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오래하고 결혼했어요.
살다보면 권태기가 온다는데 우리에게도 그런 시절이 올까?
맏어지지 않을만큼 꿈같은 연애 시절 뒤에 시작한 결혼 생활.
결혼 초반에 말할 수 없이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그런 건 다 참아냈는데 (제가 생각해도 가상할만큼)
나이가 들어가니 참았던 분노가 치밀면서 남편에 대한 불만이 나날이 쌓입니다.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보기 싫어집니다.
밥먹을 때 혀를 낼름 낼름 내는 버릇이 있었네..? 그것도 시어머니랑 똑같네. 아~ 싫다..
웬 세수는 저렇게 오래, 답답해. 목욕탕 혼자 전세 냈나...?
말은 또 왜 저렇게..표현 방식이 왜 저럴까?
지네 엄마가 한 말 고대로... 아~놔~ 생각 좀 가져라. 대학은 나온 것 맞냐?
답답해, 왜 저렇게 둔할까? 등등등....
살아갈수록 신랑의 재발견입니다.
제 마음 속에는 어느덧 그에 대한 존경심도 사랑도 없는 그런 관계가 되었죠.
그래도 일상은 평온하다고 생각했는데 11 살 아들이 며칠 전 갑자기
엄마 아빠 이혼하면 난 집을 떠나 영원히 떠돌거야..그럽니다.
왜? 엄마 아빠 행복한데 왜? 아냐 아닌 것 같아.
뭐가 문젠데? 아빠는 엄마를 쪼끔 좋아는 하는데 엄마는 아빠에게 불만이 많아. 앚 많아.
아이들의 눈은 귀신같이 정확하네요.
제 마음을 다 들킨 것 같아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부끄러워졌습니다.
남편이 나를 실망시킨 일이 정말 많지만, 남편을 주말 내내 가만 지켜보니,
그도 제 두 아들 같이 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같은 것 있죠?
언젠가 제게 좀 가르쳐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은 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도 당신한테 잘 못해.
그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아들 둘에겐 하늘아래 다시 없는 엄마거든요
(모든 시댁 식구들이 인정,시어머니는 제 자식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대요).
그런데 남편에게는 좋은 아내의 자리도 애인의 자리도 영구 이탈하고, 그냥저냥한 친구..? 동업자 정도.
이제 마음을 한 번 활짝 열어볼까봐요. 그리고 신랑의 인생 과외 선생이 되어 볼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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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엄마 아빠 마음을 귀신같이 아네요
... 조회수 : 952
작성일 : 2010-03-02 10:19:59
IP : 115.95.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0.3.2 10:24 AM (119.192.xxx.155)발상의 전환을 이루셨네요.
좋은 말씀이세요...나도 좀 생각해 봐야겠당...2. 힘내세요^^
'10.3.2 11:05 AM (222.106.xxx.110)남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잘 못한다고...스스로 인지했으니...차근차근 이끌어주세요~ 남편들은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알아 듣는거 같아요^^; 잔소리처럼 들리지는 않도록ㅠㅠ 정말 어렵지만요
3. 책
'10.3.2 11:45 AM (220.88.xxx.110)'남편사용설명서'라는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저도 원글님처럼 남편의 하나하나가 다 꼴보기 싫어서 힘들어 하다가 그런 책이 있는걸 알게 되어서 요즘 읽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다 안읽어서 뭐라 말씀 드리긴 그렇지만 지금까지 읽어본것중엔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생각이 조금 달라지기도 하더군요.4. 원글님
'10.3.2 1:53 PM (123.248.xxx.203)글 읽고나니 눈물이 흐릅니다. 연휴동안 거의 싸움을 끝을 봤어요. 이제 제맘속엔 애정이고 애증이고 남지도 않고 그저 현금지급기로만 생각하겠다고 더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그렇게 결론내려버렸거든요.
원글님이 부러워요. 그런 생각은 정말 대인배가 할 수 있을거에요. 저는 마음을 열고싶지도 않거든요... 남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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