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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편이지만 애정표현 더 받고 싶을땐...
결혼 9년차, 아이 셋 (7세, 5세,2세), 맞벌이 입니다.
맞벌이지만, 제 벌이는 가정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 입니다...
남편은 한결같고 가정적이고 아이들도 잘 챙기고 예뻐합니다.
좋은 쪽으로 보면 그렇지만,
말 수가 적고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점잖고, 인내심도 많고 조용한 사람입니다.
아이들한테도 화내거나 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요즘 부모교육같은데서 좋은 글을 읽거나, 새롭게 배우면
아이들에게 적용도 해 보고,
좋은 아빠가 되고자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허나, 문제가 하나있습니다.
여기 섹스리스 부부.. 뭐 이런 글도 많이 있는데
섹스리스의 문제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문제가 된다고 하잖아요.
둘다 원치 않으면 섹스리스여도 상관없고
한쪽은 많이 원하는데 한쪽이 원치 않을때 문제가 되듯이,
저희 부부도 애정과 사랑 표현의 기대치가 부부간에 서로 다른 것 같습니다.
남편은 저를 대신해서 집안일을 도와주고, 아이들을 챙기고 하는 것이
저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도 고맙지만,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듣고 싶은것 같습니다.
그저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주기 바라는거 말고,
"아이를 낳아줘서, 잘 키워줘서 고맙다."
"난 네가 ~~때 이쁘더라" 등등..
이런말을 들어본 기억이 없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이 셋에 직장다니면
남편이 아무리 많이 도와주고, 출퇴근 도우미가 있지만,
엄마 몫이 많은건 사실입니다.
전 손도 빠르고, 일도 미리 미리 준비해서 잘 하는 편이고
남편에게 잔소리도 많이 안하고 제가 할 일을 잘 하는 편입니다.
열심히 사는 만큼, 남편에게 많이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것 같습니다.
애들은 이쁘다고 쭉쭉빨면서
저한테는 왜 안하는지... --;;
저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건가요?
얼마전에 이런 차이로 크게 싸움이 났는데요...
제가 바라는걸 남편에게 좋게 말하면 남편은 잘 이해를 못 하는것 같아요. 그냥 간과 하죠.
제가 참다참다 못해 좀 심하게 말하면 그건 며칠씩 가는 부부싸움이 되구요.
부부는 서로 맞춰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남편에게 이런저런 제 입장을 이야기 하니
남편은 제 틀안에 자기를 끼워맞추고 있다고 하네요...
남편의 입장은 그런가보죠...
저는 많은걸 바라는게 아니라,
남편에게 따뜻한 말한마디, 스킨쉽을 원하는데
남편은 말하지 않아도 제가 그마음을 알아줬으면,
부부관계 할때만 스킨쉽을 하는 편입니다.
남편에게 공주 대접 받으시는 82쿡 님들... 조언좀 해 주세요.
배부른 소리라고 욕하지 말아주세요...
셋째를 낳고 힘들어서인지
남편에게 서운할 때가 많네요.
행복한 부부사이에서 행복한 아이들이 자란다고 믿는 아줌입니다...
1. 먼저
'10.4.7 11:58 AM (121.165.xxx.143)받고 싶은만큼 먼저 표현은 하시는지요?
표현을 많이 하시고,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해라, 라는 마음은 버리세요.
너가 안하니 나도 안해. 하시면 절대 나아지지 않아요.
싸울일은 절대 아니구요, 햇볕정책밖엔 안통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차차 표현 하실거에요. 남편분 성격이라면 좀 더 나이 들면 잘 하실것 같아요.2. 음..
'10.4.7 12:28 PM (119.200.xxx.220)아이가 어릴땐 애 키우랴 살림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힘도 많이 들구요.
조금이라도 도와주신 남편분께 --많이 도움된다- 너무 고맙다등..그때그대 표현을 많이 하세요.
엉덩이도 좀 두드려주시구....애들 좀 크면 더 큰 부부애가 생기기도 하지요. 투정해봤자입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 고마워하셔야 더 도움받습니다.3. 사랑의 언어
'10.4.7 2:15 PM (98.248.xxx.209)사랑을 표현하는 데에도 각자가 다르고 사랑을 받을 때에도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른 게 부부지요.
우리가 보통 사랑의 언어를 다섯 가지 정도로 나누는데
1. 서비스 (남편이 집안 일을 도와주고 애들 챙겨주는 것, 아내가 남편이 좋아하는 것 (요리, 안마, 차마시기 등등)을 해주는 것)
2. 선물 (꼭 비싼 것이 아니라도)
3. 스킨쉽
4. 격려하는 말 /칭찬
5.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
이라고 합니다.
지금 원글님은 3,4번이 사랑의 언어이신 분이고, 남편 분은 1번이 사랑의 언어이신 차이로 서로 부족함을 느끼는 거지요.
부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자신이 원하는 사랑의 언어가 상대에게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 방법으로 상대를 사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볼 때 남편분은 서비스를 사랑의 언어로 생각하시니까 아마도 집안 일과 육아를 공동분담하면서 아내에게도 서비스를 원하실 것이고, 아내는 스킨쉽이나 격려하는 말을 사랑의 언어로 원하시니까 본인도 그런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시는 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문제는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할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방법으로 사랑해야 하잖아요.
그 부분의 핀트를 잘 맞추는 부부일수록 관계가 편안하다고 하네요.
남편분이 가사와 육아를 잘 도와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도 표현하시지만, 또 남편이 원하는 서비스에는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시고 찾아보세요. 저는 살짝 시간보내기도 사랑의 언어이신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드는 데 아내가 제일 잘 아시겠지요. 만일 같이 시간 보내는 것을 사랑의 언어로 생각하는 남편이라면 가끔씩은 설겆이도 접어두시고 빨래도 미루시고 웬만한 건 도우미 아주머니께 부탁하시고, 조금 더럽게 살고 조금 맛있는 것을 덜 먹더라도 남편과 시간 보내는 것에 촛점을 두어 보세요.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슬며시 얘기해야 남편도 이해를 합니다.
남자들이 여자와 많이 달라서 들이대는 식으로 비난조로 얘기하면 무조건 방어하고 부인하기 때문에 갈등이 더 커지거든요.
부드럽게 남편이 도와주는 것에 대해 코소리 섞어 (^^) 감사표현도 하시고 나는 자기랑 살 닿는 게 정말 좋아 하면서 같이 나란히 앉아 TV 도 보시고 그러세요.
시댁에서 자라난 분위기가 칭찬하고 격려하는 게 어색한 환경이었다면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해서 못할 수도 있거든요.
어쩌면 저렇게 한 마디도 안해주나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보시면 남편도 아내를 통해서 배워나갈 거에요.
결혼 20년을 바라보는 중년 아줌마의 조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