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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기다려야겠지요?

조회수 : 1,445
작성일 : 2010-05-24 17:42:10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결혼하고 지금껏  정말 질리도록 많이 싸웠습니다.
서로 살아온 시간을 어느 한날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거 알기에
서로 조금씩 노력하자고 약속도 하고 또 싸워도 가면서요.

저는 정말 너무도 많이 바뀌었는데
남편은 늘 바뀌지 않은 모습에 먼저 변명만 하려 듭니다.
그것도 이해할 수는 있어요.

근데 너무 힘이 듭니다.
항상 저만 기다려야 하고 항상 저만 바뀌어야 하고...
올해 초부터는 심각한 상황부터 시작해
이번달에도 두번을 싸우고...

싸울때는 무섭게 싸우고 상처도주고.
그리고 또 풀어지고.
그런데 그 풀어지는 계기는 누가 잘못했던 늘 제가 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남편이 잘못해도 절대 스스로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하지 않았지요.
항상 제가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고...
그게 참 힘들었어요.  왜 분명 잘못하건 남편인데  그걸 제가 일일이
설명하고 이해시켜서야 저는 위로를 받고 남편은 스스로 느껴서가 아닌
먼저 입으로만 마무리를 시키는 것인가.  하는 것이요.

결혼후 늘 그렇다보니 제 성격이 갈수록 나빠지고
남편은 변화되지 않고  또 부딪히고 싸우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도 해가면서...
그래도 절대하지 말자는 행동이 있었는데
남편은 몇번이나 어겼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살벌하게 싸워도 잠은 집에서 자자는 것.
속 답답하고 화나서 속풀려 밖에 장시간 나가도  외박은 하지 말자는 취지였어요.
그리고 핸드폰 꺼버리고 연락두절하는 행동.

남편은 이 두가지를 올해 몇번이나 했어요.
그리고 화해하고.
어제도 또 싸웠네요.
화가나서 차라리 그럴거면 나가라고 했어요.
가정이 가정이 아니고 전 아내도 아닌 것 같았어요
남편은 하숙생이고  저는 일하면서 하숙생 돌보는 도우미 같았지요.

살벌하게 싸웠어요.
남편도 지겨웠겠지요.
짐싸서 나갔어요.
순간  내가 또 너무했구나 싶어 전화해서 들어오게끔
말을 하는데도  남편도 소리 소리 질러가며 전화 끊어버리고
핸드폰도 아예 꺼버리더군요.

그리곤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사는게 참 힘드네요.
저도 잘한거 하나 없었어요.
서로 똑같아서 치고박고 싸우는 거겠지요.

따뜻한 말 한마디 바라는 것도 힘들고
그냥 감싸안아주길 바라는 것도 욕심이에요 제게는.
그래도 핸드폰은 끄지 말지.
그래도 집에는 들어와서 자지.
우리가 싸워도 절대 하지 말자던 것은 힘들어도 지키지...

항상 잘못의 시작이 누구였든
끝에가면 저만 문제가되고
제 스스로 절 위로해야 하고
제가 늘 분위기 바꿔야 하는 것이 너무 버겁네요.


어제 싸운거 내 행동이 심했으니 전화해서 사과하고 풀자. 해야 할런지
(어제는 제 행동도  무척 나빴거든요)
아니면 그냥  남편이 알아서 어떤 행동을 취해오도록 기다려야 할지
어렵네요.
IP : 211.195.xxx.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이
    '10.5.24 5:49 PM (211.172.xxx.179)

    또 사과하고 화해를 청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싸우지 말던지, 아니면 그냥 냅두세요.

    자세한 것은 모르겠으나 님이 남편을 그렇게 길들였다고 밖에는 보여지지 않네요.

    싸움도 애정이 있어서 하는 거라는 말이 있죠.

    정말 만사가 귀찮으면 관심이 없어집니다.

    님은 어느쪽이신가요?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사실 건가요?

    남편을 바꾸지 전에 나를 먼저 바꾸심이 어떨지요?

  • 2. .
    '10.5.24 5:51 PM (220.92.xxx.156)

    서로가 평행선을 긋고 있다면 나중에는 황폐해진 두사람의 모습만 남아있겠죠.
    거두절미하고
    이혼하실생각이 아니라면
    부부상담받는곳에서
    객관적인 문제해결을 받기를 권해드립니다.

  • 3. 쐬주반병
    '10.5.24 6:21 PM (115.86.xxx.87)

    첫번째 댓글 다신 님의 말씀이 맞네요(제 생각에도요)
    원글님께서 남편이 그런 행동을 반복하도록 만드셨네요.
    혹시, 다툴 때마다 보여졌던 원글님의 언행들이 남편을 더 그렇게 만든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원글님 성격이 다투면 말 안하고 못 버티고, 상대방 기분은 생각지 않고(물론 본인은 상대방 기분을 생각한다고 하겠지만..) 다투면 바로 풀어야(?) 하는 성격 아닌지요?
    맞다면, 남자가 질릴 수도 있어요.

    남편은 편하지 않고, 원글님만 변했다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남편도 변하려고 노력을 했을테고, 변한 모습도 있을텐데,
    원글님이 보기엔 변함이 없는것 같으니,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씀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남편이 원글님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처럼, 원글님도 모르는 남편의 마음이 있을것입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원글님의 입장에서 판단을 하려고 하니, 남편도 답답할것이구요.

    죄송합니다. 원글님을 질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남편..그냥 내버려 두세요.
    닥달하지도 마시고, 전화도 걸지 마시고, 미안하다는 말씀도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남편은 지금도, 분명 원글님의 마음을 뚫어보고 있을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해도, 나중에는 아내가 풀어준다..는 것을요.
    남편 제 풀에 꺽일때까지 그냥 두세요. 그냥 두시면, 남편이 불안해서 먼저 손을 내밀것입니다.

  • 4. 원글
    '10.5.24 6:34 PM (211.195.xxx.3)

    네 맞아요
    답글 달아주신 분들 말씀이 다 맞아요.
    쐬주반병님 말씀도 맞고요.
    참 이상하지요. 저 결혼전에는 진짜 이런 성격이 아니었어요.
    결혼하고서 아무도 모르는 지역에 와서 남편하고만 있으니 자꾸
    남편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 성격이 정말 이상하게 바뀌었어요.
    내가 왜이렇게 바뀌나...하면서도 자꾸 그렇게 되었어요.

    남편도 변할려고 노력했을 거에요. 제가 그걸 느끼기도 전에 더 그런 것일테지요
    그러면서도 자꾸 빗나가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남편도 지금 무척 힘들테지요.

    사실...주변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변했을까 싶어요.
    정말 너무 힘드네요.
    아니...이것도 변명일까요.

  • 5. .
    '10.5.24 7:07 PM (183.98.xxx.205)

    자게에서 많은 글들을 읽는데요,
    그래도 원글님은 바꾸려 노력하시기도 하고 실제로도 바뀌셨을 거 같아요 어느 정도는요.
    그저 예전에 싸우던 방식의 흔적이 남아있을 뿐이죠.

    전 원글님 답답한 심정을 알겠습니다. 왜 서로 잘못했어도 내가 다 먼저 설명해야 하고 풀어야 하고..
    누가 잘못을 했건 남편이 아내 맘 풀어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원글님의 경우에는 항상 원글님이 먼저 풀어야 되는 경우잖아요.
    저 그 기분 알아요.
    남편이 원글님보다 똥고집이 더 센 것일 따름이에요..

    이건요, 싸우고 나서 먼저 확 풀어야 되는 성격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대결이 아니에요..
    글에서 읽혀지는 원글님의 성격은 나 하고싶은말 다하고 나서 나 뒤끝없당~ 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싸움후 갈등을 못견뎌서 상대방 심정이야 어떻든 내 맘 편하고자 금방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도 아닌구요.
    그저 싸우더라도 외박은 하지말자, 기본은 지키자는 거 아닌가요.
    싸우고 나서 묵묵부답으로 회피하거나 똥고집 부리는 사람의 잘못이 더 크죠.
    정말 항상, 언제나, 상대방이 설득을 해야 하고..
    이건 정말 사람 미치게 하거든요.

    그렇지만요 원글님,,
    세상에는요, 알아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더군요. 상담요.. 상담 받으면 좋긴할텐데..
    정말 상담 받으려면 시간과 돈을 들여서 장기적 지속적으로 제대로 해야 하더군요. 그나마 남편들은 잘 가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서서히 관심끊게 될거에요 남편에게..

  • 6. 원글
    '10.5.24 8:20 PM (121.136.xxx.215)

    .님.... 눈물나요.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려 하시고 이해해 주려고 하시는 그 관심때문에요.
    다른 분들이 하신 말씀도 다 맞고
    남편도 남편 나름대로 힘들고 노력한다고 하는데 저는 변한거 없다고 몰아부치고
    남편이 자상한 성격도 아니고 그렇다고 쾌활해서 다른 사람을 이끌거나
    알아서 계획하는 성격이 아니니 화가 나 있는 아내를 풀어줄 방법도 없고
    그냥 알아서 제풀에 풀어지게 놔두는 것이 남편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렇게 했어요.
    근데 저는 그게 참 힘들었네요. 그냥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제가 화가나서 건드리면 터질 듯 해도 단 한번이라도 절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었다면.
    그랬다면 그 안에서 더이상 터질 행동은 안했을텐데
    전 그게 너무 그리웠어요.
    내편... 내가 힘들고 속이 상해서 화를 낼때 그냥 감싸 안아주었으면 하는거.
    남편에게 내가 이렇다라고.. 그럴때 나를 좀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부탁을 해본적도 있는데
    남편이 기억을 할 지 모르겠어요.

    결혼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이젠 화를 참지 못하고 터트려야만 숨을 쉴 것만 같은 제가 너무 힘들어요.

  • 7. .
    '10.5.24 8:49 PM (183.98.xxx.205)

    원글님이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실래요 그럼? 사는 지역이 어디신지는 알 수 없지만,,
    혼자라도 상담을 받아보면 문제의 50%가 해결되더라구요. ^^

  • 8. 외로우신가봐요
    '10.5.28 12:47 AM (123.248.xxx.69)

    사춘기 반항하는 아들을 대하는 엄마 같다는 느낌이 우선 듭니다.
    수평관계인 부부 사이라고는..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는 님의 자체 판단은 남편 분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글을 읽고..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게 마련이라는 말도 떠오르고요.
    상대에 맞는 대응법을 찾으시는 게 현명 할 것 같아요.

    그 사람 보기 싫어서 나온 집..왜 억지로 자러 들어가야 하는 지.
    화가 났는 데 왜 연락을 주고 받나요.
    격렬하게 싸우고 나면 숨소리도 그림자도 싫은 상대를ㅠ
    님과 남편은 엄연히 감정의 강도도 포인트도 다른 사람이에요.

    좋을 때, 행복할 때 그 좋은 일에 대한 인간의 반응들이 다르 듯이
    싫은 일, 화나는 일, 슬픈 일에도 다 나름의 대응법이 있다고 봐요.
    괜히 전해져오는 룰을 맹신해서
    원글님만의 현실을 그르치는 일이 없으시길 바라는 맘에 한 자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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