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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법..있을까요?
애들이 어릴 때는 아예 다른 사람들 만날 생각도 못 했는데
이제 슬슬 제 여유가 많아지니 이런저런 약속도 생기고 모임도 가게 됐어요.
처음엔 마냥 좋기만 하더니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아..애 키우는 동안 내가 완전 바보가 다 됐구나..내가 대인공포증이 있는게 아닐까..이런 생각이 들어요.
우선 말 할 때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아요.
'있잖아요..그게..음...뭐더라..암튼 그런걸 했는데요..웅얼웅얼..'
이렇게 하다보면 제가 뭘 말하는지 저도 까먹어요.
그리고 머릿속에서 단어가 엉키면서 이상한 말도 막 하구요.
예를 들어 '수영 잘 하는 사람이 부럽다' 이런 말을 하려고 하는데
머릿속으로 '헤엄치다' 라는 단어도 막 생각나면서
제가 하는 말은 '수엄 잘 치는 사람 어쩌구..' ㅜㅜ
듣는 사람들도 저 사람 뭐지..? 이런 표정이고..그럼 저는 얼굴 빨개지고..민망하고..
그리고 말 할 때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도 불편해요.
이상한 건, 제가 불편하다고 느껴지면 왠지 상대방도 불편해 하는 것 같아요.
그럼 저는 더 불편해져서 주눅이 들구요.
목소리는 작고 말이 빠른편이라 제가 얘기하면 상대방이 잘 못 알아듣기도 해요.
그래서 뭐든지 말로 하는 것보다는 글로 하는 게 더 편해요.
전화통화도 잘 못해요...전화벨 울리면 두근두근..
전화 할 일 생기면 미리 무슨 말 할지 적어놓고 한번 읽어보고 전화해요.
제 성격이 어렸을 때 부터 조용하고 겁많고 예민하고..부끄러우면 얼굴 금세 빨개지고..그랬거든요.
많은 친구 두루 사귀진 못했지만 몇명 친한 친구들이랑은 별 어려움 없이 지냈구요.
그래도 학창 시절엔 지금같은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들어서는 제가 성격적으로..약간 문제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잘 알지 못하지만 대인공포증같은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구요.
직장생활을 못하고 늘 애들과 남편이랑만 '밥 먹자..놀자..치우자..'이런 일상적인 말만 해서 그런걸까요.
지난 주말 어쩌다 남편 대학 동기들과 부부동반으로 모였는데
그 중에 한 여자분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옷차림도 수수하고 생김새도 빼어난 미모는 아닌데 조근조근 말씀을 어찌나 잘 하시는지..
목소리 크고 분위기 띄우는 스타일은 분명 아닌데 굉장히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집에 오는 길에 남편한테 살짝 물어보니 그 분도 전업주부시라는데
괜히 저랑 비교가 막 되면서 남편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했어요.
사실 그 모임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을 만날때 그래요.
얼굴 빨개지고..횡설수설...눈 잘 못 마주치고..말수 없고..
그렇다고 남들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저 스스로도 그렇구요.
그저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아줌마구나..이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음..
뭔가 연습을 하면 이런 증상이 좀 없어질까요?
책을 많이 읽으면? 아니면 무조건 이사람 저사람 붙잡고 말을 해봐야 할까요?
분명 그 여자분같은 82님들도 많이 있으실것 같아서 살짝 부탁드려요.
조언 좀 해주세요~~^^
1. 저는요
'09.12.16 3:14 PM (61.38.xxx.69)부부싸움도 혼자서 연습해요.
주제가 있어서 싸울 때가 있잖아요.
그럼 낮에 글을 써요. 해야 할 말을요.
대사 외우듯이 외워서 남편에게 조곤조곤 얘기하지요.
아이들에게도 잔소리를 줄이려면 써보는게 맞더군요.
많이 연습해서 다섯 줄 정도로 줄여서 조용히 얘기해요.
이런 것도 연습하면 늘더라고요.
사소한 말부터 연습해보세요.
집에서 영화 한 편 찍듯이요.2. 신문기사와뉴스
'09.12.16 3:23 PM (76.87.xxx.152)많이 보시면 사용하시는 어휘의 폭이 넓어집니다.
저는 구사하는 단어가 다양하고 적절한 사람이 세련되 보이더군요.
신문 소리내서 천천히 읽어보시면(아나운서가 하듯이) 도움됩니다.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시면 느낌을 아실 거예요.
그리고 그걸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한달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답니다
이상 과거 프레젠테이션의 대가가 저에게 알려준 비법이었습니다. 홧팅^^3. 곰팅이마누라
'09.12.16 3:28 PM (123.109.xxx.127)전 아이 둘 낳고 내내 일하는데도 그러는데요..ㅜㅜ
뜻대로 대화가 안 되는건 둘째 낳고 더 그런거 같아요..
이야기 도중 웰케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지...
최근에 의도적으로 가능한 말을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고..
제가 고음인 편인데..일부터 톤도 좀 내리고..
일주일에 한번씩..스카이트 음성 챗팅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 자잘한 일상사, 사회 이슈에 관한 토론을 하는 모임도 몇달전부터
만들었답니다..
대화 도중..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를 종종 하는터라..
지금 조금씩 나아지려고 발버둥치는 중이예요..4. 곰팅이마누라
'09.12.16 3:35 PM (123.109.xxx.127)어익쿠..
일부터- 일부러
스카이트- 스카이프
오타 정정^^;;5. 흠
'09.12.16 4:01 PM (203.81.xxx.51)어휘는 책이나...신문이나.. 이런걸 많이 보시면서 늘리는 수밖에 없을거같구요, 사람이 어려운 단어들도 자주 봐야 익숙해져서 입에 착착 붙고, 문맥만 들어도 어떤 얘기가 나올지 빨리 짐작이 가니깐요. 분명 잘 아는 화제가 나오면 말문이 열리면서 술술 나올거에요. 근데 늘 말에 자신이 없자면, 그만큼 자신있고 잘 아는 화제가 드물단 얘기일 수도 있어요. 일단 지식을 쌓으면.. 분명 한마디라도 더 껴들고 의견 나누고 싶어지실거에요~^^
6. 꼭
'09.12.16 5:10 PM (222.113.xxx.153)말씀을 많이 하려고 하지 마시고,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어보세요.
언젠가 여기 자게에 단시간 내에 가장 세련되어 보이는 방법은
말을 줄이는 거라고 해서 공감했었어요.
일단 꼭 하실 말씀은 핵심만 간단하게 말씀하시고
다른 사람이 말할때 잘 들으면서 간간히 미소를 짓거나.. 공감하는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7. 아부끄러워
'09.12.17 4:41 PM (124.59.xxx.178)원글이에요.
움말씀 정말 맙습니다. 오늘부터 틈틈히 연습할렵니다. ^^
좋은 오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