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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응모]김치 국밥은 절대 싫어~!!

| 조회수 : 3,080 | 추천수 : 2
작성일 : 2006-10-14 15:54:30
초등학교 2학년때쯤 되었을까? 겨울 방학 때, 대구에 사는 사촌들이 잔뜩 놀러왔었다. 남산 타워도 가고, 여러 날을 사촌들과 함께 보냈지...
그런데, 갑자기 부모님이 일이 생기셔서 집을 며칠 비우시게 되고, 막내 이모랑 일곱명의 아이들이 우리 집에 남겨졌다.

이 날부터 우리들은 매 끼니때마다 김치 국밥을 먹어야만 했다.
미혼이었던 막내 이모 혼자서, 또 자기 집도 아닌 언니네 집에서 이삼일 동안 그 많은 아이들의 끼니를 혼자서 마련하는 것이 여의치는 않았을 것이다. 집에 있는 반찬만으로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니 말이다.
가장 풍족하게 있는 것이 김장 김치였을 것이고, 멸치 국물에 김치 풀고 밥 말아서 부글부글 한솥 끓이면 다른 반찬도 크게 필요없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어른이 되어 누군가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입장이 되니, 이제서야 막내 이모의 식단 선택이 이해가 간다..ㅋㅋ

다른 아이들은 잘 먹는데.. 심지어 여섯살이었던 내 동생도 군말 안하고 잘 먹는데... 이삼일동안 계속 김치국밥만 끓여주는 막내이모에게 난 반기를 들고야 말았다.

이모에게

"또 국밥이가? 나 국밥 안먹어!!!"

그러자 이모는

"니 안먹으면 밥없다!!!"

라며 협박을 했다. 난 이모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혼자 엄마 아빠 방에 들어가 문 잠그고, 엄마 아빠가 빨리 돌아오시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불 뒤집어 쓰고 한참을 엉엉 울었다.ㅋㅋ

음식을 차리는 입장이 된 지금도 난 사실 한 두끼 이상 같은 음식을 먹는 걸 꺼려하는데... 혹시 그때 받은 아픈 기억때문이 아닌가 싶다.ㅋㅋ 덕분에 현재 내 가족 구성원들은 한 두끼 이상 같은 음식은 먹지 않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ㅋㅋ

"김치 국밥~"

하면 그때 그 시절에 먹었던 김치 국밥 속의 크다만한 멸치 대가리와 김치 국밥의 냄새가 떠올라서,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절대 먹질 않고 있다. 아마도 평생 입에 대지 않을거 같은 예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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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긴팔원숭이
    '06.10.14 4:01 PM

    어 전 좋아하는데요...^^
    가끔 비오는 날 엄마가 끓여주셨는데..넘 맛있었어요..
    님도 한번 드셔보세요..어쩜 맛날지도 몰라요...ㅋㅋ
    님 글보니 오늘 집에가서 끓어먹어봐야겠네요..엄마의 맛이 날지는 모르겠지만요...

  • 2. 오월의장미
    '06.10.14 4:18 PM

    저도 김치국밥 좋아해요^^
    아마 경상도 음식인듯..어렸을때 그맛을 기억하며 전 아플때
    저혼자 끓여먹어요..그리고 한숨 자고 나면 몸이 거뜬해져요
    신랑은 꿀굴이죽같다며 절대로 안먹어요ㅜㅜ

  • 3. piggycat
    '06.10.14 4:32 PM

    저도 엄청 좋아해요... 한솥 가득 불어터진 밥알들...
    그냥 국에 밥말아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의 세계
    오빠는 그 문제의 멸치대가리와 김치 꼬다리때문에 (이름조합이 잘 어울리네요...ㅋㅋ)
    개밥-_-; 같다고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사실 먹는중에 잠시 자릴떴다 다시먹으려면 비주얼이..)
    저는 꼭 두그릇씩 먹었답니다...식은것도 잘 먹었어요..
    요새는 계속 떨어져서 혼자지내니 김치국밥같은거 끓여먹을 일이 없네요
    찬바람도 솔솔 불고 하니 정성을 가득 담아 다시한번 도전해보세요..국밥 리벤지 매치ㅋㅋ

  • 4. 나의믿음쭌
    '06.10.14 5:14 PM

    아~~넘 먹고프당~~김치국밥 이란 거창한 말대신...갱시기죽 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었는뎅...
    시원한 멸치다시 국물에 새콤한 김치...그리고 시원한 콩나물...떡국 있으면 떡국까지 넣어서...
    한냄비 끓이면 냄비 바닥을 보고야 말았는데...^^

    갑자기 넘 먹고싶어 지네요...
    겨울되면 한번 해먹어 봐야지...^^

    맛있는데 정말~~님 드셔보셔야 그 맛을 아옵니다~~!!

  • 5. 착한여우
    '06.10.14 9:31 PM

    아~~맞아요저두 경상도가 고향인지라 어릴때 그 갱죽.갱시기죽이란거 많이 먹었어요..언젠가부턴
    먹질않았지만..엄마도 해주시질않고..그땐 그게 ㅁ쟈게 맛있었는데...저흐집은 국수도 조금
    넣어 먹었답니다..김치랑 콩나물이랑 국수,,,정말 추운겨울에 그거 한그릇먹음 죽음이였는데..
    저두 올겨울에 예기억을 되살리며 한번해봐야겠어요....

  • 6. miki
    '06.10.14 10:37 PM

    저두 너무 먹고싶어지네요.
    멸치로 끓여도 맛있고 엄마가 대구살 넣고 끓여주는 김치국밥이 너무 먹고싶어지네요. 맞아요 국수도 넣으면 너무 맛있지요. 어쩌나 우리집 신김치가 없는데,,,

  • 7. 불루
    '06.10.14 11:14 PM

    지금도 친정어머니가 오시면 가끔씩 끓여 주신답니다..
    날도 쌀쌀하고.. 마땅한 반찬도 없을땐 정말 최고의 음식이라죠..^^
    참 근데 저희 어머니는 국밥이 아니라 밥국이라고 하시는데...;;

  • 8. 비안네
    '06.10.18 11:03 AM

    친정이 경상도지만 갱죽.마흔이 훨넘어 처음 먹었어요 이맛이구나 하면서~~
    그게 무슨맛이 있을라구 했는데.모양도그렇구
    그런데 지금은 아플때면 먹고싶어지는 갱죽입니다 오월의 장미님처럼
    커다란 뚝배기에 끓여 아이들과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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