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배추를 심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게 올바른 방법일까?
가을이면 어김없이 배추와 무우를 심는 것은
김장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판매를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닭들의 겨울먹이......
올해는 배추 600포기와 무우 800개를 심었는데
10월중순경에 보리와 밀을 심어 그 새싹과 함께 닭먹이로 사용을 해도
300수가량의 닭들이 겨울을 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냥 공장사료를 먹이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그렇습니다.
사람이 먹지 못할 것은 가축들도 먹어서는 않된다는 것......
바다생태계에서 상위포식자로 올라갈수록
중금속오염이 심하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한국계 미국기자가 참치캔만을 먹으며 버티는 실험을 하다가
의사의 권유로 실험을 중단한 적이 있더군요.
참치의 중금속오염이 사람에게 치명적이더라는......
완전식품이라는 계란도 그렇습니다.
영양학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공장사료를 먹인 계란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공장사료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표시조차 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산란촉진제가 들어가거나 골분이 들어가거나 표시의무가 없고......
(미 농무부의 광우병예방지침중에는 닭똥을 소사료에 첨가하지 마라
혹은 음식쓰레기를 소에게 먹이지 마라 등의 조항이 있습니다.
광우병 유발가능성이 있는 소의 골분이 가축사료며 음식에
이미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섭취한 닭들의 배설물이 강을따라 바다로 흘러들어
혹은 가축분을 바다에 투기해서 (지금은 금지되었지만)
그 속의 화학물질들이 바다생태계까지 오염시킨다는 사실......
우리가 흔히 값싸게 접하는 육류는 대부분 그렇게 생산됩니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자연과 인류의 미래를 담보잡히는 방식으로......
한편 우리가 풍요로운 밥상을 마주하는 그 이면에는
자연환경이 엉망이 되거나 말거나
인류의 미래가 어쩌거나 돈벌이가 최선책이고
힘없는 나라의 농민들의 등골을 쥐어짜서
자신들의 터질듯한 배를 채우고도 남아 애완견밥그릇에 던져주는
탐욕스런 거대 애그리비지니스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이런글을 쓰면서 항상 조심스러운 것은
혹여 친환경상업주의자의 글로 치부되지 않을까 싶은 점입니다.
소비자에게 겁을 주며 등을 쳐서 지갑의 돈을 토해내도록 만드는......
-하지만 저 하루 계란 100개 팔아서 돈버는거 별로 없습니다. ^ ^*-
우리사회의 경쟁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어 공존의 방향으로 나가야 하듯이
농업의 방식도 자연과 인류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마도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소비자의 행동인 것 같습니다.
소비자가 나쁜 먹거리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것들도 자연히 사라질테니 말입니다.
-에휴~ 새벽부터 돌머리로 어려운 글쓰느라 정수리의 머리털이 더 빠지게 생겼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