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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8살 첫째아이에 대해 글쓰신 님께 드리려던 말씀..
종교적으로는 낳아만 주는 것만도 인간몸 주어 해탈의 기회를 갖게하는 것이기에 부모노릇 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안태어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지만, 그건 해탈했을 때 이야기겠죠.. 어쨌거나, 엄마도 아이도 다 한사람의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개인일 뿐, 서로 좋은 인연으로 만나 발전하게 하면 좋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게 또 우리 삶이고요..
엄마되신 님께 아픈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안그래도 긴글에 사족을 또 달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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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론 공부하다보면,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애착형성 이야기가 나와요.
엄마도 아이도 서로를 한몸처럼 여기고 있다가 점점 개인이 되어가는 게 발달입니다.
어찌보면 아이의 발달이지만, 여기에 엄마의 발달도 같이 있답니다..
바람직하게 발달하려면,
세상을 오래산 엄마가 노력해야하는데,
엄마 자신이 아이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많은 개인일 경우,
아이의 발달에 맞추어, 아이만의 주체성을 존중하며,
아이가 또다른 개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란 쉽지않죠.
먼저 전체적인 아이의 개인화 과정에서 생기는 엄마의 당혹감과,
아이가 첫째일 경우 겪게되는 엄마로서의 발달과정에 대한 이론을 말씀드려볼려구요.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가면서, 또 자기 주장을 하는 걸 겪어나가면서
엄마 무의식에는 당혹감이 생깁니다.
나자신과 한몸인줄 알았는데.. 하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애착관계가 조금씩 변화해야하는 아픔이 있죠.
아이가 말을 알아듣는 시기가 되어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엄마는 당연히 자기가 알고있는 좋은 길, 즉 엄마 주장대로 아이를 따르게하려다보면,
아이는 각 발달의 단계를 거치면서 그 단계에 맞는 자기주장을 할때마다,
즉 개인화의 과정을 밟으려고 할때마다,
벽에 부딪치는 경험을 하게돼요.
즉 엄마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거죠.
이럴때,
스스로 애정이 충족되었거나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성숙한 엄마일 경우,
아이를 돌보아주어야하는 한 사람의 개인으로 존중하며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고집을 피우거나 막먹으려하거나 떼를 쓰거나 부모를 이겨볼려고 말도 안되는 짓을 할때조차,
엄마도 인간인 이상 화가나면 화도 내고 신경질도 부리고 야단도 치지만,
한편으론, 오.. 저건 저놈이 큰다고 그러는 것?하면서 때론 져주기도 하고,
한 개인으로서 성장해가려는 아이의 모습을 내심 반겨줄 수도 있을거에요.
아이가 크는 동안 특히 아들의 경우,
아버지가 일부러라도 몇번 져주는 경험,
즉 아이에게 이기게 해주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도 아이의 개인으로서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라듯이요..
그런데 대부분 엄마 입장에선,
내가 이만큼 노력하고, 희생하고, 헌신하는데,
혹은 내가 얼마나 두루 인정받는 인물인데, 내 말 틀린 적 없는데
라는 식으로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면,
내말을 따르지않는 아이의 반항 - 성장을 위한 반항 - 이 이해가 가지않고,
지름길을 놔두고 엉뚱하게 지가 고집하는 먼길로 돌아가려는 아이와 심하면 싸우기도 하고 대립의 각을 세우기도 해요. 아이는 단지 그 나이또래에 맞는 자기영역, 개인화가 되기위한 경험이 필요한 것인데도 말이죠.
그리고선 아이가 비뚤어지면, 나는 할만큼 했다고 엄마 개인의 기준으로 주장할수 있어요.
그러나,
사실은 엄마인 나자신의 입장을 결정한데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는 것 아시겠죠.
가정안팎에서 일어나는 외적인 원인도 있을테고,
엄마자신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도 있겠지만,
아기일 때 가졌던 아이와 가졌던 애착관계가
알게모르게 엄마인 나의 입장에 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가졌던 엄마로서의 무조건적인 그 사랑의 기억이 달콤할수록, 본능적인 애정, 편안한 애정이 필요한 엄마일수록,
아이의 성장은 엄마에게 뭔가 내것이었던 것, 아주 좋았던 것을 빼앗기는 듯한 박탈감을 갖게해요.
즉, 성숙한 엄마이면, 아이의 성장에 따라 필요한 사랑을 나눌수 있지만,
스스로 사랑이 부족한 엄마일 땐, 아이의 성장과 개인화가 한편 서운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느끼게 되죠..
아이와의 관계가 좋지않을 경우,
아이가 하나일 땐, 이유를 추측하기가 보다 단순합니다.
외부영향이라면, 엄마인 내가 몸이 힘들수도 있고, 마음이 힘들수도 있고,
아이가 컸을 경우라면 아이 외부의 영향도 있을 수 있겠죠.
또 엄마인 나 스스로도 회피하고싶은 내면적 이유일수도 있죠.
현재 남편과의 관계가 좋지않아서 아이에게 애정을 쏟으려고 경향이 있다거나,
혹은 무의식에 있는 힘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있을 수 있죠.
그럴 경우에는 쉽게 내탓이오 하고 엄마입장에서 아이를 다시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을 바꿀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혹시
아기와 관계에서 맛본 엄마로서의 달콤한 애착관계를 뺏기기 싫어서,
엄마자신의 본능적인 이기심때문이라고 할 때는,
참으로 인정하기 쉽지않죠.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이를 사랑해주는 것인줄만 알았는데, 나자신을 위해 아이를 사랑하고 있고, 그 사랑을 뺏기기 싫어서 아이가 성장하고 자기주장을 하는게 미워진다는 걸,
엄마가 돼서 그런 이기심이 있다는 걸 결코 인정하고싶지 않은 거에요.
예나 지금이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같은 사랑을 주고 있는데, 왜 어릴때 예쁘기만 했던 아이가 저렇게 커나갈까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당연히 아이가 어렸을때는 아이도 한몸같은 존재로서의 엄마를 필요로하지만, 커가면서는 적당히 아이의 개인화를 수용해주는 엄마가 필요한데, 즉 엄마의 변화가 필요한데, 아이는 같은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지않겠죠.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던 엄마인데, 내가 필요로하면 달려오던 엄마인데, 왜 지금은 내가 필요하다는데 일일이 자기가 좋다고 하는 것만 하라고 하는지..
엄마는 아이가 말을 듣지않으면,
마치 다정한 애인을 뺏긴 것처럼,
아이가 어렸을때 내게 보여주었던 전적인 의존,
아기와의 친밀한 관계에서 오는 본능적인 사랑을 그리워하게 돼요.
그런데, 아이가 둘 이상일 경우,
엄마는 첫째가 태어났을 때 느꼈었던, 그렇지만 어느새 첫째가 커감에 따라 더이상은 느낄 수 없게된,
그 친밀감을 다시 둘째와 느낄 수 있게됩니다.
당연히 본능적으로 아기인 둘째가 더 예쁘죠.
언제나 첫째와 비교해서는 시간적으로 늦게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즉 아직은 내 말만 듣고 날 필요로하고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마구 사랑해도 안전한 둘째가 본능적으로 소중한 거에요.
동생이 태어나 경계를 하게 되고, 더욱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첫째에게
엄마는 내가 첫째에게도 엄마라는 걸 잊어버리고 대등한 개인의 입장이 되어 화를 내게 된다는 거죠..
심하게 말하면,
신나고 재밌는 새 장난감이 생겼는데
재미 없어진 옛 장난감 갖고놀아 달라는 것처럼..
엄마의 본능엔 첫째가
마치 완벽한 애인인 둘째와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훼방꾼으로까지 보여요.
아이에게서 느끼는 애정, 애착의 정도는 당연히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자에게 모성본능이 있고,
그것이 단지 내리사랑이라는 도덕적인 해석보다는,
자기와 한몸이었던 것에 대한, 자기를 전적으로 따르고 의지하고 자기하고만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에 대한 본능적인 애정이라는 해석입니다.
성숙한 엄마의 경우 아이의 필요에 따라 그 사랑이 다른 형태로 바뀌어가겠지만,
자기자신이 사랑이 필요한 엄마일 경우, 아기와의 사랑에 집착하고 아이의 성장에 적응하지못하거나,
둘째가 연약하니 더 보살피는게 당연한 거라고 합리화하면서 첫째에겐 엄마를 힘들게 하지말라고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엄마가 되어간다는 거죠.
효도는 5살까지 다한다는 말이 있죠. 품안의 자식일 때 애틋하듯,
자식이 날 벗어나 한 개인으로 성장을 전폭 지지해주는 것,
아기때와는 또다른 사랑을 보여주는 것도, 엄마로서 가질 수 있는 성장의 기회이고 기쁨일 거에요..
그래서 어느새 건강한 날개가 생겨 훨훨 날아가는 것이,
날개가 부러져 영원히 내옆에서 혹은 어디선가 내 사랑을 갈구하며 앓는 것보다
진정 대부분의 엄마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1. 호오
'10.10.18 11:19 AM (118.44.xxx.151)지금 제가 딱 마지막 부분에 걸려있어요.
큰아이 다섯살. 둘째가 너무 이쁘고..
큰아이는 요즘들어 반항?의 말투도 자주 보이고 ,저도 큰아이한테 점점 의지하려고
하는게 느껴지네요
아이를 잘 독립시켜야 하는걸 이론적으로는 알고있지만 그게 자연스럽게 되지는 않아요.
아이가 멀어진다는걸 느끼는 그순간 이래야 하나 저래야 하나 갈팡질팡
아이가 서서히 정신적으로 떨어지려 할때부터 저는 나중에 아이가 다크면 분명히
빈둥지 증후군 생길거야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심지어 유치원만 가도 그럴것 같다고;;;; 농담반
진담반 말하는데... 요즘 어떻게 해야 이녀석을 잘 독립시킬까 고민이 많아요.
사실 요근래에 와서야 제가 엄마한테 정신적으로 많이 독립을 했구나 느꼈거든요.
서른중반에서야 ... 일년을 연락도 자주 안하고 지내봤어도 못느꼈던것을 이제서야 알았어요.
경제적 신체적 독립이 부모한테서의 독립의 전부인줄 알았는데
전 그 정신적 독립을 이제 좀 하고나서야 그 존재를 느꼈어요. 엄마와 내가 얼마나 밀착되어
있었고 그 개별성 조차 제가 인식 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하는걸요.
제 엄마와 전 목욕탕도 안다닐만큼 친밀하지도 않은데 참 이상해요.
그래서 제 아이는 잘 독립시켜야 겠다고 다짐을 했는데요.
제 맘속에서 갈등이 있네요. 품안에 있을때, 아이의 모든것을 파악하고 컨트롤 해줄수 있을때
에만 제 맘이 편해요. 또 아이가 반항?의 기미를 보일때 어디까지가 예의의 범주인가
도 혼란스럽고 그렇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