪽에는 시보레 로고를 달고 있습니다.
GM대우와 시보레는 또 뭔 상관인거죠?
시보레가 제네럴모터 회사 자동차인가요?
자동차 계보라는 게 워낙이 복잡해져서리.....
그래서 걍 패쑤---^^

광고문구 잔뜩 매단 문짝.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GPL^^
가스 겸용이라면 유지비 하나는 엄청 줄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다지요?(뭔 상관이래니? 살것도 아니믄서?^^ㅋㅋ)
마티즈가 들어갈 만 한 크~으다란 쇼핑백을 구하지 못한 관계루다가^^ 마티즈는 그냥 저 자리에 얌전히 놔두고^^ ㅋ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온통 붉은색 톤으로 뒤덥힌 매장들.
아직 한 달이나 남았지만 이미 그곳에는 크리스마스가 와 있었습니다.

그리스마스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트리.
예쁜 장식들을 매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하나같이 다 웃는 얼굴이여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냥 미소가 저절로...빙그레...슬그머니 지어지는 거이....!^^

전자 저울이 고장 나서 차라리 바늘로 된 저울을 하나 사볼까!
바늘 저울치곤 참 클래식한 모습을 지녔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바로 그 옆엔 진짜루 클래식한 저울이 놓여있더만요^^ㅎㅎㅎ
오른쪽에 손을 올려봤는데 왼쪽에 앉혀져 있는 저 청동 보울이 의외로 꽤나 묵직하드라구요.
정확한 계량을 위해선 엄청난 공을 들여야겠지만...
하나쯤 집에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더랬습니다.
그냥 생각만이요^^

포크-나이프-스푼
삼형제 세트.
재미있어서 함 찍어 봤어요.
쟤네들 양쪽 팔이 레고처럼 빠져요.
요건 아들 녀석이 일곱 살이기만 했어도 냉큼 집어 들었을 거 같아요.
허나 덩치가 산만해서 쪼꼬만 엄마를 가차없이 매미로 만들어 버리는 꺽다리 아들 녀석에게 사주기는 쫌 너무하지 싶어서 요것도 그냥 보기만 했슴돠~~~^^
근데 연못바닥!
스푼안에 너 있다!(이 동건 버젼^^ㅋㅋ)

그냥저냥...이리저리...실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오늘 골라 잡은 곳은 일리빠^^
빨간색 illy 마크가 빨간색 크리스마스 리본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암튼 갖다 붙이기는^^ㅋ)

일요일이라 사람들 참 많습니다.
엄마 아빠 따라나선 꼬맹이들은 콜라 사내라고 난리를 치고....
12월이면 열 세살이 되는 아들 녀석은 그래도 좀 컸다고^^ 콜라대신 "레드 불" 사내놓으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드라구요^^ㅋㅋ
김빠진 가스명수 같은 그 맛이 무에 그리 좋다고....

에소프레소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제가 산 트리 장식을 꺼내서 두 남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연못바닥의 남편아가 한 소리 합니다.
"꼭 너 같은 걸루 골랐다!"
"그 말인즉슨 내가 얘네들처럼 구엽다는 말?"
"끄응~~"
대화는 그쯤에서 종결되었다는.....ㅋㅋㅋ

옆 건물에 있는 IKEA로 잠깐 이동.
또 다시 어슬렁 거리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이것!
가짜인가 싶어서 만져보니 오잉---
진짜더라구요.

목화 솜!
이게 대체 몇 년 만에 보는 거인지....
저 목화 솜의 씨앗을 빼시고 이불 만드신다고 솜 틀러 가시던 할머니 생각이 다 나더라구요.
마치 할머니를 다시 뵌 것 마냥 어찌나 반갑던지요!^^

이케아를 들른 건 순전히 아들 녀석 때문이었습니다.
이케아 레스토랑에서 파는 이 밋볼때문에요.
뭐 그리 특별한 맛도 아니구만서도....
그 식당에서 먹으면 뭔가 특별한 맛이 나는 건지....
녀석은 이 밋볼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점심과 저녁의 어준간 한 시간인지라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어요.
저녁시간에나 다시 열 터인데....
저거 먹자고 기다릴 수는 없고 해서 그냥 냉동 한 봉지 샀습니다.

이케아 레스토랑에 앉아서 먹지 못하는 걸 못내 아쉬워하는 녀석.
결국 집에 가서 엄마가 똑같이 해주마!
그렇게 큰소리를 탕탕--
뭘 믿고 그리 큰소리를 탕탕----?
이힝--^^
레스토랑에서 밋볼에 얹어주는 소스와 쨈을 녀석 모르게 슬쩍 샀죠!

집에 와서 밋볼은 간단하게 전자렌지에 휘잉~~ 돌려주구요.
소스는 물 적당히 부어서 걸죽하게 끓이고.
잼 한스푼 덜어서 이케아식 세팅으로 저렇게 놔주었더니만.
"와우-- 우리집이 이케아 레스토랑이 되었네! 고마워 엄마. 난 엄마가 내 엄마인 게 너무 좋아!"
이러면서 아주 맛있게 먹어주는 녀석.
거참!^^
우짜든둥....
아주 작은 일에도 늘 고마워하고 기뻐하고 행복해 해주는 너.
그런 너 때문에 엄마도 차암 행복해~~~!
엄마도 네가 엄마 아들인 게 너무 너무 좋아~~~^^
이렇게 성탄절을 꼭 한달 남겨두고 있는 11월 25일의 연못바닥 저희 집 일요일은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요?
목화솜 한 가지....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
몽글몽글 부드럽고 하얀 저 솜을 살짝 만져보면요?
그 안에서 씨앗이 만져진답니다.
아주 단단하죠.
2007년....
지금껏 부지런히 살았는지....
열심히 살았는지....
그래서 저 목화씨처럼 단단한 열매를 과연 얼마나 맺으면서 살았는지....
곰곰히...찬찬히...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아! 근데....
거시기....
저기요?
아무래도 생각은 내일부터 해야할까 봅니다 ^---------------------^
오후 내내 걸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프고 고단해요~~~
그래서 오늘은 이만 쓰러집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