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님 홈피 가보니 노대통령님 노제때 시청광장에서 유서를 낭독하셨던 장시아님이
천호선이야기라는 글이 보여 퍼왔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정호승 시인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란 시 한편이 떠오르네요.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아름다움인가
노무현과 천호선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의 큰 그늘이었습니다.
국민 곁으로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위까지 버려가며 자기를 낮췄던 노무현,
힘 있는 자에게는 강했어도 힘없는 자에게는 한없이 약했던 노무현,
정도를 가기 위해 편한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택했던 노무현,
정의의 사도라면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손해가 막심한 빵점행보였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바보 노무현>이 가장 사랑한 사람이 공교롭게도 <울보 천호선>입니다. <바보와 울보>의 어울림이었던 것이지요.
2006년 4월 25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주거복지정책 토론회’가 수원에서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하셨어요.
저는 주거복지정책 수혜자대표로 그 자리에 참석하여 ‘쪽방생활의 애환’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풋내기가 대통령을 비롯한 각부 장관과 여러 고위 관료 앞에서 마이크를 잡으니 가슴은 콩닥콩닥, 다리는 후들후들, 정신도 없고 두서도 없었습니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제가 겪은 ‘쪽방생활 10년간의 애환’을 말씀드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가느다란 흐느낌이 들렸습니다.
천호선 대변인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던 것이지요.
쪽방생활자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하시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청와대대변인이라는 높은 분이 남의 애환을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는 것도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소리에 눈물은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세태에 길들여진 저로서는 참으로 낯선 장면이 아닐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때 저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라도 한 냥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가난하고 아프고 외로운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또 대변인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저와 같은 서민들이 희망일기를 써가기에 충분한 소재가 되어주었습니다.
이런 바보와 울보가 많을수록 <사람이 따뜻한 세상>도 앞당겨 지겠지요.
장 시 아 (시인. 희망우체국 카페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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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선이야기-1<바보와 울보>
우윳빛깔 조회수 : 271
작성일 : 2010-07-08 15:55:20
IP : 119.192.xxx.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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