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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의 시인데 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참 좋아서 공유하고 싶어요..
함민복 詩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1. 뭔가
'10.8.6 8:50 PM (114.200.xxx.239)앝은듯하지만, 알고보면 깊은시인데,
일고나면 뭐랄까...내가 괜히 민망해지는(시인의 가난한 삶을 엿본듯하여)..알수없는 찝찝함이 남는 시라고 생각해요. 이시는.2. ..
'10.8.6 9:07 PM (175.202.xxx.94)전 함민복시인 좋아요.
구수하게 생긴 인상도 그렇고
시도 참 서민적이고,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좋아하던 시인데....다시한번 음미하고 갑니다..^^*3. 원글이
'10.8.6 9:43 PM (180.68.xxx.178)생각은 다양하고 사는 모습도 다양하지만 .. 같은 환경에서도 사람의 생각은 모두 달라 ..쓰레기더미에서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꽃밭에 살아도 그 향기로움을 모르기도 하잖아요..
시의제목 "긍정적인 밥" .. 좋습니다. 이제 함밉복시인도 꽤 유명해졌고.. 다른건 제가 잘 모르지만 시인의 살림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기대해 봅니다.
시인의 또 다른 시 "눈물은 왜 짤까"도 참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 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 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의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을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 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4. 식객
'10.8.6 11:09 PM (175.196.xxx.194)강화도...망둥이 암튼, 그런 에피소드에 함민복 시인이 나오고, 저 긍정적인 밥 이라는 시가 소개되어요.
함민복 시집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