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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에서 맘아펐던 일...
...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09-11-15 19:03:31
슈퍼 앞에 떡볶이랑 순대 같은걸 팔아요... 그래서 아저씨한테 이천원치씩 싸놔달라하고 슈퍼 들어갔는데
한 5-6살밖에 안돼보이는 꼬마가 슈퍼 아저씨랑 실갱이하고 있는 거에요.
슈퍼 아저씨 정말 좋은 분이라서 뭔일인가 하고 봤는데
애기가 담배 심부름 하러왔는데 아저씨는 어른한테밖에 못판다고 하고
애기는 아빠가 사오라고 했다고 안사가면 혼난다고 계속 그러는 거에요.
아빠한테 혼난다구... 그나이 애기치고는 말을 참 잘 하더라구요.
그러고 애가 결국 못 사고 나갔어요.
장보고 떡볶이랑 순대 받으면서 오뎅 몇개 묵는데
그 애기가 다시 오더라구요.
아빠가 오거나 아빠랑 다시 올 줄 알았는데 혼자 오더라구요.
그제서야 애 옷을 봤는데 세상에...
오늘같이 추운 날 얼마나 옷을 춥게 입었던지...아우터 한 장 안 입고 덜렁덜렁...
그래서 오뎅 먹다 말고 어쩌나 슈퍼 안에 들여다봤는데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서 슈퍼 아저씨를 바꿔 주더군요.
아저씨 말하는 게 그 애기아빠한테 전화하는 것 같았어요.
뭐라구 언성 높아지면서 직접 안오시면 못판다 그런 얘기 하시더라구요.
그리고도 못 사서 애기가 터덜터덜 돌아가는데
증말 오뎅이라도 하나 사서 먹여주고 싶었는데 선뜻 손이 안 내밀어지더라구요...
제가 소심하기도 하고 세상이 워낙 험하기두 하구...
집에 와서 생각하니 내가 대신 사서 들려줬어야 했나 그런 생각도 들고...
남의 일에 괜히 끼었다 못볼꼴만 당하는 세상인데 뭐...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도 이 추운날 오뎅 하나는 먹여줄걸 싶어서 그렇게 못한 내가 바보같고...
그집 아저씨는 정말 그렇게까지 해서 담배를 펴야되나 하는 생각이 젤 많이 들고...
그냥 지금까지도 마음이 답답하네요.
IP : 110.10.xxx.17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런것도
'09.11.15 7:06 PM (118.35.xxx.128)이런것도 아동학대에 해당되는지 싶네요.. 안타까워라..
2. ..
'09.11.15 7:08 PM (220.70.xxx.98)미친넘이네요. 아빠라는 인간..
애가 그대로 배우는거 아닐지 참..3. 그러고보니
'09.11.15 7:16 PM (79.186.xxx.12)저도 옛날 생각이 나네요.
한 9년쯤 전에, 6,7살 된 여자애가 4,5살 된 남자애를 데리고 비닐 봉지 하나 들고 아파트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고-울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있는거에요.
뭔가 봤더니만 병맥주 두 병이 비닐안에 들어 있는데-엄마 심부름 이랬어요- 한 병이 깨진 거에요. 집에 가면 엄마한테 혼날까봐 못가고 서있는거 제가 괜찮다고 집에 데려다 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 집에 가니 멀쩡히 엄마가 나와서 애 델고 들어가더라만 - 훗날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니 그 엄마는 대낮에 맥주 사오라고 어린 애기들을 집 밖으로 내보냈다는 말이 되더라구요. 미친.4. 그런 인간
'09.11.15 8:19 PM (58.120.xxx.240)지금 하나 우리집에도 있네요.
그리곤 소파에 내내 붙어서..죽자고 티비만 보고 있지요.5. ...
'09.11.15 8:24 PM (122.42.xxx.51)그 슈퍼 아저씨 정말 잘 하셨네요.
아이가 살 수 없다는 것 알게 됏으니 이제 자기가 직접 사겠네요.
혹시 다른 슈퍼에 심부름 보내려나 걱정이네요...6. ㅜ.ㅜ..
'09.11.16 8:17 AM (121.165.xxx.121)넘 슬퍼요. 심부름 시킬려고 애를 낳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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