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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받은 고양이..
갑자기 예전에 언니네 고양이가 생각나네요
저희 언니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예요
업둥이 고양이를 키웠는데..
언니가 매일 새벽기도에 다녔거든요
그런데 새벽에 알람소리를
미처 듣지 못하면...뺨을 핥아 주거나 그래도 못 일어나면
발가락을 살며시 깨물어서 깨워 준다네요
그 고양이는 언니집과 바깥을 드나들며 생활하는데..
언니네가 가정에배를 드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들어와서
얌전히 앉아 있다가 예배 끝나면 또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고양이의 별명이 은혜받은 고양이였어요
새끼를 가져서 낳을 때가 되었는데
언니가 마련해 준 보금자리에 언니 옷자락을 물고 데려 가더래요
언니가 그 자리를 떠나면 또 그러고...
알고 봤더니 자기 새끼 낳는데 지켜 달라는 뜻 같아서
옆에서 새끼 다 낳을 때까지 용기주고,격려해 줬대요
새끼 다 키울때까지 언니 외에는 다른 사람은 새끼 양이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더라는...
언니네 두 조카가 고양이를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7년간 같이 살다가 언니네가 외국 나가면서 다른 곳에 입양보냈어요
지금도 그 고양이 얘기 가끔 하곤 해요
저도 6개월전부터 슈퍼에서 얻은 고양이 키우는데...
얘도 보통 똑똑이가 아니네요
저는 밥주는 엄마,큰 딸은 잠자는 파트너
둘째는 놀이친구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반응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배 고프면 저에게 와서 제 눈을 빤히 쳐다보고
저를 사료통으로 데려 가구요
잠오면 큰 딸 방에 가서 세수하고 큰 딸 배게에 비스듬히 기대누워요
큰 애잘때 손가락을 쪽쪽 빨며 자기도 한대요
말괄량이 둘째랑은 잡기 놀이,숨박꼭질(구석에 숨어 있다가 확 뛰어나와서 놀래줘요)
레이저 포인트로 놀구요
자기를 썩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마냥 어려워해요
남편과 단 둘이 집에 남겨지고 애들과 제가 집을 나서는 순간
큰 소리로 우는 게 집 밖에 들려요
남편이 그래요 자기가 뭔 죄가 있냐고...ㅎ
고양이가 있어서 아이들이 참 행복해 하네요
다들 집에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나비야~~"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가장 먼저 부르는 이름도
역시"나비"입니다
남편만 허락한다면 둘째도 입양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네요
1. ㅠ.ㅠ
'10.11.29 11:02 PM (118.220.xxx.85)에고~언니분네요..그렇게 고양이가 가족들 특히 언니좋아했는데
이민갈때 데려가시지...2. 전 고양이의
'10.11.29 11:07 PM (180.224.xxx.148)똑똑한 면과 똑부러진 성격이 좋더라구요. 저도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길냥이들 걱정이 많이 되요. 항상 6-7 마리 몰려 다니며 밥 먹던 저희 아파트 냥이들도 2마리로 줄었습니다. 다들 어디 간건지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마음이 쓸쓸합니다. 겨울이 얼른 지나 갔으면 합니다.
3. 냥
'10.11.29 11:43 PM (114.206.xxx.72)우왕..훈훈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저도 고양이키우는데 진짜 똑똑하고 사랑스럽고 예뻐요...
강아지도이쁘지만 고양이는 짖지도 않고 늘 사뿐사뿐 은근한 매력이 있죠ㅎㅎ
배변은 애기때 첫날부터 모래로 알아서 가더군요 정말 신기ㅋㅋㅋ
요즘 울 고냥이가 맨날 저보고 만지고 쓰다듬어 달라고
냐냐옹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다가옵니다
제가 이리와 하고 제쪽으로 손짓하면 막 뛰어와요 좋아서!
머리랑 등 쓰다듬어 주면 자기 편한 자세로 그 자리에 앉아서 기분좋다고
갸르릉하고 진동소리내는데 정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고양이를 알게 되고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인지 모르겠어요ㅎㅎ4. 저희도
'10.11.29 11:51 PM (220.86.xxx.221)애들이 자꾸 둘째 들이자고... 집사노릇은 제가 도맡아하고 지네들은 이뻐하기만.. 넘 사랑스럽죠. 전 냥이 잘때보면 너무 귀여워서 막 뽀뽀해요. 그러면 냥이 정신줄 놓은 참이라 어리둥절..그리고 외출 다녀왔을때 현관 키 누르는 소리에 자다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마중 나오는것도..무뚝뚝한 중,고딩 아들내미 자리를 채우고도 남습니다.
5. 봉봉이
'10.11.30 12:36 AM (112.144.xxx.40)으앗..이런 글보면 정말 키우고싶어 미치겠어요.
제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도 첨 데려왔을땐 구석에 숨고 낯가리더니
이젠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놀아달라고 계속 매달리다 결국 업히기까지 한다는..
예전에 신해철씨 부인이 속상한 일이 있어 눈물을 흘리니
그 눈물을 핥아주더라는 얘기듣고 감동했어요.6. 원글
'10.11.30 9:26 AM (59.10.xxx.172)언니가 이민갈때 못데려간 거 땜에 4년이 지난 지금도 맘 아파하더라구요
가서 환경도 많이 다르고,언니가 일을 해야 하니
도저히 데려갈 엄두가 안 나더래요
다행히 언니와 친분 있는 마음씨 좋은 분께서 선뜻
맡아 주셨대요
우리 나비는 갖고 놀던 쥐장난감을
아침에 깨보면 제 머리맡에 두곤 하는데...
그게 밥 주는 사람에게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군요7. 화니
'10.11.30 11:17 AM (221.151.xxx.168)저도 외국에 살때 키우던 고양이와 언니분과 같은 경험이 있었어요.
새끼 나을때 되니까 불안한 기색으로 뭔가 저에게 요구하는듯해서 주위에 물어보니 새끼 나을때가 된거 같아 자리를 마련해 주라고 하더군요. 집안 구석에 조그만 박스를 마련해 주었고 이윽고 저를 불러대 가봤더니 제분앞에서 새끼 낳더군요. 다른 사람은 근처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고.
또 내가 일어나는 아침이면 항상 내게 다가와 얼굴을 핣으며 발가락을 살짝 물어 깨워 주었죠.
결국은 집을 나가 영원히 작별한 그 고양이...생각나네요.
아 정말 고양이는 세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미물인것같아요. 깔끔하고 조용하고 나긋 나긋하고 때로는 너무나도 다정다감하면서도 고독을 즐기는듯한 평화로움 그 자체....8. ---
'10.11.30 11:52 AM (112.153.xxx.15)여기엔 고양이 좋아하는분들이 많으시네요.
그런데 왜 주변엔 고양이를 그리 싫어하는분들이 많은지....
요물이라는둥, 눈빛이 재수없고 무섭다는둥....
같은 동물이라도 길거리 다니는 강아지보단,
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해꼬지도 더많이 당하는거 같아요.
괜히 돌멩이 던지고, 물뿌리고....
거기다 훔쳐간것도 없는데, 누명까지 씌워 도둑고양이라는 대명사까지 갖고있고...
어렸을때 고양이를 키워본 저는
정말 고양이만큼 이쁜 동물을 이세상에서 본적이 없네요.
유독 울나라에서 미움받는 고양이들이 안타깝고 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