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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랑 쪼매해도 될까요.

사랑합니다 조회수 : 936
작성일 : 2010-09-14 21:54:17
보통 게시판 보다보면 결혼 하신분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자식자랑이라든가 남편자랑이라든가 시부모님 자랑 하시던데..
전 미혼인지라 울 어무니 자랑 좀 할게요.~

제가 27살이니까 엄마는 57세 딱 서른 살 차이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이 너랑 엄마랑 붕어빵은 맞는데
니 엄마가 더 예쁘다 할 정도로 엄마가 참 고우십니다.
다들 40대 중반으로 볼 정도로 어려보이세요.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셔서 그런지
무용전공했냐는 소리도 종종 들으십니다.
그렇다고 고생을 안 하신 것도 아니고 세상 풍파 어려운 일이란 일은 다 겪으셨는데도
얼굴에 고생했다는 흔적이 없으세요.
다만 어무니 말씀 그대로 빌리면 막노동십장 손처럼 거칠은 것뿐이지요.
또 처녀 적에 공장에서 사고로 왼쪽 검지손가락을 잃어버리신것도 그 고생의 흔적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은 어무니한테
자신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하소연(?)을 하시믄서
"지비는 좋것소. 젊고 고생도 안하고. 블라블라~"
그럼 어머닌 조용히 웃으시기만 하시지요.
전 궁금해서 저분 연세가 얼마시래요? 하믄 엄마보다도 한 두 살 어린분이셨어요.

어머니 친구들께선 어머닐 만나면 넌지시 물어봅니다.
어디 병원다니냐며 보톡스하냐 지방 넣었냐;;;ㅎㅎㅎ
하지만 엄만 정말 손댄게 없으니 절래절래 손만 흔드시죠.
제가 봐도 깨끗한 피부에 탱글한 볼살 보믄..저두 저렇게 늙어야하는데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요새 들어 공부를 시작하셔서 몸이 힘드신지 살이 점점 빠져서
165에 49정도의 몸무게를 간신히 유지하고 계시는데 더 어려보이신다는 겁니다!.
보통 엄마 연세의 어른들 보면 살빠지면 더 늙어보이고 더 주름살이 생기던데
정말 젊어지는 약을 드시는지 올해들어 주름살이 없어지고 연해진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엄마 도대체 뭐해? 물어보니
“위가 안좋으면 눈아래 심술주머니도 생기고 볼도 처지고
팔자주름이 생긴다고 하더라.
그래서 시간을 딱 정해서 밥먹고 밀가루 음식 아예 안먹고 있는 중이다“
정말 그것뿐?이냐고 물어보니 정말 그것뿐이래요.
의학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돈 많이 없어도
주름살 없어지기도 하구나.. 저럴 수도 있구나 실감 중이에요.
젊으셨을땐 기미가 어마어마 하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기미가 하나도 없어서 그말씀이 믿겨지지가 않아요.
젊은시절부터 현미식하고 고기 안먹고 인스턴트 아이스크림 안좋아하시고
야채 과일 좋아하셔서 항상 집 메뉴는 직접만든 나물이대부분이에요.
특히 식후 디저트 과일은 안먹으면 섭섭할 정도구요.
햄이나 어묵같은건 집에서 먹어본 기억이 없네요.
그런데 자주 먹지도 않고 가끔 땡길때 드시던 밀가루 음식 단호히 끊으셨다고 하십니다.
아,  매일매일 하시는 운동이 있는데
아침마다 일어나시자마자 어머니의 기본체조와 함께
팔굽혀펴기 40개씩 몇 년째 하시는 중입니다.

사실 어머니는 국민학교 6학년 무렵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중학교다닐때 공부가 너무 하고 싶으셔서 신문팔면서 기어이 공부하셨구요.
그리고 중학교마칠 무렵엔 외할머니 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2년 동안 돈벌어 고등학교 들어가셨지만 결국 졸업을 못하셨다고 얼마 전에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학교 다닐때 부모님 학력이 콤플렉스 될까봐 일부러 숨기신거 였다네요.
전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어머니께서 고졸이라고 하셔서 그런가 부다 했는데
40세되셔서야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셨답니다.
근데 전 그거 전혀 눈치 못 챘어요.
학교다니며 모르는거 물어보면 다 알려주셨구요.
수학문제도 척척 풀어내 주셨거든요.
영어도 물어보면 거의 다 알려주실 정도로 뛰어나셨어요.
어딜가시나 책을 꼭 끼고 다니시구요.
어릴 때 어린이날 선물이 창비 아동문고 전집이었으니 말 다했지요.ㅎㅎ
부전공을 할까 싶어 철학과에 끼웃끼웃 하며 주워들은 철학자의 저서들도 어머닌 이미 다 읽으셨더라구요.

전 여즉도 밖에 나갔다오면 엄마와 함께 이야기를 합니다.
그건 저희 언니도 마찬가지지만요.
엄마가 마늘을 까시거나 야채를 다듬을 때면 옆에 앉아서 어머니 일을 거들며
때로는 친구이야기 때로는 책이나 신문 이야기 그때그때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나눠요.
특히 철학강의를 듣고 저 스스로 정리가 안된 이야기를 하다가 막히면
엄마가 길을 잡아서 이야기해주시기도 하구요.
전 무슨 수업을 듣든 초등학교 다닐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엄마한테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배운 내용을 정리 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실증안내시고 항상 경청해주시던 어머니덕분에 더욱 흥을 올리며 이야기 할 수 도 있었구요.
지금도 그렇지만 엄마옆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게 제 소소하면서도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

물론 100%어머니 처럼 살고 싶다라고 말할 순 없지만

엄마처럼 그렇게 곱게, 학문에 대한 열정을 여전히 불태우면서 현명하게 살고 싶네요.




혹시 어머니의 미용방법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믄
엄마한테 따로 물어서 글 한번 올릴게요.~~
IP : 121.147.xxx.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놀이 21년차
    '10.9.14 10:00 PM (125.185.xxx.67)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인가?

  • 2. ^^
    '10.9.14 10:04 PM (121.55.xxx.97)

    올리신글을 보니 흐뭇하네요.
    원글님 어머니께서는 참으로 부지런하신 분인것 같아 한게으름하는 저에겐 자극이고 부럽고 그러네요.
    늘 노력하시는 열정도 있으셔서 그렇게 젊어 보이시나 봅니다.
    저도 좀 본받을게요.

  • 3. 정말 좋으시겠어요
    '10.9.14 10:33 PM (121.166.xxx.104)

    그렇게 대화가 통하는 부모님이 계신건 정말 축복 받으신 겁니다.
    대화가 안된다고 말하는 젊은분들 많은데요.

  • 4. 가로수
    '10.9.14 10:45 PM (221.148.xxx.240)

    아~~ 저도 딸이 이렇게 생각해주는 엄마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모녀는 좋다가도 불꽃튀기며 싸우기도 한답니다
    제 남은 소원은 딸이 사랑하는 엄마로 늙다 죽는거예요

  • 5. 사랑합니다
    '10.9.14 10:57 PM (121.147.xxx.53)

    사실 저두 10대때는 엄마랑 불꽃튀었어요.ㅎㅎ
    정말 말그대로 활활 일촉즉발의 지뢰밭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힘든 질풍노도의 시기 지나고 하니까 흔히 하는 엄마의 친구는 딸 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더 사이가 좋아졌네요.
    그 힘든 시기를 지나는 동안 어머니가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텨주신 덕분이었던거 같아요.^-^

  • 6. 부러워요.
    '10.9.14 11:39 PM (110.12.xxx.177)

    이런 자랑이라면 매일 매일 하셔도 됩니다.
    미용 비법이든 뭐든 계속 올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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