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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정리한 얘기..
한 20년쯤 된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결혼하기 전 몇해동안 이런저런 괴로운 일이 많았어요.
저는 친구 일이니까 제 일처럼 많이 도와줬습니다.
한밤중에 자는데 전화가 와도 몇시간씩 통화해주고 그랬어요.
아무튼 그러다 괜찮은 사람을 만나니 친구도 안정을 찾고 밝아지고 그러더라고요.
정말 잘 됐다 여기고 있으니 결혼 날짜를 잡았어요.
결혼 며칠전, 청첩장을 준다면서 자기 회사쪽으로 오라더군요.
그때 제가 사정이 있어서 밥도 못먹고 갔어요. 사실 만나면 하다못해 분식이라도 먹을 줄 알았거든요.
친구도 계속 배고프다고 하더니 장을 봐야 한대요. 그래서 마트에 가서 한참 필요한 것들을 샀지요.
그러더니 청첩장 주고는 집에 빨리 가봐야 한다면서 저를 근처 버스정류장에 내려놓고 가더라고요.
그때 솔직히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밀려오네요...
사실 그때 이미 더이상 이 친구와 계속 마음을 나누기는 힘들겠구나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의 얘기를 귀담아 듣지 않아서 조금전 한 얘기인데도 다시 묻고 그랬거든요.
자기 얘기만 하고 남 얘기 잘 안듣는 스타일이라 결혼하고나면 안부나 가끔 물어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결혼식 직전에 그런 일이 있고보니 정말 정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때 당시에 최저임금도 못벌고 있었는데 20년 정을 생각해서 축의금 왕창하고는 연락 끊어버렸어요.
그러고나니 참 시원하더라는...
어디가서 이 얘기도 못하겠더라고요.
듣게 될 얘기들이 너무 뻔해서요.
오래간만에 82 들어와서 글 읽다보니 친구 얘기가 많아서 저도 보태봅니다.
그 뒤로 정말 소중한 사람들 챙기는데 더 신경쓰고 살아요.
1. ....
'11.2.17 9:44 PM (180.66.xxx.19)님의 맘 이해합니다.
저도 정리한 오래된 친구가 있어서요.
근데 님, 저정도 일만 가지고 정리하신건 아니죠?
친구가 당시에 정신이 없을수도 있었다고 이해할수도 있었잖아요?
저는 몇년을 끌다가 정리한 경우인데요..
정말 친한친구라면 조금 기다려줄수도 있지않을까요?2. 전
'11.2.17 9:47 PM (211.202.xxx.103)일주일에 두세번씩 아침 저녁 주말 시도때도 없이 전화해서 신세한탄에 남편 시누 뒷담화에
고부갈등까지 시시콜콜한 모든 얘기를 저와 나누고자 하던 20년 친구를 끊었어요....
행여 전화를 안받으면 하루에 10통도 해요. 너무 힘들어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멀리 했더니
뭐가 그리 바쁘냐고 삐지고...우리가 연인 사이도 아닌데 뭘 그리 매일 전화하고 안부묻고 해야
하는건지...정작 제 베스트프렌드는 서로 바빠 한달에 한번 전화해도 늘 미안해 하고 사는게 바빠
연락도 못하고 산다 서로 이해하고 반가워하고 하는데 왜 이친구는 이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사실 인연끊을 이유까진 아닌데, 어느날 이친구가 너무너무 화가 난 목소리로 밤 11시에 전화를
했더라구요. 왜 연락 자주 안하냐고...그래서 좀 냉랭하게 지금 너무 늦은 시간이니 내일 다시 통화
하자 했더니 화가 나서 전화 끊고는 그후로 연락 없네요...
저도 다시 하고싶지 않구요. 연락하게 되면 또다시 위의 일이 반복 될까봐...우정이 참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어 서글프기도 해요3. 지나가다
'11.2.17 9:50 PM (211.117.xxx.84)인터넷 그만하려는데 덧글이^^
....님 사실 여기에 적은건 정말 빙산의 일각이에요.
오랜시간 참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저 친구한테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러다 내려진 결론이 자기 필요할때만 찾는 사람인가보다..
그러던 차에 저런 일을 당한거죠.
그리고 본문엔 안썼는데 친구 결혼 뒤에 제가 굉장히 안좋은 일이 있었거든요.
헌데 와보지 않더라고요.
아마 그때 결정적으로 더이상은 우정을 지속 못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할까요?
지금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4. 매리야~
'11.2.17 9:51 PM (118.36.xxx.101)어렸을 때
뭣 모르고 같이 고무줄뛰기 하고 군것질하던 친구가
가장 맘 편하고 부담없었던 것 같아요.5. ..
'11.2.17 9:54 PM (115.23.xxx.223)이유가 나와 있네요.자기 얘기만 하고 남의 얘긴 안듣는 스타일...이런 사람하고는 친분을 유지하기 힘들어요.오직 자기 생각뿐이죠.정말 친한 사이라면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주고 그래야 하는 거죠.힘든 결정을 하신거지만 저는 잘하셨다고 생각돼요.
6. 지나가다
'11.2.17 9:58 PM (211.117.xxx.84)전님,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허구헌 날 그러면 너무 힘들지요.
내용을 보니 그분과는 소통한게 아니고 일방적으로 하소연만 들으신거 같아요.
그런 일이 일상이 된다면 그 누구도 우정을 지속하기는 힘들 거예요.
매리야~님, 나이를 먹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
시간이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그런 친구를 갖는다는게 점점 더 어려워지네요.7. 매리야~
'11.2.17 10:11 PM (118.36.xxx.101)그러게요..원글님.
저는 친구라고 대했는데
정작 친구는 필요할 때만 나를 친구로 대하면
그것만큼 서운한 게 없지요.8. 지나가다
'11.2.17 10:21 PM (211.117.xxx.84)..님,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스타일은 친구로서는 최악 중에 하나인거 같아요.
아마 어떤 분이든 이런 친구나 지인이 주변에 꼭 한 명 이상은 있으실 거예요.
제가 사회에 나가서 참 좋은 친구를 얻게 되었는데, 그 친구의 베프와 몇번 만나게 됐어요.
헌데 이 베프가 딱 이런 사람이더라고요. 만나는 내내 자기 얘기만 계속..
그래서 제가 나중에 친구한테 물어보니 자기는 거의 얘기를 듣기만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나중에 어찌하다가 친구의 베프하고 둘만 있게 됐을 때 제가 넌지시 얘기했어요.
상황을 보니 참 얘기를 많이 하던데 친구 입장에선 들어만 주는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그리고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그랬더니, 친구라면 당연히 그래야 되는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정작 친구의 얘기를 얼마나 들어주는지 생각은 전혀 못하는거 같았다는..
아, 그렇다고 두 사람 사이가 잘못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 역시 친구를 내가 필요할 때만 찾지는 않는지 유념하며 살아야겠습니다.9. 지나가다
'11.2.18 3:25 AM (211.117.xxx.84)소중한 덧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10. ^^
'11.2.18 1:20 PM (211.41.xxx.155)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정리 잘 했습니다. 참고 내가 진심을 보여주면 알겠지...하지만 전 부처가 아니더라구요. 그냥 아니다 싶을땐 쳐내는게 내 속 덜 상하고 정신건강에 좋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