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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쓰고 싶어요
하지만 책은 무척 좋아해서 손에서 놓지 않고 살고 있지요.
그동안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해왔는데 몇년 전에 프리랜서로 직종을 바꾸면서 융통성있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도 했고, 이제서야 제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동화, 특히 청소년 대상으로 한 성장 소설을 쓰고 싶어요.
그런데 막상 어떻게 접근해가야할지 모르겠네요.
여러 공모전이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어림도 없는 일인것 같고요.
연습삼아 끄적거려 본 것이 있기는 한데 누구한테 읽고 평 해달라고 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저의 꿈을 위해 조언을 해주실분 안계실까요?
1. ..
'10.4.4 5:04 PM (112.155.xxx.26)인터넷으로 작품을 올리고 도움받는 사이트 들이 있답니다. 서로 격려도 하고 조언도 주고 하면서 발전해 나가지요. 작가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생긴 곳들이지만 이용자들이 서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효율을 높이는 거 같더군요. 제가 아는 곳으로는 아이작가가 유명하구요. 컨텐츠진흥원에서는 강좌도 열고 있는 거 같던데 대신 상호호응은 좀 떨어지는 거 같구요. 검색해보시면 더 많을 거예요. 그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시면 될듯... 좋은 글 쓰시길...
2. 저는
'10.4.4 5:18 PM (219.241.xxx.232)저도 유아나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를 써보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준비도 없이 꿈만..
기회가 생기면 도전해보고 싶은데 나이만 먹어갑니다.3. 일단
'10.4.4 5:45 PM (121.138.xxx.55)문화센터에서 한 강좌만 등록해 보세요.
수강료도 얼마 안하고, 시간도 짧고 부담스럽지 않습니다.4.
'10.4.4 7:29 PM (125.181.xxx.215)부럽네요. 책쓰는게 보통일이 아닌데..
5. ++
'10.4.4 7:59 PM (211.200.xxx.48)직접 작가에게 수업을 받는 코스도 있더라구요.
내 친구가 임정진(행복은 성적순이 *****) 인데
가르치더라구요. 꽤나 비쌌던 기억이..
써서 메일로 보내고 읽힘 받고 지적받고..그렇게 해서 써내고 데뷰하구요.
그런데 무한한 아이디어나 기초지식이 필요하겠더라구요. 다분이 철학적인...6. asuwish
'10.4.4 9:46 PM (211.214.xxx.151)제가 읽고 무척 감명을 받아 스크랩해둔 기사가 있어요.
전문은 여기 가시면 볼 수 있고 -> http://www.cine21.co.kr/kisa/sec-002100100/2004/12/041214225409083.html
특히 감명깊었던 부분 아래에 붙여봅니다.
조선희 제가 지금 신인작가잖아요. 근데 정말 신인작가라는 건 정신분열의 다른 이름인 거 같아요. 사회적 냉대, 시스템의 냉대에 시달리다보면, 끊임없이 내가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 그걸 사회에 납득시키기 전에 내 자신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잖아요. 그 내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든 거 같아요. 또 내가 소설 쓸 재능은 없을지라도 이유는 있다는 걸 자신한테 납득시켜야 하는데, 가장 절망적일 때는 그 이유가 생각이 안 날 때예요. 선배는 그런 신인작가 시절을, 소설가로서, 영화감독으로서 무려 두번이나 했잖아요. 이 신인작가에게 뭔가 용기를 주는 얘기 해주실 거 없어요?
이창동 전혀 도움이 안 되지. 어떤 누구의 경험도 도움이 안 돼요. 혼자서 해결해야지. 절망을 좀 더해야 해. 가혹하게 이야기하면, 절망을 아직 덜 했구먼.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설득한다고 했잖아. 무가치한 존재라는 걸 받아들여야 돼.
조선희 그것까지 받아들이고 나면 쓸 기력이 없잖아요.
이창동 절망을 하고 나면 할 일이 쓰는 거밖에 없게 돼요. 베스트셀러를 쓰려고 하니까 그렇지. 무인도에서 구원의 글귀 한 구절을 써가지고 병에 집어넣어서 코르크 마개를 닫고 바다에 던지는 심정이 돼야 해. 누구 하나라도 이걸 주워서 봐줬으면 좋겠다, 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 무인도에서 베스트셀러작가가 되는 걸, 이 체험을 수기로 써서 베스트셀러가 돼서 비단옷 입고 진주목걸이 하고 그런 거 상상하면 미치지.
조선희 신인작가가 자기의 존재가치를 입증하려다보면 조급해지잖아요. 그런데 <초록물고기>는 데뷔작으로서 그렇게 조급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건 뭘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이창동 무슨 이야긴지 정확히 이해하겠는데, 한 가지 납득이 안 되는 건, 지금 조선희씨 이야기 중에, 뭐라 그럴까, 세속적 잣대의 용어가 섞여 있어. 작가는 작가지, 신인작가라는 말은 없어. 그건 저널리즘 용어라고. 난 열두살에 이미 작가였다고. 그전엔 화가였고. 내가 글을 쓰면 이미 작가예요. 신인작가, 추천작가, 무슨 수상작가. 이건 그야말로 세속적인 거라고. 또 시스템으로부터의 냉대, 인정 이런 것들도 세속적 가치라고. 요즘 예술가를 찾기가 어렵다는 말들 하잖아요. 세속적인 가치가 아닌 자기 내적 충동, 내적 가치로 창작을 하는 예술가를 만나는 게 어렵다는 얘기 같아. 보면 알거든. 예술가의 폼을 내는지. 진짜 예술가인지. <초록물고기> 때? 말할 나위가 없죠. 그때 경험했던 냉대와 쪽팔림이라는 거. 나이도 사십이 넘어서. 그런 외로움은 내가 열두살 때 이면지에다 아무도 읽지 않는 소설을 쓸 때나 큰 차이가 없거든. 그게 힘 아닌가. 영화 촬영할 때 어떤 장면 찍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와 이 장면 하나 몇만이다, 이런 얘길 덕담처럼 하는 경우 있어요. 그럼 난 즉각적으로 의심을 해요. 이거, 없애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보여지는 것엔 뭔가 위험한 요소가 있다는 거지. 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아니에요. 교감하는 게 좋지. 그런데 그 방식이 중요한 거지.
조선희 자기 재능에 절망한 적은 없어요?
이창동 그걸 나에게 물어선 안 되지. 조선희씨 왜 절망하는데? 뭐 땜에 절망해? 스팀이 잘 안 들어와서 절망해, 볼펜이 잘 안 들어와서 절망해, 마누라가 바가지를 긁어서 절망해? (웃음) 결국은 자기 욕망과 그 욕망으로부터 동떨어진 재능과의 싸움이지. 피흘리는 싸움. 그게 운명이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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