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드컵때문에 치킨집들 불 났었죠. 대문글에도 있군요.
근데요...저의 단골 치킨집 사장님은 어제 너무 안되셨더라구요.
남편이랑 월드컵 보면서 치킨을 먹어야하니, 배달 밀리기 전에 5시 30분쯤에 미리 시켜서 먹으며 기다리자는 생각으로 일찍 전화를 들었습니다.
사실 전 그때부터 무지 바쁘셔서 돈버느라 좋아하시는 들뜬 목소리를 기대했죠.
근데 사장님 목소리가 너무 힘이 없이 '네 여보세요..'하시더라구요.
저희 주소를 부르는데, 사장님이, '오늘 거기까지 배달 못 갑니다' 이러시는거에요.
대목이라 좀 먼데는 아예 배달 안하시나 싶어서 살짝 기분이 나쁘려하더군요.
그래서, '왜요? 오늘 너무 바쁘셔서 그러세요?'그랬더니만...
아저씨가 너무 불쌍하면서도 화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오늘 배달하는 놈들이 두 놈다 말도 안하고 안나와서요. 제가 혼자 배달해야해서 그렇네요. 죄송합니다.'
갑자기 너무 안되셨다 싶더라구요.
월드컵 응원하러 가버린 알바생때문에, 모처럼 맞은 대목을 이렇게 보내버리시네요.
그래서, '아유...하필이면 오늘같은 날에...'그랬더니, 아저씨도 '네, 그러게요..'하시더라구요.
다른 집에 시켜먹으면서도, 내내 마음이 좀 짠해서..^^;
다음 아르헨티나 전에는 꼭 다시 시켜드리려구요.
아저씨 얼마나 화나셨으면 '두 놈'이라는 표현을..
철없는 녀석들, 안 나올거면 아저씨가 다른 준비라도 좀 하시게 미리 말할 것이지...재료도 많이 준비해두셨을텐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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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의 단골 치킨집 상황
안스러운아저씨 조회수 : 2,374
작성일 : 2010-06-13 17:46:15
IP : 125.186.xxx.1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12
'10.6.13 5:48 PM (112.223.xxx.67)솔직히 sbs 때문에 경기 보기 싫지만
치킨. 피자 장사하시는 분들 생각하면 기뻐요- ㅋㅋ
저희 엄마도 장사(그냥 밥집)해서 대목이라는게 있는데..부모님 생각도 나고..
암튼 다음 경기때는 그 업종 모두 준비 많이 해두셔셔 많이 버셨으면 ㅋㅋㅋ2. 한국말어려워
'10.6.13 5:57 PM (211.176.xxx.239)아............... 너무 슬프면서 웃겨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3. 두발로
'10.6.13 8:39 PM (61.106.xxx.207)저흰 어제 일찍 가게문 닫고 집앞에 도착하니 12시가 다되어가는데 혹시나 싶어
한곳에 들리니 닭이 없다네요. 와~ 대박났구나.사장님 좋겠다하고 다른곳에 가니
반품들어온게 있는데 사시겠냐구? 종종 주문하고 배달가면 묻을 안열어주거나
전화도 안받고 해서 도로 갖고 온다네요.
해서 그거 좀 싸게 사와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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