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편의 역활 어디까지 기대하세요?

부부사이 조회수 : 1,052
작성일 : 2010-12-29 09:08:01
맞벌이 부부입니다.
동갑이고요.
제가 직장생활은 훨씬 오래했습니다.

가진것없이 시작한지라서,
그만둘래야 그만둘수없는..좀 생계형 비슷하게 바뀌긴했는데,
그 돈이라는것이 절대적인건 아닙니다.

올한해 둘다 너무 바빠서,
저는 집에오면 9시
신랑은 ...거의 12시 1시,,
특히나 남편은 아이얼굴 평일때는 거의 못봤고,
(아이가 자기가 일찍자서 아빠얼굴을 못봤다고 하더군요..에고.)
그리고 주말에도 남편은 거의 나갔어요.
거의 수개월을 싱글맘 컨셉으로 살았습니다.
제가 운전을 못해서 .. 불편함이 컸고,
주말에도 저도 좀 쉬고싶은데 ..상황이 이러니, 저도 힘들고,
신랑은 신랑대로 힘들고..

어찌되었던 그렇게 열심히 해서인지,
나름 회사에서 인정도 받았고,,
또래 직급들보다 연봉도 좀 많은듯하고..
네 고마운일입니다..

그리고 요 몇주..
다시 주말을 함께하고 평일도 예전처럼 늦지는 않아요.
한 9시..10시정도..
그런데 이게 눈앞에 있으면서,
집에오면 컴퓨터를 향해있다거나, 본인책을 읽습니다.
네 이해해주고싶어요.
본인은 회사에서 인터넷도 사적으로 못보기도하고 쉬고싶을테니까..

아이가 5살인데... 아이랑 올인해서 있어주는시간이 거의없습니다.

이게 바빠서 늦어서 오면 그런가보다라고 이해하던일들이,
어떻게 저렇게 오자마자 컴앞에 있을수있지.
아이는 보지도 않을수있지라는..원망으로 바뀝니다.

얼마전에는,
엄청나게 화도 한번내더라고요.
자기도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풀때가 필요한데, 그걸 주지 않는것같답니다.
돈버는 기계처럼 느껴진대요..(네 그럴수있어요..그런데 저는 그런생각 별로 해본적없습니다..)
그래서 좀 즐기고살고도 싶은데 너무 빡빡히 사는것같답니다.
이해해주고싶어요..진심으로.

저는 아이가 깨어있을때는,
그렇게 컴에 앉아있을수가없는데,
주말에 1-2시간정도 시간을 주면..그리고 아이가 잠자고있을때 실컷하면 되는건 아닌지
말하면... 얼마나 무섭게 쳐다보는지..

제가 전업주부라면,
오히려 맘이 편할것도 같습니다.
제 마음한켠에 나도 똑같이 벌고 나도 똑같이 늦고 나도 똑같이 피곤한데
왜 이사람은 나만큼 육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걸까 원망스럽니다.

청소도 시킨지 오래되었고요.
(저도 뭐 열심히 하는편은 아닙니다만)

그냥 제가 바라는건,
퇴근하고 돌아오면
온전히 20분 30분이라도 아이랑 눈을 마주치면
신나게 놀아주면 좋겠는데,,, 아이를 사랑하는건 알지만
너무 오랫동안 그리하지 않아서 그런지..
워낙 스타일이 그래서 그런지(어려서부터 책을 읽어주기보다는 자기 책을 읽으면서 옆에서 지켜보는스타일)
제가 요구하는것들이 그사람은 싫다고합니다.

저혼자만 바둥바둥하는것같아서,
아이한테까지 짜증을 내게되고..
그럼 남편은 아이가 힘들게 하냐고 합니다
자기가 근본원인인데 말이지요..
그저께 어제 ...남편에 대한 원망스러운 마음과 함께,
아이도 잠을 안자고 계속 뭔가를 요구해서..제가 순간 폭발하여,
소리한번 지르고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우는 이유를 정말 모르는걸까요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걸까요.
분명 내가 말하면 싫어할거 뻔하지만,
오늘 출근길에.. 회사일로 힘든것처럼 여겨지는것같아서,
회사는 힘들지 않아..다른게 힘들지..라고 말하고,
아이와 노는부분,,,에 대한 아쉬움...살짝 말하려는데
그의 표정이 몹시 무섭게 일그러졌습니다..

네..
말해봤자 고쳐지지 않으리라는것을 ..
성인인 그남자를 고치려한게 잘못이란것을..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고 아이와의 관계만이라도 나만이라도
아이에게 절대적일수있도록 해야하는데
아직 제가 수양이 덜 되었나봅니다.


제가 두려운건,
자주 보지도 못하는 아빠가,
가끔 혼날때만 다가오는 아빠가,
와도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아빠 자기 책만 읽는 아빠가
아이에게 어떤 존재로 자리잡혀있을지.
그리고 이사람도 ...훗날 외롭지는 않을지..뭐 그런..

제가 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이런게 아니였는데,
바쁘고 본인이 스트레스 받는다는 이유로,
그냥 일만 하는 전형적인 아빠들의 모습으로 그도 변하고있다는게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이야기해봤자,
그사람은 더 반발할테고,
이해못한다고 날 원망할테고,
저는 그런 그를 또 원망할테고...

이렇게 그와 내가,
멀어지는것같아서,
사랑하게 되는 마음이 옅어지게될것같아서,
그리고 서로를 미워하게될것만같아서
그게 가장 무섭고 ....두렵습니다.

.
추신..아이와 전혀 교감하지않은것은 아닙니다. 가끔 같이 뭐 만들어달라면 만들기도하고 책도 읽어달라면
        책도 읽어주고... 키즈카페도 데리고다니고..
        그런데 그 모든것이 수동적이라는것..... 어렵습니다.
        자발적 아빠는 그렇게 어려운걸까요..


IP : 211.45.xxx.1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호짠
    '10.12.29 9:19 AM (58.76.xxx.87)

    힘내세요.
    그러다 글쓴님이 지칠수도 있어요. 상대방에 따라 대처 방법을 달리 해야 겠지만 지금 이런 상황을 남편분께 꾸준히 얘기해야 된다고 봅니다. 넘 상대방 배려 하다가 생긴 님의 상처는 어쩌시려고...

  • 2. 비단결되고파
    '10.12.29 9:36 AM (115.126.xxx.45)

    성인인 남자라도 잘못된건 고쳐야합니다.
    그게 왜 원글님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예요. 말로 어려울땐 다른 방법을 써야죠.
    책 좋아하신다면서요~
    아빠들 정신차리게하는 육아서, 아동심리책들 많습니다.
    사다가 앵기세요.

  • 3. 저도
    '10.12.29 9:52 AM (222.236.xxx.241)

    그런 남편을 두어서... 공감이 가네요..
    바쁠때는 바빠서 일찍 들어 와서는 머리가 복잡해서.. 아들 둘인데 잘 안놀아주는 아빠지요.. 하나일때보다는 둘이되니 조금 낫긴합니다. 커가면서 좀 나아지는 것도 있고요..
    집에와서 2시간30분 온전히 아이만 바라봤으면 좋겠다는건 아직은 좀 욕심인것 같고요. 처음부터 많은 걸 바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시간을 정하시고 처음엔 30분이라도 아이만 보고 놀아주는 걸로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놀다보면 가끔 한시간 되기도 하고 못(?)놀아주는 날도 있기도 하지만.. 천천히 시작하시는게 제 경험상 좋은것 같아요.

  • 4. ..
    '10.12.29 10:06 AM (211.45.xxx.170)

    님...2시간30분을 바라다니요...
    20분 혹은 30분이였답니다...흑흑...
    저도 그방법을 해봤지요...시간을 정해서 단 20분만이라도..
    전 그렇게 큰시간은 바라지도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남이 자신의 삶을 조정하는것같아서 싫답니다..
    자기가 하고싶을때 한대요..
    여하튼 답변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 5. 헐..
    '10.12.29 1:39 PM (211.246.xxx.200)

    저두 남편한테 무지 불만이 많은 편인데 이 글 보니 우리집은 양반이네요.. (죄송..)
    육아도 나누세요.
    전 전업할떄는 남편한테 요구하는 게 없었지만, 지금은 맞벌이라 많이 요구해요.

    밥먹이고 옷입히고 목욕시키고 데리고 나가서 놀아라..

    아빤데 그 정도는 해야하는 아닌가요.. 엄마만 부모인가..

  • 6. 미르
    '10.12.29 6:31 PM (121.162.xxx.111)

    "역활"---->"역할"

    전 남편인데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마음만은 아내를 도우고
    아이들과 함께하고픈 사람입니다.

    만날 잔소리를 듣지만..

    문제는 빨래, 청소, 밥 이런게 매 일상 돌아가는 일인데
    그게 내일로 와 닿지 않는거예요.
    그렇다고 딴일(오락, TV, 인터넷 등)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애들과 북닥거리죠.

    남자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잘 안나오는 건
    명백한 사실이예요.
    저도 주중에 요리학원 다녀볼까? 한던 생각만 4년째.....
    여보!! 미안해.
    올해는 꼭 요리를 도전해 볼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7513 파우더 안바르고 비비크림만 바르는 분들도 색조 눈화장 하시나요? 2 *** 2010/12/29 1,000
607512 개포동 글은 진짜 아우~~ 16 아우 진짜 2010/12/29 1,514
607511 저 좀 도와주실수 있을까요?ㅠㅠ 10 부산녀자 2010/12/29 963
607510 어제 모병제 월250만원과 공무원월급 7 ..... 2010/12/29 968
607509 미샤주문하려고 하는데, 잘 사는걸까요? 1 조언부탁요 2010/12/29 727
607508 1 인당 밥값 300,000원(0도 많구나) 짜리 밥은 도대체 어떻게.. 2 .. 2010/12/29 930
607507 쥐식빵 논란 수사 급물살…거짓진술 정황 포착 6 그럴줄알았어.. 2010/12/29 1,117
607506 쿠팡, 티몬 등 할인쿠폰 유효기간이 지났는데..TT 1 ** 2010/12/29 705
607505 사랑하길 잘했어 1 아침드라마 2010/12/29 279
607504 구룡마을 문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1 개포동 2010/12/29 549
607503 한살림 두유와 토들러조제분유- 어떤게 나을지요? 3 성장 더딘 .. 2010/12/29 372
607502 아침에 기어서 출근했어요 1 황금송 2010/12/29 727
607501 뜬금없는 아들생각 1 어미 2010/12/29 374
607500 눈 올땐 어떤 부츠가 좋을까요? 1 아동부츠 2010/12/29 340
607499 정말 생긴대로 논다더니 그 말이 딱 맞네요 8 ... 2010/12/29 2,047
607498 오세훈 " 학교가 밥 먹는 곳이냐?" 20 에구 갈수.. 2010/12/29 1,880
607497 생김이 많은데요 2 2010/12/29 241
607496 핸드폰 들고 집전화로 핸드폰 애타게 찾았...ㅜㅜ 4 한손에 전원.. 2010/12/29 342
607495 초5인데요 워드자격증 꼭 따야할까요? 4 컴퓨터자격증.. 2010/12/29 670
607494 저번에 정용진이랑 다퉜던 문용식씨 책나온다네요 3 문용식 2010/12/29 575
607493 양재코스트코나 가든파이브에 2 스키복 2010/12/29 441
607492 [매리의 외박중]의 실패 원인은 매리때문 아닐까요? 17 드라마족 2010/12/29 4,449
607491 새해 소망이 뭔가요? 2 소망 2010/12/29 209
607490 남편의 역활 어디까지 기대하세요? 6 부부사이 2010/12/29 1,052
607489 헤지스 세일때 살까 하는데 아가일 체크 가디건 어때요? 2 ^^ 2010/12/29 794
607488 안상수의 부덕의 소치라는 사과에 한 트위터에 올라온 글 11 . 2010/12/29 1,455
607487 왜 방앗간에서는... 5 ??? 2010/12/29 971
607486 어제요 내참! 2010/12/29 187
607485 2010년 12월 29일자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1 세우실 2010/12/29 127
607484 아이폰 82쿡어플에선 글쓰기나 검색이 안되는게 맞나요? 11 .. 2010/12/29 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