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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사진 없는 요리 이야기

| 조회수 : 4,232 | 추천수 : 2
작성일 : 2020-04-29 15:31:35
머랭 치다, 라는 전문 용어를 구사하시는 분께서 평균을 낮추신다 하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 진정한 평균 낮추기의 진수를 보여드리려고 글을 씁니다.

키톡 사진 올리기는 피씨에서만 된다는데 소유권이 제게 있는 저희집 최신 노트북은 온라인 학습 중이신 고딩이가 점거한지 오래라(이 얼마나 합법적이고 떳떳한 핑계인지~!! But 집구석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연식 있는 노트북 두어개는 애써 외면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제가 또 나름 양심적인 인간이라~) 키톡 초유의 사진없는 요리 이야기를 써보고자 했는데..했는데..(사진만 없는게 아니라 콘텐츠도 딱히 없을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스물스물..)

일단 코로나 한복판 3월에 남편 생일에 했던 갈비찜 레시피 풀어볼게요. 갈비찜 레시피야 널리고 널렸는데 굳이 왜 또냐고 물으시면 딱히 이유는 없으나 아마도 널리고 널린 레시피 중 최소한 두세번째로는 간단하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하지요. 냉장이든 냉동이든 하루 전날 핏물 빼는 작업을 해주고(저는 1시간 간격으로 4~5번)채반에서 물기 빼준 후 고기 100g당 간장 1Ts 설탕 1ts 고기 1kg당 양파 1개, 배 1/2개, 마늘 1통 갈고 맛술, 참기름, 후추 조금 넣어 다 섞어준 후 갈비찜할 냄비에 고기와 양념을 같이 버무려 하룻밤 김냉에서 숙성시킵니다. 다음날 아침에 끓이기 시작해서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약불로 오래 끓이면 끝이에요. 2시간 이상은 끓이고 중간에 뜨는 기름 걷어주면 뼈에서 고기가 분리될 정도로 부드럽게 익어요. 압력솥 쓰는게 번거로운 저는 그냥 바닥 두꺼운 냄비로 합니다. 사실 기름도 대충 걷어요. 그래도 맛은 있다고들..합니다^^

여기까지 썼는데 하루 세번만 부르라고 했건만 네번째로 부르는 엄마, 소리가 들려오네요. 들어보고 합당하지 않은 이유면 만원 내라고 미리 경고했으니 중요한 이유일거라 생각합니다만..그래서 평균 낮추기에 막대한 기여를 한 것으로 위안 삼으며 일단 물러갑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20.4.29 4:23 PM

    환영합니다. juju님~
    사진만 없지 고수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재료 모두 버무려서 하룻밤 냉장숙성!!!!
    간이 고기 잘배고 더 맛있겠습니다.
    갈비찜 비법 감사드립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고딩이 만원을 냈을까요?? 합당한 이유가 있는 부름일까요^^

  • juju
    '20.4.29 6:06 PM

    1도 합당하지 않은 이유라 만원 내라니 못낸다고 버텨 담주 용돈에서 차감 예정입니다만 순순히 승복할지는..;;;

    허접한 레시피를 비법이라 하시니 막 의욕이 돋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2. andyqueen
    '20.4.29 4:41 PM

    엄마를 부를수있는 횟수 하루에 세번만 ㅎㅎㅎ 그거 좋네요~^^ 세번 넘기면 미워할꼬야 ~~~ 갈비찜 레시피 유용하게 써볼께요 고맙습니다^^

  • juju
    '20.4.29 6:10 PM

    허접한 레시피이나 고기를 미리 삶거나 귀찮은 과정이 없고 맛도 괜찮아서 저는 이십년째 저렇게 하고 있어요^^

    하루 세번도 사실 고딩에게는 많은 건데 네번째 부르다니~;;

  • 3. 수니모
    '20.4.29 4:48 PM

    영화와는 또 다른
    글의 바다에 빠지는 맛이랄까요?

    바닥 두꺼운 냄비에 뭉근하게 오래 끓인 깊은 맛의 갈비찜처럼
    그림 없이 독창적인 콘텐츠도 이리 재미있군요.

    반가워요 juju님 ^^

  • juju
    '20.4.29 6:11 PM

    허접 레시피를 독창적 콘텐츠로 봐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4. 초록
    '20.4.29 5:10 PM

    ㅋㅋㅋ세번 좋아요
    저는 이거 남의편에게 써야겠습니다 ㅋㅋㅋㅋ

    갈비찜
    간단한거같지만 시간도걸리고 손도 가는요리지요
    먹는건 순식간 ㅠㅠ

    저도 연휴대비 고기좀 끊어 퇴근해야겠습니다 ^^

  • juju
    '20.4.29 6:13 PM

    맞습니다. 간단하다 썼으나 사실 기름기 설겆이까지 쉬운 일이 아니죠. 먹는 건 빛의 속도이고요.

    저희집 남의편은 호칭을 안쓰고 바로 본론이라 카운트 기준이 애매합니다만 그 쪽도 적용해보는 걸로..ㅎㅎ

  • 5. 고고
    '20.4.29 8:03 PM

    오호~
    상상력이 마구 펼쳐집니다.

    갈비찜 언제 만들어봤나 싶습니다.

    독거중년은 갈비찜사먹는 걸로^^

  • juju
    '20.4.29 10:00 PM

    티비 말고 책을 보라는게 상상의 여지 때문이지요 ㅎㅎ 허접한 레시피로 상상력을 펼치셨다니 감사하네요

  • 6. 블루벨
    '20.4.29 8:15 PM

    어제 우연히 유툽에서 백선생간단갈비찜 보고 음 갈비찜이 이리 쉬운 거 였어라고 만만하게 생각하며 주말에 고기를 사러 가 말아 하고 있었는 데..ㅋㅋ 글로도 충분히 맛있는 갈비찜이 상상이 됩니다.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갈비찜으로 시도해 보겠습니다.^^

  • juju
    '20.4.29 10:02 PM

    고수까지는 어림없고 그저 연식 있는 아줌마에요 ㅋ.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7. 항상감사
    '20.4.30 1:01 AM

    저는 밥만 주고 문잠그고 제 방에서 잘 안나갑니다. 민원 처리를 그때 그때 해주면 버릇됩니다 ㅋ 그냥 두면 지들끼리 알아서 어찌어찌 ....하든가 말든가 ...
    벌금이 꽤 크네요 저희집 벌금은 라면이에요 일주일에 먹을 수 있는 라면 갯수에서 깝니다. 아주 가~끔 잘하는 일이 있으면 라면으로 상도 줍니다. 저희집 통화, 영어로는 커런시 --;;;;는 라면인건가

  • juju
    '20.4.30 9:16 AM

    벌금 액수는 상징적으로 높게 책정했는데 안먹히네요. 설마 그러겠어? 엄마가? 이런..;;;

    라면은 저희집에서 언제든 접근 가능한 재화라 상벌로는 무의미할 듯 합니다^^

  • 8. NGNIA
    '20.4.30 6:29 AM

    주주님 레시피 감사합니다
    사진 없어도 좋아요! 글로 배우는 요리도 좋습니다
    잘 적어놨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 juju
    '20.4.30 9:18 AM

    제가 사진도 없는 키톡 글을 쓰게 하신 엔지니아님이시군요!! 머랭 치기라는 전문 용어를 구사하시면서 평균을 낮춘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진정한 평균 하락을 보여드리고자 무리수를 뒀습니다 ㅎㅎ

  • 9. ripplet
    '20.5.1 9:41 AM

    제가 신혼 때 제일 많이 도움받았고 지금도 애지중지하는 요리책이 장선용 선생님의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예요. 적지 않은 분량인데 사진 하나도 없고 편지 쓰듯 이야기체로 일관된 레시피인데, 그래선가 juju님의 글이 너무 친숙하고 쏙쏙 이해됩니다.
    평균 하락은 실패! 이런 간단한 레시피야말로 고수의 경지 아닌가요?

  • juju
    '20.5.2 9:17 AM

    아유..제가 요리책 쓰신 고수님 경지에 비할 바는 절대 못되는데 이리 따뜻한 댓글이라니요.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용기 내서 가끔 써보겠습니다.

  • 10. 송이이모
    '20.5.2 2:21 PM - 삭제된댓글

    하루 세번만 부르라는 말씀에 어느 초딩이 쓴 코로나협약서 끝말이 생각나요.
    "이 내용을 어길시에 피가 코로나올 것이다" ㅋㅋㅋㅋㅋ
    이것도 활용해 보시라고하면 너무 잔인한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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