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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 칠순잔치를 해드리고 싶은데 참 곤란하네요.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잔치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요즘 내내 고민되고 생각이 많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은근히 잔치를 하고 싶어하십니다.
동네 친구분들도(7분이 올해가 칠순이시라네요) 하고들 계시고요.
아버님께서는 통장을 지내셨고, 그 동네에서만 40년 넘게 살아오셨습니다.
뭐 직장을 다니신 것은 아니지만 고만고만한 살림살이 중 가장 형편이 좋은 편이고
아들들 모두 대학공부시키고 나름 성공시킨 분이십니다.
동네에서도 신망이 있으시고 친한 친구분 말고도 새마을 금고 이사를 하시면서 인맥도 넒은 편이세요.
우리 어머니는 칠순잔치가 별거냐 집에서 간단하게 상차려서 먹고 말자고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당신 생신도 아닌 아버님 칠순까지도 하지마라고 말씀하실 정도십니다.
평소 지론이 사먹는 음식 돈 아깝고
생일이 뭐 별거냐 그냥 된장찌개에 밥 먹고 배부르면 그만이니 음식도 많이 하지말고 돈으로 달라는
신조이십니다.
더구나 남들 잔치한다고 하면 막 욕하시는 분이세요
아들들은, 아들이 셋인데 제 남편이 둘째입니다.
큰아들은 칠순에 별 관심없으세요. 모르겠습니다. 얼굴 뵙기도 어렵고 지금 지방현장 소장으로 파견나간 상태라서 무척 바쁘신 것 같습니다. 제 남편은 아버님 의중도 알지만 어머니가 무서워서 별말 못하는 입장이고요.
막내는 역시 말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형들 믿고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아들들은 다들 " 해야하나? 그런데 엄마가 하지말자고 하네 어떻게 하지?"수준입니다.
며느리는, 큰형님은 시댁에 워낙 쌓인 것이 많아서 저 결혼하고 처음 만났을 때 앞으론 시댁일에 관여 않겠다고 하셨어요. 더구나 최근에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명절이나 제사에 오셔도 많이 힘들어하시는 편이세요. 그리고 동서는 아이들도 어려서 제사나 명절에도 오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런 와중에 추석 연휴 끝나고 바로 그다음 일요일에 아버님 칠순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미혼 때 친정아버지 환갑잔치 열어드린 기억이 참 좋았어요. 친정아버지가 요즘 무슨 환갑이냐 하시는 것을 졸라서 했는데 그때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칠순 때는 친정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렵고 친정엄마가 병환이 깊어서 축하도 못하고 지나갔거든요.
아버님께서 지금은 정정하시지만 어르신 앞일은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라서요.
환갑 때도 그냥 식사만 간단히 해서 아버님 형제분들께도 축하받지 못하고 지나간 것이 속상했거든요.
평소 어머니께서 아버님 생신도 안챙기시다가 며느리 들이고서야 두분 생신 챙기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시아버님께서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신데, 작은 아버지들 모두 별인사도 없이(형 환갑도 모르고..) 지나갔거든요.
칠순을 맞이하신 아버님 당신과 둘째 며느리인 저만 잔치를 하길 바라고
다른 가족들은 별 생각없는 듯합니다.
어머니는 무척 완강하게 반대하시고요.
며느리 중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저 하나인데
추석 이주 전에 어머니 생신상 차리고,
추석명절 지내고,
바로 그주 일요일이 아버님 생신상 차리라고 어머니께서 남편에게 말씀하셨다네요.
한번쯤은 아버님 손님들 청해서 식사대접하며 아버님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뭐 근사한 연회장이 너무 낭비라고 하신다면
동네 식당이라도 하나 빌려서 약소하게라도 하고 싶은데
어머니 무서워서 아버님도 아들들도 아무 말 못하고 있네요.
하루하루 시간은 지나고 답답해서 하소연했습니다.
여러분들이시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1. ㅁㅁ
'10.8.20 9:21 PM (112.154.xxx.28)저도요 .. 어머님이 하지 말라는 것 둘째 며느리가 해드린다고 해도 나중에 뒷말 들을 것 같네요 . 혼자 하기도 힘에 버거울테고 .. 그냥 아들들에게 맡겨 버리시고 님은 빠져있는게 좋을 것 같아요
2. 도움은 안되고
'10.8.20 9:22 PM (112.104.xxx.59)아들들이 가만히 있는데 며느리가 무슨 발언권이 있어서 잔치를 강행하겠어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사이가 안좋은가요?
본인이 하고 싶다는데...
기센 시어머니때문에 여러사람 피곤해지는군요.
시아버지께서 젊어서 바람피고 그러면서 시어머니 속을 썩인건지...
그런게 아니고 평범한 그런 가장이었다면 시아버지가 참 불쌍하네요.
용돈이라도 넉넉히 드려서 친한 친구분 몇분하고 가까운 온천이라도 놀러갔다오시라고 하시면 어떨지요?3. ..
'10.8.20 9:33 PM (110.14.xxx.110)우선 두분이 의견을 맞추라고 하세요
그러고 나서 아들들이 나서야 하고요4. 원글입니다
'10.8.20 10:20 PM (125.178.xxx.73)네. 글 올리고 아이들 재우면서 가만가만 생각해보아도
제가 나설 일은 아닌데.. 참 속상하네요.
아.. 그리고 제가 나설 일은 아닌데 집에서 생신상 차린다면 저 혼자 차려야하지요.
아버님께 용돈 드리는 것 좋은 아이디어네요. 그래야겠어요. 친구분들하고 약주하시라고.
우리 시어머니는 평생 어렵게 살림살았던 습관을 버릴 수 없어서 그러세요.
뭐 두분 사이는 평범하세요.
여러분들 말씀처럼 나서지는 못하고 뒤에서 좀 답답했는데..
이렇게라도 하소연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5. 마음 씀씀이가
'10.8.21 9:48 AM (122.34.xxx.19)많이 따뜻하신 분이네요. ^^
제 생각에도 분란 일으키면서까지
잔치하시기보다는
아버님께 따로 돈을 넉넉히 드리고 친구분들과 식사라도 하시라고
하는 게 낫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