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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무슨 일을 저지를까봐 걱정이 돼요

어떻게도와줘야할까요 조회수 : 1,400
작성일 : 2009-10-19 10:36:55
언니가 우울증 같아요.
난청이 심한데 최근엔 전화도 통 안 받고 문자 답장도 없고 해서
겨우 연락돼서 알아보니
보청기도 고장나고 그냥 집에만 있나 봐요.
형편이 어려우니 새 보청기 맞출 상황도 안 되고(보청기가 엄청 비싸요)
부모형제에게 손 내밀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그랬던지...

보청기가 없어서 의사소통이 안 돼서
연락을 끊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엄마는 불쌍해서 저랑 통화 중에 목이 메고
한숨을 푹 쉬시네요.

엊그제 겨우 문자로 연락이 되어 몇 마디 주고받았는데
세상이 다 귀찮다, 만사가 짜증난다,
아이들만 아니면 죽고 싶다...
이런 말들을 하네요.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봐 걱정이 되는데
저는 서울에 있고 언니는 부산에 있고
저희 아이들은 지금 시험기간이고...
애들 시험 끝나면 한 번 가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당장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네요.
문자를 해도 문자소리나 진동소리를 바로 못 듣기 때문에
답장도 안 오거나 한참 지나서야 겨우 와요.

정신은 멀쩡한데
사람 말을 한 번에 못 알아들으니 좀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고,
등 뒤에서 누가 흉을 봐도 알아듣지를 못 하고,
길 가다 아는 사람을 봐도 멀찌기서 무얼 물어볼까봐 일부러 못 본 척 피해가고...
어려서부터 보아온 난청의 고통은 정말 가슴 아프답니다.

언니가 맘을 다잡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불쌍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요...







IP : 121.161.xxx.17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곰도리맘
    '09.10.19 10:41 AM (201.231.xxx.7)

    휴, 제가 난청이라 님 언니분 고통이 어떤지 이해할 수 있답니다. 중이염 수술로 난청이 시작됐고 보청기를 사용해야 일상대화를 가능하게 할 수있거든요. 근데 보청기가 얼마짜리인가요? 제가 생각할때는 200~300만원대 아닌지, 그걸로 가능하다면 가족들이 의논해서 마련해 주실순 없는 형편인지요? 또 장애자로 등록할경우 비용을 일부 보조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약 40~50%정도 지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한 번 알아보시고 보청기로 가능하다면 구입해 드리셨으면 해요. 보청기로나마 들을 수 있다면 참으로 감사한거지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라잖아요.

  • 2. 어떻게도와줘야할까요
    '09.10.19 10:48 AM (121.161.xxx.176)

    엄마랑 제가 100만원씩 내서 보청기 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그 얘기 꺼내면서 장애인 등록에 대해서도 설명했더니
    (27만원 정도 보조금이 나와요)
    자존심이 상하는지 그냥 다 귀찮다고,알아서 한다고 그러네요.
    알아서 하면 우리가 나서지도 않죠.
    혼자서는 동사무소 가서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병원에 진단서 떼러가서도
    혼자서는 암 것도 못할 텐데요...
    장애인등록은 차차 하더라도 일단 보청기부터 급히 맞춰줘야 되는데
    당장 제가 가볼 상황이 안 되니 안타까와요...
    그 사이에 더 우울해할까봐 걱정도 많이 되고...

  • 3. manim
    '09.10.19 11:03 AM (222.100.xxx.253)

    심신이 지친 상태며, 만사가 귀찮으신 상태 같네요.. 이는, 들리지 않는다는 자격지심이 깔려있는거겠지.. 남편은 있으신지... 주위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을텐데요..
    일단 듣게 하는것이 우선이니, 보청기를 사서 가세요.. 장애인 등록도 안하실거 같은데.. 아깝긴 하지만,,, 듣는것이 가능하게 되면, 서서히 기분도 나아지실거 같아요..
    멀리사는것이 이럴땐 참 걱정되는 것이군요..

  • 4. 청명하늘
    '09.10.19 11:17 AM (211.209.xxx.14)

    참 매정한 자매세요...
    언니가 그렇게 걱정되시면 만사 제쳐두고 다녀오셔야죠.
    강제로라도 데리고 가서 보청기 해주시구요.

    자존심 때문에 사양하더라도
    속내는 못내 섭섭할 것입니다.
    그러니 더 우울 할 수 밖에요...

    안타까워 하는 것은 이 글을 읽는 저희도 같지만,
    행동 할 수 있는 것은 피를 나눈 형제입니다.

    사정이 있으니 못가시리라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언니가 무슨 일을 저지를까 걱정된다는 마음이면
    그보다 더 중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오래전에 절친후배가 우울증을 앓는 언니의 하소연에 질려서
    자기도 힘들다고 며칠을 외면했었더랍니다.
    그새 언니가 일을 저지렀구요.

    그 충격에 그 후배도 병원에 다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얼마나 자책이 심했겠어요.

    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님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움직이세요.

    그리고 언니의 아이들이 아주 어리지 않고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자란 아이들이라면
    수시로 연락해서 언니의 가족들이 외톨이라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배려해주세요.

  • 5. 이래서
    '09.10.19 2:30 PM (122.37.xxx.68)

    자매가 좋다고 하나봐요.---저,남매맘.
    언니 생각하는 마음이 참 깊으시네요.
    저도 언니가 있지만 전 언니 어려울때 제가 학생이라는 이유로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거든요. 미안해지네요.
    장애인 등록도 도와주시고 보청기도 해주시고 말벗도 해주시고 오시면 좋겠네요.
    아무리 형제자매라도 그 깊은 속 까지 어떻게 다 헤아리겠어요.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대하면 상태가 호전될 가능성이 많은 것뿐.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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