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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일을꺼내서 어쩌자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냥 조회수 : 3,894
작성일 : 2010-05-16 11:08:35
제 큰 딸이 어릴때 안 좋은 병 진단 받고..
저는...그 아이...돌보려고..
직장을 관뒀었어요..
직장 관두기 전..
직장일로 마지막으로 출장을 가면서..
면세점에서.....시조카들.....선물을 샀어요...........
앞으로 언제 면세점에서 뭐 사서..선물로 줄 수 있을까 싶어서...
시조카들이 이쁘기도 하고...
제 아이 아픈건 아픈거지만..그렇다고 맨날 맥놓고 있을수도 없고.....
한시라도 아이 생각은 안 해본 적도 없어요...앉으나 서나 깨어 있으나 자고 있으나..꿈에서라도 아이 생각만 햇어요....아이가 저한텐 전부니깐요...

근데..그 선물 해줬더니..
울 시누가..아이가 죽을 병에 걸려서 누워 있는데...넌 선물 살 생각이 나냐고..호통 치던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네..제 아이..그때..죽을병 걸려서 누워 있던 거 맞아요....
근데...아이가 아프다고..그 엄마는...선물도 못 하나요????
평소에 고마웠던 사람에게....평소에 좋아했던 아이들한테...면세점에 앞으론 올 일 없을거 같아...
비싼 것도 아니고..걍..스와치 시계 사다 준것 뿐인데..아마 그때가 초등학교 입학했을 즈음이라..
일부러 놀러 갔다 온 것도 아니고..나름 마지막 출장길에..................사다 준건데..

그게 지금으로부터....칠년전 얘긴데요...
그게 늘 가슴에 있어요..
갑자기 생각나서.뭘 어쩌자는 건 아니지만...

이런 글..어쩌자고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제가..그때..그리...잘못한 거였나요???

지금은...제 큰 아이 제 옆에 없지만...큰 아이 기억은 생생하게 있는데..그때 시계 기억도 잊혀지지를 않네요...

글 수정..솔직히 글 올려 놓고도..그게 제 정신의 엄마냐고 하실까봐서...글 걍 놔두기도 무섭긴 하네요...
그때..병원에선..아이가 그런데..엄마가 울지도 않고..표정이 그게 뭐냐고..하도 별의별 말을 다 들어서.....
아이의 기일이 지난지 얼마 지나지 않다 보니....별의별 생각이 다 나네요..
죄송해요..주말 활기찬 시간에..이런 글 올려서요...
IP : 61.80.xxx.158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이엄마
    '10.5.16 11:14 AM (116.123.xxx.130)

    그때 많이 속상하셨나봐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너무 큰 아픔은 잊어버리거나 느끼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어요. 그때 그러셨나봐요. 이제 이겨내실만하니 떠오른거죠. 그냥 편지 한번 쓰세요. 시누이에게 그럼 원글님도 마음이 편해지실거예요. 지나가는 말로 하든가. 물론 시누는 돌을 던진분이니 모르겠지만.... 친구에게 하든 남편에게 하든 말로 푸셔요. 속상했겠어요. 꼭 매정한 엄마마냥 보여진것 같아서...

  • 2. ......
    '10.5.16 11:15 AM (115.140.xxx.138)

    아.토닥토닥. 제가 그 마음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원글님 글 때문에 로그인했네요^^

    제 생각엔 원글님~ 시누이는 원글님 야단치거나 원망하려고 그랬던거 아니구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랬을거 같아요. 본인 아이들 선물 사온거잖아요.
    아픈 아이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플텐데, 자기 아이들 선물 사왔으니
    본인도 마음이 아파 그리 타박하는 걸로 말이 나왔을거에요.

    사람이 그래요.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받죠.

    원글님 잘하셨어요. 잘못 하신거 하나도 없어요. 시누 본 마음도 그게 아니었을테니
    그 상처는 씻어버리세요. 오늘 햇살이 참 좋네요. 속상해하지 마시구요......

  • 3. 다 잊어버리세요
    '10.5.16 11:17 AM (125.180.xxx.29)

    시누이도 자기아이들 선물받는기쁨보다도...조카가 많이 아파서 그게 너무 가슴아파서 한소리일거예요
    시집식구들한테 한번쯤은 섭섭하고 서운한소리 안들은사람이 어디있겠어요
    다들 잊고 사는거지요
    가슴에 담아두지마시고 훌훌 털어버리시고...자녀분도 잃으신것 같은데... 기운내시고 다른자녀들얼굴보시면서 잘사시길 바랍니다

  • 4. ...
    '10.5.16 11:20 AM (58.234.xxx.17)

    아이가 지금 곁에 있다면 다 잊을만한 일인데....
    원글님 어찌 살아오셨나요 눈물이 나네요 ㅠㅠㅠㅠㅠ

  • 5. ...
    '10.5.16 11:24 AM (115.136.xxx.14)

    솔직하게 시누이 분과 그 이야기를 하시고 크게 한번 우시면 나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시누 분도 저 윗님 말씀대로 자기 아이 선물이니까 더 미안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님이 잘못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님 마음이 제일 아프고 힘든 거라는 거 누구라도 알 수 있을 텐데요..
    힘내세요.. 마음이 아픕니다.

  • 6. 남들은
    '10.5.16 11:31 AM (121.141.xxx.104)

    몰라요. 내맘알아주기를 바래지도 마세요. 그냥 내 속편한대로 사시구요.
    많이 힘든시간을 보내셨는데 그런거 흘려보내시고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세요.
    어쨌건 제가 다 속상하네요..참 쉽게들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세상이네요.

  • 7. 그냥
    '10.5.16 11:34 AM (61.80.xxx.158)

    님들 감사합니다.......위로해주셔서...........그 당시엔...저한테 대놓고..아이가 죽어가는데..그 말하는게 그땐 너무 충격이어서..저 상황을 더 기억하는지 모르겠어요.........
    설령 제가 잘못한게 맞더라도......저리 말을 해야 하는 건지....
    제 합리화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런 얘길 제가 어디 가서 하겠어요.....제 큰 아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계속 지내온 82쿡이라...괜히 여기 털어놨어요.....
    감사해요...잘잘못 따지지 않고..따스하게 안아 주셔서요...

  • 8. 위로
    '10.5.16 12:19 PM (211.44.xxx.175)

    마음 깊숙한 곳에 어떤 자책감이 자리하고 있으신가 봅니다.
    원글님, 원글님 잘못은 아무것도 없어요.
    아이는 하늘나라 좋은 곳에 잘 있을 거에요.
    비록 이승에서의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엄마의 사랑, 가족들의 사랑, 세세하게 다 기억하고 있을 거에요.

  • 9. 울고 싶어요
    '10.5.16 12:31 PM (125.149.xxx.2)

    그런 사람들 있어요.

    아이가 아프면 어미가 24시간 내내 산발을 하고 미친듯 울고 내내 난리쳐야 당연하다는 사람들

    틀에 꽉 갇혀서 틈도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요.

    그런 사람들이 주는 상처, 참 크지요.

    누가 뭐래도 아픈 아이를 둔 어미만큼 마음 시린 사람 있을까요?

    그런데도 자기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것 당연하고 이해가 갑니다.

    원글님 잘못하신 것 아니에요.

    보이는 것만 보이는 사람들,

    아니, 보고 들리는 것도 보이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원글님,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 당연한 것입니다.

    그 마음 역시 세월이 흘러 자연스럽게 원글님을 떠나게 되엇으면 좋겠습니다.

    햇볕좋은 오월이라 문득 더 쓰라린 마음 내 마음처럼 공갑갑니다.

    기운내세요.

  • 10. .
    '10.5.16 12:40 PM (221.138.xxx.39)

    시누이분도 너무 속상해서 한 말이지 원글님을 나무라서 그런 건 아니라고 봐요
    본인에게도 딸이고 너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시누이에게도 피 땡기는 조카거든요, 그리 생각하고 맘을 널리 써야지...
    지나간 일 돌이켜서 남탓을 하고 이제 와서 곰곰히 생각하면 님만 너무 상처입고 치유가 되지 않아요. 부디 건강회복하고 밝게 가족들과 행복하기를 빕니다.

  • 11. 맞아요
    '10.5.16 12:45 PM (211.54.xxx.179)

    원글님 너무 마음 아프셨지요 ,,,
    시누님과 그 얘기 하면서 통곡이라도 하고 오세요,,,
    저도 왠지 그 시누님이 원글님 아이를 많이 사랑한걸로 느껴지네요,,
    같은 상처라고 보세요,,,그리고 털고 앞으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말을 뱉기는 쉽지만,,,엄마마음을 누가 다 알겠어요,
    힘내세요,,,

  • 12. ..
    '10.5.16 12:59 PM (122.35.xxx.49)

    너무 상처가 크셨나봐요
    저도 시누님이 자식선물받기 미안해서 그러셨다고 생각해요.
    원글님이 무심한 엄마라고 생각한 사람들 아닐거예요.
    그 상황에서 원글님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 세상에 누가있겠어요?
    힘내시길...

  • 13. .....
    '10.5.16 1:04 PM (112.144.xxx.3)

    이렇게라도 표현하세요.
    조금이라도 그 마음이 풀린답니다.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몰라요.
    감히 자식에 대한 부모 마음을 이렇다 저렇다 재단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부모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마시고 이렇게 남들에게 이야기 하세요.
    큰소리로 울어도 보시고요.
    가슴 속에 품으면 더 커지기만 합니다.

  • 14. ..
    '10.5.16 1:32 PM (110.14.xxx.110)

    속상하셨겠지만 반대로 내 아이 누워있는데 시집식구들이 면세점서 선물사다 달라고 했음 어땠을까요
    이거보단 낫지 않나 싶어요 시누도 아이 걱정된 마음에 그랬을거다 생각하세요
    빨리 잊으시고요
    아이의 기일이라니 .. 마음이 아프네요

  • 15. 원글
    '10.5.16 1:44 PM (61.80.xxx.158)

    맞아요..역지사지라고...그렇게 남의 맘에서 보면...얘가 이 시국에 정신이 있나 ..그 생각나겠져..제가 잘햇다고 하는게 결코 아니구요...저도 그때 별별 생각이 다 나서.....어케 말을 그리 할 수 있냐고 하지도 않았어요.아..그런 생각 날 수도 있겟다 싶어서...아예 대답 자체를 안 한거 같아요....
    하지만...그냥..조용히...받아주었으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내내 났었거든요...
    제가 미쳤었나봐요(이리 결론을 내다니...여태 님들이 댓글 달아주신거 무색하게 하는 댓글이라 죄송한데..)...그 시국에...하여간.....
    82쿡님댁엔..늘..건강하고 행복한 기운만 깃드시길 바랍니다.....감사해요...................정말 감사합니다...아까 글 올리고 좀 울다가..정신차리고 다시 들어왓네요.고마워요.....

  • 16. .
    '10.5.16 2:36 PM (123.204.xxx.205)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일에 부딪치면...
    잠재의식이 일부러 관심을 분산시키기도 해요.
    그 일에만 집중하면 심신이 무너질 심각한 상황이니까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요.
    원글님께서 그때 미쳐서 선물을 한게 아니라 미치지 않기 위해서 선물을 사는 행동을 한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 17. 갑자기
    '10.5.16 3:44 PM (210.116.xxx.86)

    거의 20년 전의 제 모습이 생각나네요.
    돌도 안된 제 아들넘이 대학병원에서 청각장애 판정을 받던 날이었어요.
    전 직장 근무중에 병원에 가서 결과를 보고
    가슴이 무너지는데 다시 직장에 돌아와서 남은 일을 마무리했죠.
    겉으로는 너무나 평온하게.....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통고를 하고도 울지 않았어요.
    마음속은.....지옥이었죠.
    어떻게 하나.. 고칠 수 없을까?.. 하나님, 부처님, 다 찾았구요
    하지만 집에서도 할 일 다했어요.
    같이 살던 시어머님이 저한테 독하다고, 우찌 에미가 저러냐고 화를 내시더군요.
    너무나 큰 일이 닥쳤을 때, 그것도 자식에게
    울고불고 슬픔을 드러내는 엄마도 있겠지만
    원글님이나 저처럼 속으로 속으로 삼키면서 오히려 너무나 냉정해지는
    엄마도 있답니다.
    그래요. 원글님 말씀처럼 우린 살짝 미쳤던 것 같네요.

  • 18. 시누가
    '10.5.16 8:25 PM (110.9.xxx.67)

    생각없는 미친*이네요.
    세상에 자식이 아픈데 가장 마음 아픈 사람이 누구라고...
    자기가 엄마보다 더 속상하데요?
    주둥이를 그냥 확 ~
    언제 함께 술이라도 마시면 취하신 척 하시고 하소연 해보세요.

  • 19. .
    '10.5.16 9:29 PM (58.227.xxx.121)

    원글님 사연 읽으면서, 만일 제가 원글님 시누 입장이었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해 봤어요.
    저도 제 남동생 아이들 너무 사랑하거든요.
    만일 그 아이가 너무 많이 아프고,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런 생각만으로도 벌써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시누가 제 딸에게 정성들여 선물을 사온다면
    뭐랄까.. 당혹스럽고 기가 막히고 미안하고 조카가 너무 불쌍하고 속상하고..그리고 제 올케도 불쌍하고 남동생도 딱하고.. 제 딸이 건강한 것조차 미안한..
    온갖 뒤죽박죽인 감정이 될거 같아요. 선물이 고맙다는 마음보다는 너무너무 속상한 마음이 앞설것 같아요.
    아마 그런 감정으로 원글님 시누도 마음에 없는 호통이 나왔을거예요.
    물론, 시누의 아픔이 원글님의 아픔과는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시누 역시 너무나 아픈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할 수 없었을거에요. 그렇게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원글님 마음 속의 무거운 돌 하나 이제 그만 내려 놓으세요.
    원글님 잘못한거 없으세요.. 시누도 아마 그 일 미안해 하고 있을거예요.

  • 20. 마음비우기
    '10.5.17 10:25 AM (219.248.xxx.249)

    위로를 전해 드립니다.
    사람마음이란게 꺼내어보여줄 수도 없고. 그 상황에선 참 복잡미묘, 어지러웠을거에요.
    저희 엄마, 저희 아빠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신 날 아빠 중환자실에 계시고...
    밤에 잠시 집에 오셨을 때 열심히 빨래 등 집안일을 하시더군요.
    그런 엄마가 너무나 이해되고, 안쓰럽고 슬프기까지 했답니다.
    슬픔을 잊고자 평소에 하시던 집안일을 더 열심히 하시던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으니까요.
    그 상황을 온전히 인정하기 힘들기에
    아무렇지 않은척, 아님 잠시 외면하고자 평소의 삶대로 잠시 지내는 모습
    너무 이해되요.
    원글님, 마음속에만 담아두다 보면 언젠가 또 울컥할 때가 있을거에요.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시원하게 함께 이야기나누고 풀면 어떨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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