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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게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마음이 씁쓸해요..
친구만나는데 아이들 데리고 나오는거 싫다... 아이들 데리고 내 집에 오는거 싫다... 내 결혼식 사진에 친구애가 같이 사진찍는거 싫다.... 애 낳아보고 얘기해보라는 소리 싫다.. 애 둘은 힘들어서 싫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 이나 키우고 있는 이 에미는 이런소리 들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 지네요..
저는 이제까지 거의 100% 제 손으로 세 아이를 다 키웠습니다.
멀리 떨어져있는 친정부모님, 가까이 있지만 농사때문에 애 맡기기가 미안스러운 시부모님, 투잡(실질적으로는 포잡 쯤 되네요..)으로 하루종일 바쁜 아이 아빠... 덕분에 저는 누군가에게 애를 맡기지도 못하고 주위에 눈치 봐가며 세 아이를 업어 키웠네요..
큰 아이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나 참관 수업.. 학교에서 공식적인 행사로 학부모를 부를때면 애를 업고 꼭 참석했습니다. 진짜 희한하게도 애 데리고 온 사람은 저 하나뿐이더군요.. 때로는 구석에 가서 젖을 물리고, 엥엥 짜증내면 준비해간 사탕이나 과자를 먹여가면서 자리를 끝까지 지켰지만, 단 한번도 부끄럽다거나 폐가 된다고 생각하지않았습니다..
참, 얼마전에는 세살짜리 막내를 데리고 요리배우러 다녔어요. 집에서 낮잠자려는걸 억지로 놀아주며 안 재웠다가 학원에 가서 잠깐 업고있으면 금방 잠이 들거든요.. 그러면 의자 여러개를 겹쳐서 거기에 아이를 재워가며 요리 배웠답니다. 가끔씩 '애 맡길데 없냐?''애를 데리고 요리하러 왔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맡길데 없는 사람은 애 클때까지 집에서 콕 박혀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불편한 자리에서 잠든 아이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저도 저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어요..
애가 셋이 되고 나서는 왠만해서는 친구나 친척들 집에는 안가려고 해요.. 워낙 활발한 아이들이라 혹시 폐가 될까봐 친정에도 잘 안갑니다. 다른 지방에 결혼식이나 돌잔치 때문에 가서 당일로 돌아올 처지가 못되면, 작은 호텔에서 편안하게 자고 다음날 움직이는게 마음 편하더군요..
그래도 저희집에는 손님들이 많이 옵니다.. 특히 아이있는 친구들은 저희집을 너무나 편하게 생각해서 연휴나 휴가철만 되면 저희집으로 오려고 연락이 오네요..
아이들은 넓은 마당에 풀어놓고(?), 마음대로 뛰어다니게 하니 다칠 염려도 별로 없고 엄마들 끼리 이야기 하기도 좋구요. 결혼 10년차가 되어가다 보니, 부서지면 아까운 물건도 없고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다보니, 장난감이나 책이많아서 애들끼리 놀기에는 딱 좋아요..얼마전까지는 TV도 24인치 브라운관 TV였지요.. 집에 놀러온 돌쟁이 아가가 숟가락으로 브라운관을 막 두드리길래 "잘~~한다. 그거 바꿀때 다 됐는데, 오늘 한번 부서버리고 우리도 42인치 TV로 바꿔주라.. 너네 아빠 돈 많이 가지고 왔지"그랬더니, 아기 엄마 아빠도 덜 미안해 하더군요.. 애들 클때 다 그런거 아니겠어요..ㅋㅋ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이나 불편함에 대해 조금만 더 너그러워졌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저도 진상엄마도 아니고, 경우없는 사람도 아니지만 어떨때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런짓을 할때도 있었답니다. 애기가 기저귀를 떼기 시작할때 쯤은 외출하기가 참 겁이 납니다. 기저귀를 해서 데리고 나가자니 이제껏 집에서 기저귀 없이 용변보는 연습한게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그냥 나가자니 갑자기 실수 할까봐 걱정되구요. 그래서 여벌의 옷과 흡수잘되는 수건을 챙겨서 나가지만, 가끔 사람 안다니는 길에서 아이들 소변보게 한거 자수합니다. 아이들이 이용할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서 볼일을 보게하겠지만, 어떤 곳에서는 양변기가 아닌 좌변기에 애를 앉게해야하는데, 다리도 짧은 26개월짜리가 어떻게 해봐도 자세가 안나오더군요. 한번은 제가 안고 볼일을 보게했더니, 사방으로 다 튀어서 오히려 민폐를 끼친적도 있었지요...
저도 뜻하지 않게 아이들 때문에 민폐를 끼치게 되니, 다른 아이들의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해지는건 사실입니다.
식당에서 부모와 함께 밥을 먹다가 저희가 들어가서 옆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면, 굳이 우리 테이블에와서 노는 애기들도 있어요.. 애들이 많으니까 더 재미있어 보이나봐요.. 그럴때면 크게 방해가 되지않는 범위에서는 같이 놀게 해줘요. 어떨때는 부모가 애 밥그릇을 들고와서 노는 아이옆에서 밥 먹일때도 있구요..
아줌마가 되면 모르는 사람과도 금새 말이 통하고 오지랍이 넓어진다고 하던데, 애기 엄마들끼리는 그런게 더 강하게 작용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애 낳아봐야 그 상황을 안다는 소리를 자꾸 하게 되는것 같으니, 비겁한 변명이라고만 하지마시고, 이해해 주시길....
얼마전 친하게 지내는 남편부부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4살짜리 여자아이 한명을 키우는데 한달에 120만원이 든다고 하더군요. 맞벌이를 하다보니 친정엄마한테 애를 맡기고, 그 근처 어린이집까지 보내다보니 그 정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먹는거 입는거 책사는거까지 합치면 더 많이 든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겉으로 표는 안냈지만 깜짝 놀랐습니다.
초 3인 저희 아이 피아노 학원(7만원), 튼튼영어학습지 (10만원), 학교 급식비 (평균 37,000원) 들구요. 여섯살인 둘째는 유치원비 20만원, 세살짜리 셋째는 .... 아무것도 안하니.. 그냥 0원 이에요..
대충 계산해보면,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애 셋에 40만원 조금 넘네요..
큰아이는 매 학기초에 문제집을 사서 알아서(?) 풀구요. 둘째는 한글은 알아서 떼고, 수학은 누나가 심심풀이로 가르쳐줘서 100 이하 더하기, 빼기는 그런대로 하는 편이라서 누나가 1학년때 풀다가 덜 풀었던 수학 문제지로 풀고 있어요. 큰아이는 이번 기말고사에서 수학을 85점 맞아서 저한테 잔소리를 좀 듣기는 했지만, 다른 과목은 거의 다 맞거나 한문제 틀린 수준이에요..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1학기때 미처 못 풀었던 수학문제집으로 복습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보니, 아이들 키우는데 돈 많이 안 들죠?
초등학생인 아이를 학원에 안보내는 이유는.. 학원에 보낸다고 학습에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이구요. 오히려 학원 숙제때문에 학교과제를 등한시하는 하는것도 싫고, 아직은 적당히 놀아가면서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대신 책은 사달라는대로 다 사주구요, 먹는것에 돈 잘쓰구요. 가족여행갈때는 한달 수입 없는 셈 치고 다녀오기가 저희 삶의 모토에요...
앞으로 제가 조금 더 아이들 공부에 신경쓰고 관리해서 중학교 까지는 학원 안보내는게 저의 작은 목표랍니다..
제가 저희 아이들에대해 들은 가장 기분좋았던 칭찬은 '애들이 구김이 없고, 참 밝다'는 것이였어요.
처음에 그런소리를 들었을때는 듣기좋으라고 하는 인삿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그런소리를 참 여러번 자주 들었어요. 저도 저희 아이들 표정을 신경써서 살펴보았더니,, 정말 행복해 하는 표정이 가득하네요.
셋이서 머리 맞대고 장난치다가 깔깔깔 웃는 소리는 이세상 어떤 음악소리보다 아름답고 가슴 뿌듯해지는 소리랍니다.
내가 아직까지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구나 하는 칭찬의 소리 같기도 하구요,
아이들의 앞으로의 삶에서도 저렇게 웃음 가득한 날만 가득하길 바라는 기도의 소리이기도 하구요.
힘든날이 오더라도 오늘의 행복함을 꺼내보며 다시 일어설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소리이기도 합니다.
아이들 키우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고 지내면서도 혹시 우리아이가 민폐돌이가 되지나않을까싶어 조마조마한 가슴을 졸이며 사는 엄마들 모두모두 화이팅 하자구요...
1. 제 딸
'10.7.28 4:50 PM (124.111.xxx.139)목청 크고,어깃장 한번 놓으면 가던 길에서 그냥 꽈당 뒤로 넘어져서 길가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 쳐다보게 만들고, 지하철 타고 가다가 쉬마렵다고 갑자기 울어제껴서 얼른 내렸음에도 바지에 줄줄..그래서 지하철 화장실에서 난리 친적도 있고..(저도 자수합니다.ㅠㅠ ) 그러던 아이가 이제 13살인데요.어찌나 까칠하신지 ..시끄럽게 울고 난리치는 아기들을 이해할 수가 없고 그런 애들을 데리고 나오는 엄마들도 이해할 수가 없고 자기는 절대 그런 엄마가 안될 거라고 야무지게 말할 때마다 전 '이그..니가 애기일 때 얼마나 민폐를 끼쳤는데 '라고 얘기해주면 자긴 절대 아니랍니다. 그냥 웃어요.그리고 좀 더 겸손해집니다.내 아이뿐만 아니라 내가 클 때도 주위사람의 배려와 인내와 너그러움으로 내가 이렇게 컸구나..싶어요.
마트나 식당에서 고집부리며 울거나 떼쓰는 아이들을 볼 때 '에고 니가 엄마 속 좀 끓이는구나'하면서 웃어요. 제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분명 '애가 저지경이 되도록 엄마는 뭐한걸까.'라고 생각했겠죠. 그래도 요즘은 예의바른 꼬마들을 많이 볼 수 있더라구요. 얼마나 귀여운지..2. 아이 엄마
'10.7.28 4:53 PM (175.117.xxx.77)화이팅~~~!!!
3. 대단하시네
'10.7.28 5:04 PM (119.67.xxx.202)원글님 애국자이시고
부지런 하시고..대단하시네요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힘내세요 이곳에 이런 저런 많은 분들이 오다보니 그러닌가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4. ..
'10.7.28 5:09 PM (203.226.xxx.240)네 저두 4살 아이 하나 있고 곧 둘째 태어나지만..
아이를 양육한다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몰랐어요. ㅜㅜ 그런데도 둘째를 낳으니 이건 미련한건지...
암튼 아무리 부모가 개념을 탑재하고 애를 단도리해도 어느순간 통제가 안되거나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때면..네...민폐를 끼치기도 합니다.
그럴때 싸늘한 시선으로 "뭐~ 저런..." 이런 표정을 짓는 분도 계실테지만 아직까지는 초면에 도움도 주시고 젊은 엄마 고생많다고 다독여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끄럽게 웃으며 수습하지요.
모두 화이팅하시구요...^^5. ^^
'10.7.28 6:15 PM (202.30.xxx.69)정말 좋은 글 올리셨네요.
솔직히 저 애낳기 전에 까칠했는데 애 키우면서 애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애가 얼마나 맘대로 안되는 존재인지 깨닫고..
엄마들에 대한 무한 존경 생겼습니다.6. 자기성격
'10.7.28 6:28 PM (115.143.xxx.210)저는 그런 게 싫어 애 하나 낳았습니다. 혹시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결혼도 안 하고 당근 애도 안 낳고 싶어요. 아이를 키워봤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 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너무 무개념인 사람이 많아서 이런 얘기가 나오고(우리 자랄 때 정말 아이가 많있지만 그닥 진상 엄마는 없었던 것 같은데) 저처럼 타고나길 까칠한 사람이 많아져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개념 무개념은 행동 보다는 '태도'로 결정지어지지 않을까요?
7. 이래서
'10.7.28 6:34 PM (124.137.xxx.20)아이는 사회가 키우는 거라고 하는거죠....
내 애만 키우는 세상이 아니라 남의 아이도 같이 키우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다 같이 만들어 가고 있는거지요~ (넘 거창한가???) ^^8. 맞아요
'10.7.28 7:14 PM (211.54.xxx.179)저도 미혼일때 아이들이 식당에서 소리지르는거 너무 싫었어요,
근데 우리애가 식당에서 신난다고 소리를 빽 지르더라구요,,당황해서 입 틀어막았지만 이미 나온 소리를 어째요,,,그런 경우가 내 의지와 아이의 평소습관과는 다르게 종종 일어납니다,
졸지에 무개념 엄마 되는거지만,,원글님 처럼 조금만 더 관대해지면 좋겠어요,
그애들이 말귀 다 알아듣고 난 후에 비난해도 안 늦을것 같습니다,9. ㅡ
'10.7.28 9:18 PM (122.36.xxx.41)완전 동의합니다. 어제 애낳고 키우는게 무슨 대수라고..라고 쓴글보니...
그분이 하지말라던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키워보고 말해라...그분은 웬지 느낌상 아이를 키워본분같진 않았어요. 아니면 그분의 아이는 정말 얌전하고 공공도덕 절대 잘지키는 아이라 그렇지 못한 아이와 엄마를 이해못하셔서 그런가...싶기도했고요.10. =-=
'10.7.28 11:17 PM (119.199.xxx.185)애 키우는거 정말 정말 힘들어요.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요.
전 그래서 결혼해도 애를 안낳을것 같아요. 이미 늦기도했고.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만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어요.
일단 낳았으면 기본적인 인성교육, 예절교육은 필수. (서양처럼 뺨까지는 안때리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