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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님- 김 위원장님 뭐하자는겁니까? (오마이펌)

바람풀 조회수 : 454
작성일 : 2010-12-18 23:22:46

현재 미국은 날씨도 춥고, 경기도 춥고, 마음도 추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로 최악의 불경기라는 미국 땅에 사는 한인 교포들은 그런대로 잘들 견뎌내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사는 플로리다 지역 동포들 가운데는 은행 차압을 당해 거주지를 옮겨간 분들도 많습니다.

얼마 전 마이애미에 간 적이 있는데요, 어느 곳에 들렀더니 건물이 기역 자로 꺾여 있는 플라자에 들어 있던 20여 개의 가게 중 한인 가게를 포함하여 3곳만 달랑 남고 모두 휑뎅그렁하게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정말 착잡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경기가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간절하지만, 좀처럼 풀리지는 않고 여기저기서 압류를 당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리고 있는 데다, 내년 말까지 현재의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미국인들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이런 판에 본국에서 흉흉한 소식들까지 들리니 몸도 마음도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북이나 남이나 '할 테면 해 봐라, 그래 한판 붙자고!' 식의 얘기들이 난무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동포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사무실이 들어 있는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고 미군으로 한국에서 파병근무를 했다는 두 명의 백인 아저씨들은 요즘 저를 만날 때마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문을 열면 마주치게 되는 주 하원의원 사무실의 보좌관 아줌마도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고 물어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인의 70% 가량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 것을 보면, 이들이 정색하고 질문하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으로 풋볼 장면을 보다가 이라크전 장면을 보던 상황에서 어느 날부터 한국전을 '구경'하는 상상을 이들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얼마 전 플로리다 중동부 도시 탬파에서 있었던 민주평통마이애미지역협의회 주최 평화통일글짓기 대회에서는 이 같은 우려와 불측한 상상들을 잠재우는 내용의 글들이 쏟아져 나와 잠시나마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뭐, 목적이 '평화통일 글짓기'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요즘 같은 '한판 붙자' 분위기에서 우리의 1.5세 또는 2세들의 입을 통해 민족의 한이요 염원인 '평화통일'이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오니 그 의미가 어느 때보다도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 민주평통마이애미지역협의회 위원들이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 탬파에서 열린 평화통일글짓기 대회에서 수상자들의 작품 낭독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
ⓒ 김명곤        
민주평통
특히 이날 발표된 글 가운데서 중등부 우수상을 받은 최정진양(12, 가명)의 글은 무거운 분위기의 좌중에게 웃음과 더불어 큰 교훈을 선사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이혼한 부부에 비교한 최양이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할 때면 다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엄마, 아빠와 이혼할 거야?"라고 묻곤 한다는 내용을 떠듬떠듬 읽어내는 장면은 저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에게 웃음과 더불어 큰 울림을 줬습니다.

최양이 쓴 글에서 영문을 한국어로 괄호 처리하고 영어식 표현 한 군데('갔다'를 '왔다'로 표현한 것)만 수정한 상태로 전문을 소개합니다.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중간 제목을 달았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말씀드리면, 최양의 엄마는 한국인이고 아빠는 한국에서 미군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미국인입니다.

내가 한국과 북한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2년 전 '평화통일글짓기 대회'를 통해서였다. 나는 솔직히 북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한국은 코리아(Korea)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때 글짓기 대회를 통해서 한국이 사우스(South)와 노스(North)로 나뉘어 있고 같은 민족이지만 다른 생각과 다른 생활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웃겼던 것은 2학년 때 내 담임선생님 미세스 바바라(Mrs. Barbara)가 "너 엄마는 한국인인데 사우스(South)에서 왔니, 노스(North)에서 왔니?" 물어보셨을 때 나는 자신 있게 "네, 노스 코리아(North Korea)에서 왔어요"라고 말했(던 것이)다. 나중에 집에 와서 엄마에게 물어보니 엄마가 당황하면서 "엄마는 당연히 사우스 코리안(South Korean)이야, 노스 코리아안들(North Koreans)은 여행도 자유롭게 못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어"라고 말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내가 열두 살이 되었는데 아직도 북한에 대해서는 그때보다 아주 더 많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 나라와 민족이 2개로 나뉘어서 지내는 게 마치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빠와 엄마가 따로 생활하는 가족 같은 생각이 든다. 엄마 아빠가 성격이나 생각이 달라 헤어질 때 자식들도 엄마 아빠가 결정하는 대로 따라가게 된다.

나도 가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내 친구 부모님들이 이혼하셔서 친구들에게 스텝 대드(step dad, 의붓아버지), 스텝 맘(step mom, 의붓어머니)이 생기고 어떤 때만 진짜 엄마나 아빠와 만나게 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슬퍼서 내 엄마나 아빠에게 절대 이혼하지 말라고, 그러면 내가 혼내줄 거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가끔 내 엄마 아빠가 말다툼하면 나는 엄마에게 "아빠랑 이혼할 거야?(Are you going to get a divorce with him?)"라고 물어보며 엄마의 마음을 확인하였다. 엄마는 그 때마다 나에게 말하기를, "말다툼은 사랑하는 사람끼리라도 생각이 달라서 할 수 있고, 그래서 상대방에게 화가 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래도 아빠랑 엄마는 사랑해"라고 말해서 내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

떨어져 있지만 서로 존중하며 살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런데 남북은?

나는 어제 플로리다에서 북쪽 버지니아 주로 땡스기빙 데이(Thanksgiving Day, 추수감사절) 때문에 아빠 가족을 만나러 갔다. 차로 가는데 아빠가 이틀 전에 북한이 한국에 포격해서 사람도 죽고 일반 집들도 까맣게 불탔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도 다시 북한에 포격했다고 들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잘 모르지만 싸우면 평화로웠던 사람들도 다치기 때문이다. 빨리 사과하고 서로 마음을 위로했으면 좋겠다.

여기 버지니아 주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따로 사신다. 이혼하신 것은 아니지만 서로 생각과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이 달라 다른 집에서 사시며 디너 때마다 주로 할아버지 집에 가족들이 모인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 집에서 살고 도우며 사랑하기를 바라지만, 따로 사시면서도 리스펙트(respect)하시는 것 같아 그렇게 걱정은 안 한다. 하지만, 아직도 "함께 사시면 더 좋을 텐데" 늘 생각한다.

사우스 코리아(South Korea)와 노스 코리아(North Korea)도 한 가족인데 지금은 따로 살고 있다. 나는 함께 가족이 살려면 마음과 생각이 너무 다르지 않아야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은 아주 오래 참아줘야 하고 포기해야 되는 마음도 있다.

내가 항상 위시(wish)하는 것처럼 내 엄마, 아빠는 이혼하지 않고 한 가족이 항상 되는 것처럼, 한국과 북한도 한국과 북한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지 않게 가족의 사랑을 리마인드(remind)했으면 좋겠다. 어느 날, 우리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한 집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둘 다 사랑한다. 그래서, 한 집에 살고 계신 것을 보면 내 마음이 더 편해지고 행복하실 것 같다.

한국과 북한이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올림픽 게임 입장에 한 국기를 들고 함께 마치(march)하는 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상상해 본다.

자, 어떻습니까. 최양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간추리면 '엄마 아빠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때로 싸우더라도 이혼은 안 했으면 좋겠다, 혹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금을 긋고 떨어져 살더라도 서로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보다 남북 국민들의 염원을 잘 요약하여 대변해 주는 글이 있을까요?

보기에 따라서는 남북관계를 별거 중인 관계로, 다르게는 도장 쾅쾅 찍고 이혼한 관계로 볼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지 간에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최양의 글에서 핵심적으로 강조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떨어져 살더라도 서로 존중해 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뭐 미국 사회에서도 종종 갈라선 부부끼리 '총부림'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대체로 별일 없다는 듯 서로 오가며 쿨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남과 북도 기왕 헤어져 사는 마당에 그렇게 살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지요.


  ▲ 평화통일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한 어린이들이 평통위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금방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같은 요즘의 분위기에서 쏟아져 나온 '평화통일'이라는 단어는 남다르게 느껴졌습니다.
ⓒ 김명곤        
민주평통
"함께 살려면 오래 참아주고 포기해야 되는 마음도 있습니다"

최양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언젠가는 다시 합쳐서 살기를 원하고 있고 철석같이 그걸 믿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함께 살려면 '마음과 생각이 너무 다르지 않아야 평화롭게 살 수 있고, 어떤 생각은 아주 오래 참아줘야 하고 포기해야 되는 마음도 있다'는 아주 간단한 '해법'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주변 '시어머니 시누이들'의 힘겨루기에 휘말려 대판 싸우고 억지로 헤어진 부부와 같은 남과 북이 언젠가는 함께 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는 서로 자주 오가며 식사도 함께하고 얘기도 오순도순 나누고 하다 보면 서로 다른 생각들의 간격이 좁혀지겠지요. 영 다른 생각들은 오래 참아주고, 너무 간극이 큰 어떤 생각들은 억지로 설득하여 굴복시키려 들지 말고 일단 '포기'하겠다는 자세를 갖는다면 풀리지 않을 남북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최양의 글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역지사지'해야 부부관계든 남북관계든 풀린다는 얘기입니다.

세상 천지에 대판 말다툼하고 주먹다짐한 후 이혼해 살고 있는 부부가 '합치자'는 노래를 부르면서 '너, 이런저런 생각이 아주 맘에 안 든단 말야. 폭력도 행사했는데 그놈의 손목을 잘라버려라!'고 한다면, 이건 아예 합치지 말자는 얘기나 다름없겠지요. 이런 마당에 상대를 완력으로 두들겨 패서 합치겠다는 멍청이 부부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 이전이나 지금이나 남과 북이 최양이 제시한 '해법'을 받아들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이나, 코앞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한 남쪽이나 상대를 억지로 굴복시키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남쪽이나 북쪽은 물론 해외에 나와 있는 교포들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말을 먼저 남북의 수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본국에서 느끼는 위기의식과는 또 다른 위기감을 느끼는 교포들도 많이 있습니다.

일제시대를 거쳐 한국전쟁 전후의 혼란을 경험한 어떤 어른들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그때와 아주 흡사하다며 또 다른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큰 전쟁을 벌여오던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하여 '여력'이 생긴 것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03년 미국이 저녁에 이라크를 침공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제사회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한 증거가 없다'며 그렇게 말렸는데도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를 쳤고, 사담 후세인을 족집게로 집어내듯 찾아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습니다. '수령이 결정하면 하면 우리는 따른다'는 식으로 정치단체이든 교회든 민간단체이든 전쟁에 올인하는 미국사회를 보고 섬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길거리의 차량들은 하나같이 '우리 군대를 지원하라(Support our troops)', '가드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를 범퍼에 붙이고 다녔고, 심지어는 '아메리카 블레스 가드(America bless God)'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나타났던 국가주의 망령이 이다지도 쉽게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어느 날엔가 미국이 북한을 쳐서 '수괴'는 제거할지 모르겠지만, 수십만의 애먼 이라크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 이상으로 북쪽은 물론 남쪽에서 수백만의 국민들이 죽어 나가는 광경을 지켜볼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0년 5월 18일 즈음에도 교포들은 TV를 통해 남녘땅 광주에서 일어난 학살극을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합니다.

공포에 떨고 있는 북한... '역지사지'할 수는 없나

이라크전이 마무리된 지금, 미국의 '넥스트 침공' 대상이 북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전혀 엉뚱한 상상이 아닙니다. 이라크전을 전후로 하여 미국은 악의 축을 설정해 놓았고, '이라크 다음에 북한, 북한 다음에 이란(또는 이란 다음에 북한)'이라는 공공연한 루머가 온오프라인을 휩쓸고 있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시기 미국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밀려드는 플로리다 올랜도 지역을 가로지르는 주간 도로 4번 주변에 세워진 '악의 축' 빌보드. 처형당한 사담 후세인의 얼굴에 빨간색으로 X표가 그어져 있어 다음 차례가 누구인지를 묻고 있는 듯해 섬뜩함을 주고 있습니다. 수년간 올랜도 지역 곳곳에 이 같은 빌보드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사진은 2007년 7월 22일 촬영한 것입니다.
ⓒ 김명곤        
이라크전
이라크 국민들에겐 죄송스런 얘기지만, 이라크전이 상상 외로 길어지면서 '북한 침공'이나 '이란 침공'이 유예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2차대전 이후로 크고 작은 수많은 전쟁을 치러왔고 전쟁으로 나라를 꾸려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이, '동시에 두 개 이상의 큰 전쟁을 치를 수 없다'는 미국이, 이제 남겨둔 '큰 전쟁'은 아프간 전쟁밖에는 없습니다. 여력이 생긴 미국이 또 하나의 전쟁을 위하여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든든한 배경이 되어온 '사회주의의 아버지' 소련도 해체되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기만 하면 된다'며 돈맛에 나가떨어진 중국도 더 이상 옛날과 같은 '혈맹'이 될 수 없으니 북한으로서야 그 공포심이 어떠할지는 불문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이라는 것을 가만히 보면, 북한이 잔뜩 겁을 집어먹고 있을 게 뻔한 상황에서 '핵 포기하고, 행색도 초라한 사회주의 옷가지 벗어 버리고, 와이드 오픈하면 일인당 3000달러 만들어 주겠다'고 얼러대는 것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겠습니까. 미국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고 엄청난 군사력으로 한반도를 삥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은 우선적으로는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걸 먼저 내놓으라는 요구가 정말 가당하기는 한지 모르겠습니다.

국제관계도 결국 '인간사'이고 보면, '역지사지'가 사라져 버린 이 같은 일방적인 요구를 하며 2년도 훨씬 넘게 시간을 끌고 있는 남쪽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는 장사였는지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보더라도 전혀 현실성도 실효성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 듯한데요, 왜 그렇게 '비핵개방3000'을 붙들고 있는지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

북한도 결코 잘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아무리 공포를 느끼고 예민해졌기로서니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애먼 사람들만 상하게 하고 목숨을 앗아가는 비겁한 행위 또한 지탄을 받아 마땅합니다. 이는 걸핏하면 6.15선언, 10.4선언을 내세우며 '약속 지키고, 합치는 길로 다시 나아가자'고 대외적으로 공언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더구나 불과 수개월 전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은 마당에 북한이 왜 이 같은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제법 북한을 '내재적으로' 이해하려는 측들조차도 '김정은 승계'에 대해선 '좀 그렇다'는 수치감을 표현하고 있던 차에 북한의 이 같은 행태가 나왔으니. 인민을 그처럼 사랑하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통 큰 정치, 광폭정치를 기대하던 상당수의 남녘 사람들에게 이번 연평도 사건은 정말 쪼잔하고 낮 뜨거운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 지도자들, 반민족적 최악의 지도자가 되지 말라

이러다 전면전이 벌어져 남이나 북이나 폭삭 내려앉는다면, 김정일 위원장은 '반민적족 범죄자'로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입니다. '해방전쟁'을 명분으로 밀고 내려온 여죄가 가시지 않은 마당에 또 다른 불장난을 저지른다면, 그나마 '오래 참아주고 포기하는 마음'을 가진 남녘의 동포들도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 미국인들 가운데는 여전히 '부시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합니다. "아직도 내가 그리운가?" 또는 "옛날로 되돌려라!"는 구호가 들어 있는 그림을 붙이고 다니는 차량들이 눈에 뜨입니다. 사진은 12월 16일 촬영한 것입니다.
ⓒ 김명곤        
부시
이명박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만든다면 그렇지 않아도 듣고 있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악의 대통령'을 넘어서 '한민족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이역에서 살고 있는 교포가 남북의 수뇌들에게 간절한 부탁을 드립니다. 제발 최양이 제시한 '해법'대로 남북이 따로 살면서도 서로 존중(respect)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마음과 생각이 너무 다르지 않도록 자주 왕래도 하고 말도 트고 지내면서, 어떤 생각은 아주 오래 참아주고 포기하기도 하면서' 합칠 궁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에 듣자하니 우려하던 대로 잘못 통일될 경우에 북쪽 땅 일부를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미국의 어떤 신문의 '오피니언' 란에 올라와 있는 글 가운데,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최악의 경우엔 중국에 망명정부를 세우는 조건으로 북한 땅을 떼어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기막힌 얘기입니다. 남과 북을 합쳐 보았자 미국의 51개 주 가운데 하나인 플로리다와 크기나 모양까지 매우 비슷한 한반도 땅이 통일신라시대처럼 흉측하게 졸아들 수 있다니. 그나마 지금 반쪽은 오가지도 못하는 형편이 되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하고 창피한 노릇입니까.

제가 사는 플로리다 올랜도라는 지역은 한국으로 말하면 꼭 서울과 같은 지점에 있습니다. 종종 업무차 아침 8시에 출발하여 12시쯤 부산에 해당하는 마이애미를 찍고, 목포에 해당하는 베니스라는 곳을 돌아 오후 6시면 집에 거뜬히 돌아오는데요, 우리의 후손들이 이런 좁은 땅에서 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속이 뒤집힐 지경입니다. 두만강, 압록강 건너고 쭉쭉 시베리아까지 뻗어나가는 꿈은 꾸지 못할망정 60년 넘게 갈라진 채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입니까.

그래서 말인데요, 이명박 대통령님-김정일 위원장님, 이런 좁은 땅에서 뭐하자는 겁니까 지금! 그 깊은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만, 김 위원장님은 연평도 사태에 깊이 머리 숙여 사과하시고, 소규모든 대규모든 추가 도발을 멈추십시오. 이 대통령님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당장 중단하시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십시오. 안에서나 밖에서나 국민들 맘 좀 편하게 살도록 해 주시지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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