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맞벌이하다가 임신한 후에 저는 프리랜서로 전업해서 주로 집에 있어요...
가끔 나가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낮에 약속을 잡기 때문에 한달에 한두번 친구들 만나는 자리 빼고는
저녁 시간에는 거의 집에 있는 편이죠..
반면 남편은 일 자체가 가까운 출장 등으로 업체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고
전문직이라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편이라 피곤하면 느즈막히 회사에 가서 야근하고 돌아와요...
평일에는 집에서 저녁 먹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고 (대신 늦게 가면 아점을 먹고 가죠)
주말에도 토요일 반나절 정도는 나가서 일을 합니다..
게다가 친화력이 있고 술을 잘 마시는 편이라 회사 동료들끼리의 소소한 술자리며
회사 대표가 중요한 사람들 만나는 자리 등에도 자주 끼는 편이고
가끔은 친구들하고도 퇴근 후에 만나서 술 한잔 하고 들어오고...
평균적으로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크고 작은 술자리가 있는 것 같아요.
나머지 날은 야근이구요...-_-;;;
결국 저는 대부분 하루종~일 집에 혼자 있는 날이 많다는 거죠.
물론 운동도 하고 일도 하고 가끔 사람도 만나지만 저녁시간은 거의 쭉- 혼자 보내는 듯.
남편의 술자리는 50%는 업무관련, 나머지 50%는 회사사람들이나 친구들과의 술자리이고
남편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저를 데리고 나간 적이 많아서 거의 제가 아는 사람들이에요...
저는 제 직업의 성격상 훨씬 잘 노는(--;) 남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공계 계열인 남편 주변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순박하고 가정적이고 과음도 안하고
대부분 12시 전에는 들어오는 편이고 중간중간에 전화도 자주 해줘서 별 걱정은 안하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혼자 있는 날이 너무 많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서
저도 모르게 바가지를 긁게 되는 것 같아요 ㅠㅠ
업무관련 술자리일때는 절대 터치 안하지만 다른 경우엔 언제 오냐고 전화도 하고
일찍 들어오라고 잔소리도 좀 하고...저녁 약속이 줄줄이 있을 땐 나도 모르게 버럭 화도 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화를 내고 보면 마음이 너무 안좋아요 ㅠ
그냥 내가 모르는 사람과의 약속이고 남편이 가정에 소홀하다고 느껴지면 당당하게 화를 내겠는데,
남편이 평소에는 굉장히 자상한 편인데다가 회사 일이고 친구들 일이고
저한테 전부 얘기해주고 의논하는 편이라 (귀찮을 정도로 수다스러워요)
술자리 약속의 배경이나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부 납득이 가거든요....예컨대 친구 누가 최근에 헤어지고
회사에서 누구랑 누구 사이에 권력다툼이 있고...그래서 술 한잔 하게 되는 상황을 제가 다 알고 있는거죠 -_-;;
저도 얼마전까지 회사 생활했던 사람이라 그런 자리에 끼는게 얼마나 재밌는지, 혹은 중요한지 잘 알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자유롭게 놔줘야되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지니까 앞뒤 안가리고 화부터 내게 되네요...
제가 좀 욱하는 성격이라 갑자기 버럭 화를 내는데, 화내고 나면 곧 후회가 돼요...
지금 저 혼자 육아를 하느라고 힘든 상황도 아니고, 단지 나를 혼자 집에 두고 밖에서 사교생활하고
좀 늦게 들어온다고 화를 내는 저도 참 한심하고,
제가 화낼까봐 지레 걱정돼서 소소한 약속 하나하나 저한테 보고하고 설명해주고 하는 남편도 좀 안됐다 싶고...
가끔은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도 밤늦도록 혼자 기다리는 상황이 너무 짜증이 나요....신경 안쓰고 자면 좋은데
화가 나면 잠도 잘 안오더라구요...며칠전에는 혼자 너무 화가 나서 전화에 대고 나 찾지 말라고 쏘아붙이고
차를 가지고 나가서 전화기 끈채로 드라이브하다가 새벽 2시에 들어왔는데
결과적으로 별것도 아닌 일에 오바하고 임신한 몸으로 위험하게 다녔다고 혼만 났네요 ㅠㅠ
남편한테 관심을 덜 받는다는 느낌이라도 받으면 그 트집이라도 잡겠는데
평소에 전화나 메신저 등으로 워낙 귀찮게 하는 편이라 그것도 이유가 안되고...
그래도 저는 불만이 자꾸 쌓이니 어떻게든 해소를 해야겠는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저는 돈 많이 버는 남편보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 먹는 남편을 가진 여자들이 너무 부러워요 ㅠ
결혼 전에는 얼마전에 자게에 올라왔던 '은둔형 외톨이' 같은 남자가 이상형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사교적인 남자랑 결혼했는지 모르겠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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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긁고 싶지 않은데...남편의 사회생활 어디까지?
신세한탄 조회수 : 491
작성일 : 2009-10-20 23:05:58
IP : 61.255.xxx.4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펜
'09.10.20 11:21 PM (121.139.xxx.220)일을 가급적 님처럼 낮에 해서 야근을 줄이고,
업무관계건 놀기 위해서건 술자리는 주 1-2회 정도로만 하기로 약속을 하자 하세요.
님도 살아야죠. 지금 임신중이신거죠?
그럼 당연히 남편분이 신경을 더 써주셔야 하는거고(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훗날 육아를 위한 습관 들이기 때문에라도
남편분으로 하여금 저녁에는 집에서 지내게 해야겠네요.
아기 낳고도 그렇게 남편이 잦은 야근과 술자리가 있으면 정말 우울증 옵니다.
전화고 메신저고 다 소용없고,
진짜 얼굴 맞대고 내 대화상대가 되고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갖는게 절실히 필요한 거죠.
지금부터라도 좀 잡으(??)세요.
그냥 대충 흘려듣고 말 법한 그런 잔소리 말고요, 남편 놀라게 강수를 두세요.
물론 일단은 대화로 하시고요^^
대화로 잘 풀리면 님이 스트레스 받게 뭘 어찌할 이유도 없는거죠.2. 신세한탄
'09.10.20 11:32 PM (61.255.xxx.49)아....맞아요...저도 지금은 괜찮지만 아기 낳고도 저녁에 남편이 지금처럼 생활할까봐 두려운 것 같아요 ㅠ 남편 스스로도 나중을 위해서 생활 패턴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강수는...며칠 전에 집 나간게 나름 강수라고 둔건데 별 효과는 못보고 혼만 났네요...-_-;;; 날 잡아서 진지하게 얘기해봐겠어요~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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