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아이 보고 싶어하셔서 참 자주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MT 갔다 아이 데리고 시댁에 가고, 저는 따로 갔는데,
제게 점심을 주는데, 반찬 통째로 2가지와 밥을 주시더군요.
저,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먹었습니다.
저희 남편이 무척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반찬통째로 주는 겁니다.
그래서 어머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편 없이 간 날, 어머님이 제게 그렇게 하시더군요.
제가 찾아서 먹기도 어려웠지요.
들어가니 이미 식탁에 그렇게 차려져 있었고 먹으라 하셨으니까요.
그 다음부터는 시댁 갈 때 웬만하면 식사 시간 피해서 갔고,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 했습니다.
남편이 왜 그러냐고 하길래, 어머님이 힘 드신 모양이라고,
뭐가 힘드시냐고, 나 혼자 간 날, 어머님이 반찬 통 째로 꺼내 주시더라,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러셨겠냐.
그렇다고, 내가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밥상을 차리냐
(김치 냉장고에 반찬이 있는데, 미로라 찾기도 어렵지요)
말씀은 집에 와서 점심 먹으라 하시지만 사실은 힘드신 모양이라고.
아마도 서로 핏줄이 아니니 이런 것도 섭섭하고 그렇겠죠?
친정 엄마가 그렇게 했으면 반찬이 어디 있냐고 물어 보거나,
우리 엄마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했겠냐 싶었을 텐데,
안 그러시던 시어머님 그러시니, 섭섭하고, 혼자 시댁 갈 일 없게 만들고,
밖에서 밥 먹고 들어가고 (밖에서 남편과 같이 먹고 가면 섭섭해 하는 모습이 보이지요.)
그냥.. 내 자식에게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러운 거고,
어머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행동하실 걸 텐데,
저도 사람인지라, 아..우리 엄마가 아니라서 그렇구나 라고 받아 들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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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먹고 들어가자.
밥 조회수 : 618
작성일 : 2009-12-08 18:49:45
IP : 116.34.xxx.7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흠
'09.12.8 7:14 PM (147.46.xxx.47)어머님이 그동안 집안의 여자로 살아오신 그대로
원글님께도 식사는 대충 권하고 여성을 약간 하대하시는 느낌이네요
며느리를 너무 어렵게 여겨도 문제겠지만
옛날 어머니들 집안에서 드시는데로 며느님께도
그리 대충 때우도록 권하는건 좀 아니라고 보여지네요
어머니 의식하지 마시고 담에는 "어머니 혹시 김이나 짱아치 없어요?"
아님 냉장고 뒤지셔서 금방 반찬하나 만들어서 드세요^^
맛 없게 드시는것도 스트레스잖아요~2. 결혼 10년
'09.12.8 7:38 PM (180.66.xxx.153)저희 어머님...요즘에 아들보다 저를 더 편히 생각하시는듯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어머님이 나를 하대하시나 생각했는데, 딸한테도 그러시더라고요.
어머님 기준으로 보면, 아들, 사위 어렵고, 딸, 며느리는 그냥 만만한 존재...이런것 같아요.
그래도, 원글님이 남편에게 어머님이 힘드신것 같다고 말씀하신거...정말 잘하신것 같아요.
남자들...특히 아들들...대접받는게 습관되다보니 그게 당연한건줄 알아요.
어머님도 나이 드시면서 예법이니 이런거...생략하시는게 많아져요. ^^
본인도 이젠 힘드시다고 하시고요.
정말 자식들 올때 반갑고 갈때 더 반갑다고 하는거...이거 눈에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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