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향살이 몇해런가'란 애처러운 노래를 생각해 보며 나도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잠깐 다녀온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거의 2년이 되어간다.
누구나 타향살이하는 중년분들이라면 내 생각에 아마도 이노래를 한번씩은
흥얼흥얼 해보셨을것 같다.
남들에 비해 어린나이에 미국에 와서 그래도 이제 오래된 외국 생활에
익숙되어 고향이 잊혀질법도 한데 해마다 나이가 들면 더 들수록 난 더 한국
부모님을 비롯 마냥 그립기만하다.
특히나 이곳에서 보기 드물고, 없어서 못먹는 음식을 생각하며 한밤중에
군침만 삼킨적도 난 여러번 된다.
그래도 한국같다 온 처음 한 일년은 괜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년이
지나가면서 부턴 자주 난 한국집이 그립고 먹고싶은 음식은 또 왜이리 많은건지!
그중에서 요즘 내가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을 손꼽아 보라면 아마도 난 여기서
찾기 힘든 청국장을 제일 먼저 손 꼽을것 같다. 왜냐면 아마도 이번 초여름 으로
기억된다. 내가 잘가서 들여다 보는 한인여성을 위한 미국 한 사이트에서 어떤분이
맛있게 직접 만든 청국장을 쿠킹방에 올려 놓은걸 '고문이 따로없네'
라고 보며 군침만 또 꿀꺽 다셨다. 그날 이후로 가뜩이나 먹고 싶었던 청국장
유난히 더 그리워졌다. 한국에 언니와 잠깐 통화했을때 그것 만들기 쉽다며 레서피
찾아 준다는걸 아마도 언니가 바쁜지 아직 레서피를 풀지 않고 있다.
그러던중 얼마전 난 오래간만에 한국마켙에 갔다. 냉동고 앞에서 뭘사볼까 우물쩡거리고
있는데 "이 브랜드 다 맛있어. 학생들한테 정말 인기 많아" 하는 주인 아주머니와
도우미 아주머니가 서로 주고 받는 대화가 내귀에 '반짝' 들렸다.
난 "뭔데요" 하며 들여다 보았더니 처음 들어 보는 이조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청국장찌개...
난 청국장을 보는 순간 눈이 땡글해져서 나도 얼른 하나 집어왔다.

그리고는 집에와서 신나서 빨리 시식해 볼려고 만들기 시작했다.
청국장찌개 봉투를 뜯어 냄비에 담는 순간 반갑게도 구수하게 확~ 풍기는 청국장 냄새
아직도 양념 잔뜩 뭍어있는 빈봉투 그대로 버리긴 아까워 쬐끔은 궁상스럽지만 그래도 물조금 더 넣어 한번 후루룩 헹구어 양념물 더 냄비에 붇고 냉장고에 남은 두부 반모와 김치조금과 파 송송 더 썰어서
난 이왕이면 두고 두고 좀 더 먹어보려고 애쓴다.

그리고 맛있게 끓은 청국장찌개를 드디어 "이게 정말 얼마만이야! 하며" 밥 한술과 꾸~울꺽 먹는
그맛이란 "아! 나는, 바로 이맛이야! 그래, 바로 이맛이야!"를 혼자 외쳐되며
정말 모처럼만에 만족해하며 맛있게 먹은 기억이 너무도 생생하다.
사실 난 이 청국장은 내가 잘 가는 미국 사이트에 반가운 마음에 혹시 타향에서 나처럼 이런 마음 갖으며 안타깝게 밤 설친 분들을위해 이렇게 해서라도 대리만족 하시길 바라며 또 공유하고 싶어 쿠킹방에 올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우리처럼 아쉬울것 없이 아무때나 잘 드실 한국 82cook에 올리기는 내가 직접 만든것이 아니라 부끄러워 올릴 생각조차 않했다.
그런데 82cook에 새로 생긴 좋은 코너 뭘사다먹지? 홍보겸 9월 이벤트 행사 공지를 읽으며 난 반가운 마음에 내가 맛있게 먹어본 이조 청국장은 정말 대리만족으로 강추라고 외치며 난 이조 청국장찌개에 한표 던진다.
ps. 이 글을 쓴 본인은 이조식품 회사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