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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어떤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냐구요?

깍뚜기 조회수 : 6,565
작성일 : 2010-11-17 12:51:13
댓글이 너무 길어져서 내친 김에 글로 올립니다...

- 우선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가사나 육아의 짐을 가족 구성원과 분담하여 큰 갈등없이 보람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덧붙임) 어느 댓글님의 글을 보니 이 표현에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가사노동과 육아가 전적으로 여성 개인의 몫이라는 개인과 사회의 인식을 일소하고, 또한 육아와 가사를 사회화하는 제도적 변화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생각에서 쓴 것이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제도 변화가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쟁점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보지만요.

그런데 위의 문장에서는 '가족 구성원과 분담' 이라는 표현만 있다보니, 마치 가족들이 여성에게 아량을 베풀어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었겠네요. 알파걸과 수퍼우먼을 조장하는 사회!
저, 여기에 불만이 정말 한보따리인 사람임다~ 신혼 여행지 히말라야 산맥 허름한 산장에서 가사 분담과 기타 결혼 생활에 관련하여 MOU를 작성한 1인;;;;
암튼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

- 소위 사회적으로 연봉과 명예(?)에 따라서 줄 세우는 식의 그런 식의 직업관에서(약사, 교사도 허접해지는 82를 보라~! 개룡이도 쓸데없다, 공무원 뭐 남는 게 있냐, 스튜어디스는 틈만나면 씹히고, 좋은 대학 나와도 어차피 그만그만한 대기업에 다니지 별 거 없다, 부모 돈 많은 게 최고)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어릴 때 '무엇이 되었음 좋겠다~'라고 자녀에게 표현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어떤 것이든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 특히! 여자로서 돈 잘 버는 남자 만나서 팔자 편하게 '전업 주부' (라고는 하지만, 소시민의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서는 면제된)가 되는 게 젤 좋다는 식의 발상이 결국은 이 놈의 여성 차별적인 세상과 가부장제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교육시키고 싶습니다. 저는 이 생각이 가장가장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우아한' 하우스 와이프, 친정의 재산이나 남편의 재력에 기대에 소위 여성성의 그 진부한 자질을 누리는 것?

아마 이 곳의 연령대가 평균적으로 높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지만... 그럴거면 당췌 어릴 때부터 왜 애들을 잡아서 사교육을 시키고 sky를 보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선시장에서 몸값을 높이 받기 위해서???

그리고 자녀가 장성하기 전까지 제가 바라는 세상이 되도록 제 세대가 노력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솔직한 글을 쓴 김에 오바를 좀 하자면...
그런 글과 댓글을 보면 이 곳이 mb에 혐오증을 느끼는 그런 82인가 갸우뚱해져요~
(물론 모든 사람들이 모든 글에 댓글을 단 건 아니겠지만...)
저 포함, 주변에 동동거리며 사는 30,40대 맞벌이 그녀들의 삶을 떠올려보니
그런 글과 댓글을 보며 열딱지가 나겠다 싶고요.

사람들의 생각이 이런데, '돈이 최고이즘'이 바뀔까, 세상이 좋아질까,
사람들은 민주, 진보 이런 걸 말하지만 결국 나는 돈과 명예의 최고봉에 안착하는 게
좋다? 부모의 생각이 이럴진대 이게 자녀들에게 어린 나이부터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주입될 게 뻔합니다. 솔직히 저는 많이 화가 나고 심지어 우리 나라의 미래도 어둡구나
라는 오지랖 넓은 깊은 시름에 잠깁니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며, 이런 여성들은 자신들이 진절머리를 치는 남성적 사고와 아주 깊게 공모하고 있구나...

물론 세상은 넓고, 생각도 다양할테니 저와 비슷한 생각 또 아닌 분들... 아롱이 다롱이일테지만.
IP : 122.46.xxx.130
5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0.11.17 12:52 PM (211.207.xxx.222)

    절대동감..

  • 2. 그러게요
    '10.11.17 12:53 PM (222.117.xxx.56)

    명문가에 고운사모님이 되길 바라는분이 많으신듯
    그럼 엄청난미인에 학벌에 빵빵한 집안까지 다 되는분이 많은가보네요 ㅎ

  • 3.
    '10.11.17 12:54 PM (118.36.xxx.150)

    약사, 교사도 허접해지는 82를 보라~! 개룡이도 쓸데없다, 공무원 뭐 남는 게 있냐, 스튜어디스는 틈만나면 씹히고, 좋은 대학 나와도 어차피 그만그만한 대기업에 다니지 별 거 없다, 부모 돈 많은 게 최고 222222222

  • 4. 원래가
    '10.11.17 12:55 PM (220.127.xxx.230)

    뭐든 날로 먹으면 가장 편한거죠.
    인생도 날로 먹고 싶은 사람이 많은거고요, 그건 뭐 그렇겠지만....

    그래도, 교육 잘 받고 형편 좋은 사람들이 그런 심보 보이면 보기 참 고약하긴 해요, 그죠?

  • 5.
    '10.11.17 12:55 PM (118.36.xxx.150)

    저도 동감합니다.
    여기 오면 즐겁고 좋긴 한데...
    답답해질 때가 좀 있어요...
    제가 초라해지고...

  • 6. 자연
    '10.11.17 12:58 PM (124.51.xxx.106)

    ㅎㅎㅎ 사교육 열심히 시켜서 스카이 보내고 그래서 시집 잘 보내는것이 로망인 분들때문에
    허걱;;합니다.

  • 7.
    '10.11.17 1:00 PM (125.186.xxx.168)

    엄청 머리굴리면서, 남의 것은 쉽게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듯.

  • 8. 그러게
    '10.11.17 1:00 PM (122.203.xxx.2)

    말이에요.
    자기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길래 다른 직업들은 하나같이 다들 허접하다고 깔아뭉개고~
    전업주부 힘들다고 아우성일때는 언제고 딸들은 또 우아한 전업주부 시키고 싶다고~
    남편 바람피면 자기 앞으로 재산 다 돌려놓으라고 하던데~
    우아한 전업주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생각들 못하시는듯~
    자기 먹을 껀 자기가 벌수있는 경제력은 있어야죠.

  • 9. 그냥자랑
    '10.11.17 1:01 PM (121.138.xxx.188)

    깍뚜기님 옳소!

    특히! 여자로서 돈 잘 버는 남자 만나서 팔자 편하게 '전업 주부' (라고는 하지만, 소시민의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서는 면제된)가 되는 게 젤 좋다는 식의 발상이 결국은 이 놈의 여성 차별적인 세상과 가부장제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교육시키고 싶습니다. 저는 이 생각이 가장가장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우아한' 하우스 와이프, 친정의 재산이나 남편의 재력에 기대에 소위 여성성의 그 진부한 자질을 누리는 것?
    에 백만표 랄까...

    그건 아무 걱정없이 편하게 사는게 아니라, 인생을 잘 모르고 사는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제일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 남편 그늘 밑에서 편안히... 으윽.

  • 10.
    '10.11.17 1:02 PM (116.32.xxx.31)

    아까 댓글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원글님 글에 깊이 공감해요...
    제가 요즘 사정이 생겨 아이도 없는 전업 하고 있는데요...
    남들은 팔자 좋은 전업이라고 완전 부러워하지만
    제 마음은 항상 편치 못해요...
    나름 저도 가방끈 길다고 하면 긴 사람인데
    아무리 제가 집안 살림에 열성을 기울인다 해도
    그 채워지지 못하는 허무함과 뭔지 알수 없는
    불안감은 말로 못합니다...
    피부관리 받고 골프치고 백화점에서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거...저도 몇달 해봤지만 이거 별로 생산적인
    일도 못되고 몇번 하다 보면 지겹습니다...
    그냥 남들 보기에 부러워 보일뿐 우울증 걸리기
    딱 십상이죠...
    제 친정 엄마가 교사로 지금까지도 열심히 일하고 계셔서
    그런지도 몰라요...
    82에서는 엄청 무시하는 교사지만 저는 저희 엄마가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몰라요...제 동생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도 내년에는 다시 일 시작하려고요^^
    자식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거든요~
    남편은 제가 편한게 좋다고 집에서 여가 생활하는것도
    좋다고 하지만 제 스스로가 자존감이 낮아지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돈을 떠나서 내가 할수 있는일,하고 싶은일,
    그럼으로써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제일을 펼칠수
    있는것 자체가 너무 좋은것 같아요...
    뭐 여기 보면 좋은 대학 나와서 전문직종 자격증 가지고
    시집 잘가 돈잘번 남편 만나 그냥 전업으로 편하게 지내는게
    부러워 보인다고 하는데요...
    전 그런 잉여인간은 되고 싶지 않네요...
    가끔 자기 자식은 고생안하고 건물 하나 물려받아서 그 건물세 받아먹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글들이나 보고...요즘 그런글들 보면
    제 정신건강에 너무 해롭네요...
    뭐가 진정 자식을 위한 길인지...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안가는
    부모들이 많은것 같아 참 안타깝네요...

  • 11. 긴급
    '10.11.17 1:03 PM (114.207.xxx.10)

    제생각에는 여기에 월세받으면서 전업하는 사람 많고요.
    주식거래하는 사람들도 많은거 같아요.
    굴릴 돈은 많고 시간도 많고 어차피 컴터보고 있어야 하니..
    장사하는 사람도 많고요.
    전업주부라도 일하는 아줌마 당연히 딸린 주부고요...

  • 12.
    '10.11.17 1:06 PM (219.78.xxx.42)

    돈 잘 버는 며느리에 우아한 전업주부 딸을 바라는 이중성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전업주부에 들어선 분들까지 깎아내릴 필요는 없지 않나요?
    고약하다느니 잉여인간이라느니...

  • 13. 천재
    '10.11.17 1:08 PM (116.41.xxx.17)

    여성들은 자신들이 진절머리를 치는 남성적 사고와 아주 깊게 공모하고 있구나...2222

    어제 관련된 글을 읽으며 제가 느꼈던 게 바로 이 문장하나로 압축이 되네요.
    깍뚜기님 떡볶이 분야에만 조예가 깊으신 게 아니셨군요!

  • 14. 한나 푸르나
    '10.11.17 1:09 PM (125.146.xxx.23)

    때로 약지 못해 내가 답답하고 초라할 때도 많았지만

    저는 일하는 기혼 여성으로 느끼는, 푸른 들판에서 홀로 서 있는 듯한 불안함과 홀가분함, 자유로움을 사랑합니다.

    그것은 제 운명이자 제 생김새이며 이제는 자부심을 갖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딸아이를 두지 않아 답하기에 적절한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내 딸만은 밥벌이의 구차함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아한 전업으로 딸을 키우고프다는 말이 불편하고 허탈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나름대로 자신답게 사는 것은 찬성하지만,

    솔직해지기란 참 힘든 일인 듯 싶습니다.

  • 15.
    '10.11.17 1:11 PM (118.36.xxx.150)

    근데..깍두기님은 깍두기 담그기에 조예가 깊은 게 아니었나요? ㅎㅎ

  • 16. .
    '10.11.17 1:16 PM (175.123.xxx.78)

    본문에 깊이 공감합니다.

    깍두기님 82의 자랑 ^^

  • 17. ㅎㅎ
    '10.11.17 1:17 PM (116.41.xxx.17)

    떡볶이로 검색하시면 그와 관련된 깍뚜기님의 기획물,연구과정등을 관람하실 수 있으세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깍뚜기라는 닉네임은 어느 한 곳에(혹은 한 이념) 소속되어 경직된
    사고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인간의 무능함을 경계하자는 취지는 아닐런지!ㅎㅎ

  • 18.
    '10.11.17 1:18 PM (118.36.xxx.150)

    옛날에 고무줄놀이할 때 생각나요.
    깍뚜기...

  • 19. ...
    '10.11.17 1:24 PM (123.109.xxx.17)

    그저
    작업환경때문에 암에 걸리거나, 직업병에 걸리는 곳 아니고
    어처구니 없는 부당한 처우를 그저 묵묵히 참아야하는 곳 아니고 (노조라도 있는)
    이왕이면 4대보험 적용되는
    정규직이었으면...하고 바랍니다.

    뭘 하든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일을 하고 살기를!

  • 20. ddd
    '10.11.17 1:24 PM (121.182.xxx.174)

    안 그래도 댓글읽으며 내 딸은 일찌감치 하층민의 인생을 예약해둔거구나~하고
    자괴감에 빠져있는 1인.

  • 21. 예전에
    '10.11.17 1:35 PM (141.223.xxx.32)

    신문에서 '내 안에 든 mb를 들여다 보자는' 글이 생각납니다.

  • 22. 실현불가능
    '10.11.17 1:36 PM (175.116.xxx.165)

    실현 불가능한 꿈을 얘기하자면 (거의 포기한 것)

    가장 부러웠던 부모는.... 딸을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시키고
    언젠가를 위해 복지 센터를 만들 부지를 사 놓고... 사회 환원을 준비하는 분이었습니다.

  • 23. 아까
    '10.11.17 1:46 PM (210.180.xxx.254)

    깍두기님 댓글이 사라져서 아까워하고 있던 차에
    여기 새 글을 올리신 걸 몰랐네요.
    자게에 추천글 기능 있다면 백만개 누르고 싶습니다.

    돈 많은 부모에게 태어나
    돈 잘버는 남편 만나 우아하게 살고 있는 여자 하나 부럽지 않습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
    저 역시 알바해가며 열심히 공부하여 평범하다면 평범할 직장에 취직하여
    24시간이 모자라게 동동거리며 10년 째 살고 있지만
    제가 가진 모든 것 제가 직접 노력하여 이룬 것이고
    무슨 일이 생긴다해도 저 스스로 앞가림 할 수 있는 사회적 경험과 능력을 갖춘
    것이 당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 24. 저도,,
    '10.11.17 1:53 PM (183.99.xxx.254)

    님 말씀에 깊은 동감요^^

  • 25. 너무나
    '10.11.17 2:06 PM (125.139.xxx.212)

    멋지고 옳은 당연한 생각이라고 하면서도(다른이에겐 이렇게 말함)
    내딸만은 편하고 여유있고 럭셔리하게 라는 저의 이중적사고...
    고치기 힘든 불치병입니다...그래서 세상이 쉽게 변화하지 않을거구요.
    많은걸 생각하고 반성하게 하는글 잘 읽었습니다.
    깍두기님 항상 감사요...
    뜬금없는 얘기지만 예전 드라마 성스 정박사는 어디갔나 수삼 개다리춤추러 갔나
    하는 댓글이 깍두기님 하면 떠올라요..

  • 26. 깍뚜기
    '10.11.17 2:09 PM (122.46.xxx.130)

    전... 맞벌이, 전업주부의 그 지난한 싸움이나
    아들 딸 논쟁을 하려는 건 아니었구요.

    아들이든 딸이든 이 나라가 자신의 소질대로, 능력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서로 어울려 사는 삶이 되면 좋겠다라는 바람에서 쓴 것이지요.
    그러려면 우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주거를 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교육을 시키는데도 상식전인 선에서 비용이 들고, 또 교육의 목표와 과정도 경쟁보다는
    더불어살기였으면 좋겠고, 위의 어느님 말씀처럼 정규직이 보장되었으면 하고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직업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한 사회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하고...

    어찌보면 우리 모두 제도와 잘못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인데 (물론 희생양의 삶의 수준도
    다 다르고, 그 안에 세밀하게는 또 다른 희생과 가해의 구조가 촘촘하게 얽혀있지만요)
    자꾸 모든 논의가 '개인적 차원'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서 거들어 본 글이었어요.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전 어린 시절 고무줄, 공기놀이부터 데덴찌에서 밀려 깍뚜기 전문이었어요.
    그러더니 대학에 가니 술이 약한 동무들의 흑기사가 되더군요.
    으차피 뭐 스페아 인생...그렇게 살 운명인 듯 -_-;;;

  • 27. dd
    '10.11.17 2:11 PM (122.203.xxx.3)

    자기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길래 다른 직업들은 하나같이 다들 허접하다고 깔아뭉개는지2222

  • 28. .
    '10.11.17 2:19 PM (58.228.xxx.227)

    그런 일부 글들 (일부라고 하기엔 대다수가 비슷한 의견)을 보면
    왜 MB가 당선되었는지,
    수첩공주가 여전히 지지도1위를 달리는지,
    한나라당이 정당지지도 1위를 고수하는지,
    알 것 도 같습니다.

  • 29. 전반적인
    '10.11.17 2:28 PM (147.46.xxx.76)

    논지에 공감하고 깍두기님의 글 항상 잘 읽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 한국 사회에서

    "우선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가사나 육아의 짐을 가족 구성원과 분담하여 큰 갈등없이 보람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까 여자의사분의 글에도 댓글로 달았지만, 한국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간으로 살면서) 일하는 여성이
    조화로운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하며 양육까지도 조화롭게 해나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요.
    사회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채, 양가 부모님에게 의존하던지 입주나 출퇴근 도우미에게 의존하면서
    발을 동동거리며 사는 워킹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82에 올라오는 직장맘들의 한풀이 글들을 읽다보면 정도의 나름은 있겠지만
    사회구조적으로 육아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딸들은 우아하게 전업했음 좋겠다란 생각이
    충분히 들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미국의 여자 청소년들 중에서 일하는 워킹맘 아래서 자라면서 워킹맘의 현실에 질린 아이들이
    오히려 전업주부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 외국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이미 그들은 7-80년대에 우리와 같은 시절을 보냈으니 후속 세대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 거겠죠.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채 현실의 상태에서 여성들이 일도 보람있게 하고 가정도 조화롭게 돌보라는 것은
    오히려 여성을 더 옥죄이는 가부장적 사고+자본주의적 사고라고 생각해요.
    전에 jk님이 댓글로 어떤 문제를 볼 때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과 사회에 책임을 지우는 관점 중에서
    결과적으로 개인을 발전시키고 개인에게 이득인 것은 개인 스스로의 책임이라 생각하는 심리학적 관점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그런 관점들로 인해 mb식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것 같아요.
    마치 저희 친정엄마가 다른 여자들은 다 직장일도 잘하고 애도 잘 키우는데 왜 너만 매일 힘들다고 징징거리냐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모든 문제를 개개인의 문제로만 환원해서 본인의 정신력을 고양시키고 본인의 능력을 키워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저를 포함 잘나가는 주변 친구들이 육아문제로 인해 남자동료들이 하지 않는 고민들을 하는 현실에 분개하다 보니
    댓글이 길어졌습니다.
    양육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솔직히 여성의 조화로운 사회참여는
    본인의 희생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 30. ..
    '10.11.17 2:28 PM (121.148.xxx.125)

    멀쩡한 직업들 깔아 뭉개는 글들 보다가 깍뚜기님 글 보니 숨통이 트이네요.
    연봉 1억은 좀 우습게 자랑질도 못하는 82,
    교사는 선생질로,
    그외 멀쩡한 직업들이 오징어 씹히듯 안했으면...

  • 31. 자아실현
    '10.11.17 2:32 PM (175.116.xxx.165)

    직업을 유지하고 즐기기위해 자식을 안 낳고 사는 것도 좀 이해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 32. 깍뚜기
    '10.11.17 2:33 PM (122.46.xxx.130)

    전반적인님 / 오잉? 님의 생각이 저의 생각인걸요. 제가 중간에 단 댓글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 역시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의 변화...혁명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안 되다 보니
    어떤 여성이든 (정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조의 희생양이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제가
    "우선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가사나 육아의 짐을 가족 구성원과 분담하여 큰 갈등없이 보람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라고 말한 것은, 지금의 현실이 이런 상황과 가장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고 또한 앞으로 우리가 노력한다한들 이 세상의 100% 완벽한 결과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에 가까울 수 있도록 사회적 제도가 바뀌어야한다는 인식을 깔고 있는 것이구요.
    저 역시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과도한 수퍼우먼 컴플렉스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글을 헤깔리게 썼나요? 제 말이 댓글님 말씀인데... 흠.

  • 33. 깍뚜기
    '10.11.17 2:38 PM (122.46.xxx.130)

    그리고 이건 제가 이 전에 썼던 비스무레한 글이에요.
    (제 성격도 참 g랄같은게 오해받는 걸 싫어함 ㅠㅠ)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free2&page=1&sn1=&divpage=107&sn=on&...

  • 34. 강가딘
    '10.11.17 2:41 PM (211.196.xxx.79)

    절대공감2

  • 35. 점하나
    '10.11.17 2:53 PM (221.155.xxx.138)

    혹자는 82가 이중적이라고 얘기하지만
    전 82야말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정서와 의식구조를 잘 반영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노골적인 MB찬양은 없지만 그 정권과 지지자들의 의식과 궤를 같이하는 사고와 행동양식이 곳곳에서 은연중에 드러나죠.
    82질이 무의미하고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지쳐갈 때 쯤
    깍뚜기 사횽같은 분이 계셔서 다시 주저앉습니다.
    이젠 걸오사형도 깍뚜기 님께 쿨하게 보내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살 연상 누나가 대시했을 때 너무 무서웠고, 게다가 그다지 예.쁘.지.도 않았다는 말 때문에 마지막 남은 미련마저 떨쳐버릴 수 있었다는 속사정 따위는 결코 없습니다. 쿄쿄쿄 홍~~)

  • 36. ..
    '10.11.17 3:19 PM (220.149.xxx.65)

    소위 정권에 화살을 날리고 벽서질 날리던 홍벽서를 하던 걸오를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도
    여러 부류가 있지요

    걸오의 홍벽서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홍벽서의 의미 같은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테고
    유아인이란 배우의 매력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그 교집합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사람들 모이면 어느 곳이나 비슷한 거 같아요

    지금 우리끼리 이렇게 하 좋네요.. 이렇게 해도 누군가는 또 우릴 보며 비웃겠죠

    하지만, 그래도...
    깍두기님의 이런 글이 나올 수 있고,
    이런 글에 맞다고 동조글이라도 쓸 수 있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아직은 우리가 바꿔나가야할 부분이 많고
    또, 바꾼다 해도 어느 시간이 지나면 또 후퇴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내가 사는 지금 이순간
    열심히 내 몫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역사는 역사를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된 게 아니고
    역사를 거꾸려 돌리려, 혹은 거스르려 하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돼 왔다고 누가 그럽디다

  • 37. 아 글발달려
    '10.11.17 3:27 PM (175.119.xxx.237)

    격하게 공감.

  • 38. 사람마다
    '10.11.17 4:07 PM (61.101.xxx.62)

    다 다른거 아닌가요?
    공부잘하고 능력있는 여자들은 다 동동거리면서 일을 해야하는 건가요?
    돈 벌고 일하고, 자아성취하고 그런것만 가치있는 것도 아니구요, 또 삶의 방식은 다 다르니 내 자식은 내가 추구했던 경제력을 넘어서 그 이상의 여유를 주고 싶은 겁니다. 삶의 여유요.
    소위 잘 나가는 전문직 보세요. 경제적 걱정은 없지만 돈을 쓸 시간이, 자기가 이루어논 걸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던가요?
    전 여유되면 (경제적, 시간적) 여기 저기 다른 세상보러 다니고 그런게 제 낙입니다.
    남자고 여자고 경제적인 것만 해결되면 좀 다르게 살면 안되나요. 그게 꼭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남들보기에는 놀고 먹는것 처럼 보여도 자기 삶이 행복하고 만족하면 되지 꼭 치열하게 살아야하고, 남에게 인정받아야지만 똑똑한 여자 취급받도록 가르치는 엄마가 의식있는 사람은 아니죠.
    딸에게도 아들에게도 전문직 전문직 타령하는게 너무나 심한 한국의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쳤던 우리세대나 우리 부모세대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 39. 그게
    '10.11.17 4:19 PM (122.203.xxx.2)

    자기 능력으로 즐길 생각을 해야지
    남편 잘만나서 그런 걸 할 생각을 하니
    혹은 사위 잘봐서 딸 호강할 생각을 하니
    뭐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 40. 우리세대가
    '10.11.17 4:30 PM (61.101.xxx.62)

    벌써 경험해보지 않았나요?
    온전히 내 혼자 힘만으로 이뤄서 그런 여유가 생기기 쉽지 않다는걸요.
    사람들이 그렇게 선망하는 의사도 부모가 힘이 되줘서 병원이나 집에 도움주지 않으면 왠 여유요?
    하긴 한 50넘어서 여유가 생기던데요.
    경제력뿐 아니라 시간적인것도 문제죠. 왠만한 회사원들 다 주5일 일해도, 적어도 자기병원하는 의사들이 토요일 다 쉬면서 애들이랑 놀러갈 여유가 되던가요?
    그런 것 까지 다 경험해보니 그 여유를 부모가 애써서 물려줬든 남편이 인정해서 누리든 내 자식한테는 누리게 해주고 싶은게 이상한가요?

  • 41. /
    '10.11.17 4:52 PM (207.216.xxx.174)

    깍두기님 따라다니며 댓글 답니다.
    어쩜 이리 구구절절 제 맘과 똑같은 글만 쓰시는지.
    제 글발이 딸려 못쓰는 머리속 생각을
    너무도 확실한 표현력으로 정리해서 올려주니 정말 고마울지경이네요.

  • 42. 전반적인님 동감
    '10.11.17 4:52 PM (59.10.xxx.251)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벌어도 아이 돌보는 건 다 엄마 책임이더군요.
    주말에 같이 놀아주고 그런 것 뿐만 아니라,

    계절 바뀌면 옷가지 사고, 성장 단계에 따라 책사고, 장난감 사고, 칫솔 갈아야 할 때 체크하고, 아이 우유 떨어졌나 주말에 먹을거리는 있나 냉장고 안 체크하고.
    언제부터 배변훈련 해야 하나, 언제부터 젖병 사용 끊어야 하나, 언제부터 교육시설에 가야 하나.
    어디 어린이집이 좋은가, 학원비는 얼만가, 선생님 선물은 뭘로 하나.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상담한다는데 회사에는 어떻게 말하고 조퇴하나.
    아줌마 월급날짜는 언제더라.
    이번주 토요일에 어린이집 대청소구나. 정수기 코디도 오는 날이구나.
    예방주사 추가 접종은 언제 맞아야 하나.

    저도 전문직(말로만 전문직 아니 *사)이지만,
    아이 낳은 다음에는 우울합니다.
    저런 부담은 다 제 책임이에요.
    낮에 애 봐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지만, 저런 일까지는 신경 못 써 주십니다.
    집에 오면 온갖 살림살이 다 널부러져 있고, 아직 겨울코트도 못 꺼내놨고, 아이 겨울 내복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하고,

    내 딸에 애 낳고 저같이 사는 꼴 보기 싫어요.
    아이 낳기 전까진 저도 꿈 있고, 제 일에 보람도 있었고, 일 잘한다, 역시 **씨는 똑똑하다, 키워주겠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저런 집안일들 세세히 신경쓰느라 예전처럼 일에 집중도 잘 안되고, 실수도 많이 하고, 잠도 모자라고, 피곤하고, 여기저기 아프고,...
    그나마 자격증이라도 있으나 남들보다는 낫지만.

    제 딸아이가 결혼해서 사위가 저런 집안 잡일들을 다 처리해주는 아내 노릇을 해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에, 제 딸은 저처럼은 안 살았으면 좋겠네요.

  • 43. /
    '10.11.17 5:02 PM (207.216.xxx.174)

    저번에 어떤 글엔가 달린 답글에
    '우아한 사모님'으로 사는 삶을 몹시도 부러워하며
    능력있는 남자한테 '선택받고 사랑받아서' 결혼하고 결과적으로 남편덕에
    모든걸 누리고 호강하고 사는 여자도
    현대 사회에서는 그 자체가 능력있는 거라고 소신을 강력히 피력하는 걸 보고
    정말로 어이없고 딱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 44.
    '10.11.17 6:27 PM (125.186.xxx.168)

    아들 가진 엄마들이 그런 글을 썼다면, 댓글이 아~주 볼만 했을거예요.

  • 45. 백배공감
    '10.11.17 7:14 PM (182.209.xxx.82)

    댓글 달고 볼 시간이 없어 깍뚜기님 글에 백배 공감한다는 표시만 남기구 휘리릭~

  • 46. 신데렐라
    '10.11.17 10:33 PM (222.239.xxx.139)

    시리즈가 드라마 화두로 연이어 나온것이 괜히겠어요?
    저도 글발 엄청 딸립니다.
    울딸도 일케 똑똑하게 키워야징.

  • 47. 깍뚜기
    '10.11.17 11:53 PM (122.46.xxx.130)

    올레! 점하나님. 드뎌 걸오사형을 보내주시겠다구요~!
    마치, 곱게 키운 아드님을 장가보내겠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ㅋㅋ
    시엄니~우리끼리 가락지끼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손 안벌리고 우리 힘으로 단칸방에서 시작할테니 쿨하게 예단이며 예물 생략하십시다. 오케? ㅎㅎㅎ (말투는 사돈 말투 -_-;;;)

  • 48. ...
    '10.11.17 11:59 PM (115.86.xxx.17)

    잘나간다는 전문직 여성도
    임신, 출산, 육아앞에서는 전업에 대한 흔들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성이란게...그런거니까요.
    아무리 자기일을 즐긴다 하더라도 아기를 남에게 맡기고 집을 나서는 순간만큼은
    힘들겠지요.
    엄마가 일을 사랑하는걸 쉽게 받아들이는 아기가 어디있겠나요.
    36개월은 엄마손에 커야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말 들으면 가슴찢어지지요.

    이시기가 지나면 나시 일하고 싶어지겠지만
    전업주부을 한심스럽게 볼 필요가 없다고봐요.

    놀고먹기위해 전업을 하겠다것 보다는
    모성을 보호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여자는 일해야 하는거라고 생각했으나
    아기를 낳고보니
    누가 엄마로서의 죄책감을 가지지 않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면
    (애놔두고 출근해도 죄책감 없도록 엄마못지않는 애정있는 보육자)
    나라도 애를 봐야하지않나 생각이 들어요.

    엄마가 딸의 미래를 결정할 필요는 없어요.
    다들 자기가 못간길을 아쉬워하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딸이 원하는 행복을 딸이 선택하도록 두어야지
    전업주부는 현실안주적이고
    일을해야 진취적이라고 가르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스카이 나와서 전업주부하면 무조건 나쁜일인가
    하는 것도 생각해 볼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공부잘해서 뭐하냐..라는 생각와 일맥상통하죠.
    여자도 공부잘할수 있고, 일할수도 있고..마찬가지로 전업주부 해도 잘못아닙니다.

  • 49. 깍뚜기
    '10.11.18 12:17 AM (122.46.xxx.130)

    윗님이 제 글에 대한 댓글로 쓰신 거라면...
    저 역시 지금의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전업주부'의 선택은 그 자체로 비난받을 일도,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업주부이든 (그렇담 여성이 할 수도, 남성이 할 수도 있지요), 전업직장인이든, 그 모든 것이 진정한 선택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되어야 그러한 '선택' 도 빛을 발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하는 거지요.
    제가 쓴 글이 어제 논란이 된 글에 대한 반론격이 되다보니 다양한 이유로 또 복잡다단한 현실을 살고 있는 전업주부 분들은 불편한 부분도 있으실 수 있겠네요. 다시 한 번 제글의 맥락을 이해해주십사.

    모성성... 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논쟁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성만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생물학적 사실'이지요.
    만약 36개월간은 엄마가 끼고 보살펴야 한다는 심리학에서의 애착형성 논리가 옳다고 전제한다면 저는 국가에서 36개월간 엄마에게 모성휴가를 보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얼척없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원론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에요.
    또한 영유아 시기의 모성성의 문제 역시 전적으로 엄마의 책임이라는 논리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윗님이 말씀하시는 '일하는 엄마의 죄책감' 역시 사회적으로 조장된 측면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은 여성의 출산과 육아, 탁아소 시설이 잘 되어있는 국가의 사회보장제도 및 그 사회의 성원들이 육아의 몫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특히 아빠인 남성들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비교 분석해본다면 의미가 있겠지요. 또 다시 아이 양육이 여성에게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반복하는 것 역시 위험할 수 있구요.

    게다가 잘나가는 전문직 조차 출산, 육아, 가사노동의 굴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일진대 (여의사님의 고충도 그런 점에서 공감할 만한 부분이 있지요), 우리 사회엔, 아니 전세계엔 전업과 직장인 이 양자 택일 조차 불가능한 사람이 절대 다수라고 생각해요. 82에서야 낯설 수도 있겠네요. 동일한 굴레의 희생양이지만, 그 댓가를 치루는 정도는 사회적 계층에 따라서 늘 다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여성 공통의 문제에 집중하되, 그 여성의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계층 변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었고, 소위 계층 선망 이데올로기에 무비판적인 여성들의 경우 자신의 젠더 지위의 문제와 계층 문제를 혼동하여 결과적으로 자신과 다른 계층의 여성들의 삶의 개선에 장애가 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 거구요.
    그렇담 문제는 평균 이상의 교육 자본을 획득하고 평균 이상의 연봉을 받는데도 이토록 고통스러운 여성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이 근본적인 해법인지 생각해볼 일이지요.

    즉, 여자도 공부잘 할 수 있고, 일할 수도 있고, 전업주부해도 잘못 아닌 거 맞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요.
    그러나 표현이 같을지라도 저는 지금의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다음처럼 말하고 싶어요.

    "여성의 능력이 남성과 똑같이 평가되고, 직장에서 임금이나 승진, 대우에 있어서 똑같이 대우를 받고, 남성과 여성이 서로의 합의에 따라서 누구라도 전업주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라구요.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일을 하는 게 '진취적'일 확률은 더 크지요 ^^

  • 50.
    '10.11.18 12:21 AM (119.64.xxx.204)

    남자들이 집안일 안하고 육아부담 안하려 한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자들이 다같이 바꾸려 노력하면 됩니다.
    노력해 보지도 않고 한두번 안되니 포기하니 진전이 없는겁니다.
    직장맘은 모성도 없고 그깟 돈때문에 아이버리고 나가서 일하는 여자 취급하는 이상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제자리 걸음일겁니다.
    요즘 젊은 남자들 육아에 얼마나 적극적인지 모르시는군요.
    우리 여자들이 노력하면 세상의 모든 딸들이 웃으며 자기 하고싶은 일 할수 있습니다.
    아~ 난 애도 없는데 이 밤에 별걱정을 다하고 있네요.

  • 51. 아롱이다롱이
    '10.11.18 12:41 AM (115.86.xxx.17)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일을 하는 게 '진취적'일 확률은 더 크지요 ^^
    -----저는 이게 맞는지 이제는 확신이 안선다는 겁니다.

    그 전글을 안읽어 봐서 모르겠지만..
    저도 처녀적, 애없을적엔
    모유수유권장이 여자를 집안에 들어앉힐려는 사회적 음모아닌가 생각했었지요.
    (원글님 생각 이해 안되는게 아니랍니다)
    다만 아이를 낳고보니 모성과 여성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더군요.
    물론 이건 전업주부 아래 큰 제 자신의 어린시절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지 모르죠.

    친정엄마가 일하셨던 친구중에 일부는 쉽게 육아를 놓고 일을 하는걸 선택하더군요.
    또한 일부는 오히려 육아를 엄마가 못한다는 사실에 더큰 죄책감을 느끼게 되구요.

    물론 일하러 가고 싶은 여자는 일하러 갈수있게 하는 사회적 시스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능력이 남성과 똑같이 평가되길 바라고,
    오히려 경제적문제때문에 어쩔수 없이 일하는 여성에게도 정당한 보수가 주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남자들이 군대가산점 바라는것 처럼 출산육아가산점을 주어서라도 승진, 임금에서 뒤쳐지는 여성들을 똑같이가 아니라 더 대우해 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 52. 깍뚜기
    '10.11.18 12:56 AM (122.46.xxx.130)

    아롱이 다롱이님 /
    말씀에 공감해요 ^^ 말씀대로 개인의 역사와 사회 제도의 역사는 늘 복잡하게 뒤엉켜있다보니
    저는 또 전업주부인 엄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제 경험이 아닌 것에 대한 감각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저 역시 '치마입은 남자' 나 시몬느 드 보부아르식의 여성 평등을 주장하는 건 아니랍니다.
    마지막 단락 말씀도 어떤 뜻에서 하신 건지 알 것 같아요.
    다만 82에서 여러 논의가 늘 일정 계층 중심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역으로 '계층 변수'에 대해서
    매우 예민하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갈수록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여성 노동자들의 삶에 칼바람을 날리고 있는 형국이라서요.

    암튼 여성들 스스로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든, 늘 그렇게 '미친ㄴ 꽃다발' 처럼 정신없이 살고 있지만 목마른 자 우물 판다고 서로의 가슴에 묻어둔 말들을 거침없이 풀어냈으면 좋겠어요.

    역시 우리 세대가 낀세대라서 고민도 괴로움도 진짜 많은 거지요.

  • 53. D라인
    '10.11.18 9:39 AM (210.94.xxx.89)

    이런 개념찬 글이 다있나~ 봤더니 역시 깍두기님
    (나 혼자 팬이에요~)

    공감 3만2천표 보태고 갑니다.

  • 54. .
    '10.11.18 10:41 AM (125.128.xxx.172)

    전반적인님 동감 글을 읽으며..
    눈물 흘리고 갑니다..
    그리고 저 다음부턴 깍뚜기 님 글 무조건 애독할래요

  • 55. 비비
    '10.11.18 11:35 AM (221.151.xxx.168)

    외국에 살다가 귀국해 보니 여긴 멘탈리티가 조선시대이후로 고인 물이네요.
    남초문화가 이 나라 여성들을 이렇게 나약하게 만들어 놨는지...
    사회 전체가 불안정적이어서 그런지 답을 못찾음.
    선진국이 뼈속 깊이 부러운게
    특정 전문직 빼고는 보수가 골고루 비슷해서 직업의 균등이 이뤄져있고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하고 또 좋아하는 직업을 가지고
    오후 5시면 퇴근하고 육아는 출근하면서 회사에 딸린 놀이방에 아이를 맡기고...
    결혼도 조건이 아닌,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 56.
    '10.11.18 12:47 PM (59.6.xxx.11)

    82와서 제 결혼이 나쁘지 않구나 깨달았어요.
    적당히 조건도 맞추고 남편도 저랑 한마음으로 일하고 육아하고 밥하고 청소하고 합니다.
    남자, 여자 부부인데도 참 저럴꺼면 결혼을 왜할까.. 그 무시를 당하면서도 경제력 없어 박차고 나오지도 못하면서 이런데 와서는 전업이 팔자가 젤 좋다 라고 말하는 아주머니들 보면 뭐라 할말이 없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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