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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콘서트 기획했던 한 연출자의 고백
6월에 노무현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기획했고
지난 금요일 열린 노무현재단 창립 축하콘서트, 'Power to the People'을 기획했다.
그런 그에게 유무형의 압박이 들어왔다고 한다.
다음은 노무현 콘서트를 기획한 그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고백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잘 마무리한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친 김에 그는 한번 더 내달리기로 했다.
그는 10월31일 세종대학교에서 열리는 '2009 희망콘서트, 함께 날자'를 기획하고 있다.
'함께 날자'의 사회는 이번에 KBS에서 방출된 김제동씨가 볼 예정이다.
노무현재단 창립축하 공연 <Power to the people>,
연출자가 관객과 시민들에게 드리는 고백
탁현민(공연연출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공연을 부탁해온 노무현 재단의 양정철 사무처장에게는 차마 이야기 하지 못했지만, 추모공연 '다시 바람이분다'를 연출하고 안장식 추모문화제' 잘가오 그대'를 거들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위협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그 구체적인 위협이 나 뿐 아니라 내가 연출한 공연의 출연진에게 더욱 비열하게 자행되는 것을 보았을 때, 그래, 나는 두려웠다.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는 알량한 연출가의 이력에 친노니 좌빨이니 진보니 하는 빨간 줄이 그어질까 두려웠다. 박원순이나, 진중권이나 아니 윤도현이나, 김제동조차 한 방에 날려 보내는 저들의 비열하지만 무시무시한 힘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뭐 그깟 공연하나 연출한다고 그리 대단한 위협이 있을까 싶었던 마음이었다. 그러나 익명의 촛불집회 참석자들까지도 색출해내는 저 놀라운 수사력과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조차 틀어막으려는 노력, 이유 없이 취소되는 몇 건의 공연계약과, 아예 대놓고 "이제 같이 일하시기 어렵겠네요" 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일들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버젓이 자행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출연을 약속하고 번복했던 가수와, 있지도 않은 일정을 핑계로 고사했던 또 다른 가수들, 오랜 인간관계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정말 나갈 수 없다며 미안해하는 이들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괜찮다고, 그저 공연 한번일 뿐 이라고, 너희의 음악적 지향과 맞는 공연이며, 이정도의 사회적 참여도 못하면 뭐 하러 음악 하냐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실망도, 배신감도 적잖게 느꼈었지만. 그러한 두려움이 막상 나에게 현실로 닥쳐오니 나는 무서웠다.
무서운 이유는 분명했다.
그것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것이라는 불안이었다. 그리하여 결국엔 매스미디어가 나를 묻고, 가수들이 내게서 등을 돌리게 되면 공연연출가로서의 삶도 그것을 가르치는 일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나는 공연을 연출했다. 이는 대단한 결단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었으나, 결국 피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다시 공연을 맡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비록 수는 적지만 더욱 담대해진 출연진들 때문이었다. YB와 강산에, 김제동은 누구보다 먼저 출연을 약속하며 나를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의 결단으로 드디어 공연은 준비될 수 있었다. 여기에 이제 막 시작하는 노무현 재단 관계자들의 헌신은, 차마 못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밤, 낮 없이 일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떻게든 노무현대통령의 꿈꾸던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이들이 보여준 것은,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처절함이 아니라 새로운 꿈으로 충만한 열정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은 결국 관객이었다.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과 추모 문화제 행사에서 만났던 그 관객들은, 결국 내게 또 한 번의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그들을 기억하며 내가 만일 이번 공연으로 경제적 사회적 안락함을 잃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조금 잃는 것이고, 이제부터 나와 공연을 하는 것을 꺼려하는 가수가 생긴다면 그보다 좀 더 잃는 것이겠지만, 이전의 공연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그 관객들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다 잃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 노래했던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시민, 정연주, 조기숙, 이재정, 문성근, 장하진등 재단 관계자들로 하이라이트를 구성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공연의 오프닝과 클로징을 맡은 이유가 다 여기에 있음을 밝혀둔다. 결국 연출가의 의도에 앞서 이번 공연은 애초부터 모두가 함께 만들 수 밖에는 없었던 공연이었다.
이제 공연은 끝났다.
그리고 나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일지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혹은 막연하게 다가오는 이 불온한 바람. 여기에 맞서는 최선의 방법. 그것은 다름 아닌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다.
추모공연과 재단 출범 공연을 연출하면서, 변하지 않고 무대 위에 서는 가수들도, 흐트러지지 않는 재단의 관계자들도, 또한 언제나 이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도, 이제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존재가 되었음을 느낀다. 혹여 우리가 가려는 길이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지만,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서로의 든든한 어깨가 되었음을 뜨겁게 느낀다.
http://v.daum.net/link/4417124
1. ../
'09.10.11 2:08 PM (220.119.xxx.183)두려움이 깊고 어두움이 짙을수록 희망의 새벽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혼자서 가면 외롭고 아픈 이길을 서로 위로하며 힘차게 희망을 쏘아올립시다.2. 가슴이...
'09.10.11 2:11 PM (168.126.xxx.173)먹먹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당신들을 기억할 것이고, 방관자였던 저도 이제는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저들의 압박과 치졸함이 이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분합니다.3. ..
'09.10.11 2:23 PM (118.176.xxx.123)두 분 대통령님이 10년 간 쌓아왔던 모든 노력들이 2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이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런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앞에서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이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4. 문득
'09.10.11 2:54 PM (116.37.xxx.248)신동엽의 퀴즈쑈300에서 일제강점기에 과연 나는 독립운동을 할수있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그시절 앞잡이들을 욕하며 분노했지만 현재도 다름없이 재연되는 상황에서 이런분들이 독립운동하시는 분들이나 진배없으시네요.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 함께하겠습니다.
5. 더러운
'09.10.11 3:08 PM (116.41.xxx.196)쥐새끼류 수구꼴통놈들에게 저주를!!
6. .
'09.10.11 3:15 PM (119.203.xxx.86)저도 존경과 사랑을 드립니다....
7. 힘을 잃지맙시다
'09.10.11 3:45 PM (122.37.xxx.51)더려운 하수구쥐색휘에 우월한 인간이 무릎꿇을수 없지요.. 멀리서 응원을 보냅니다
저들의 악랄함이 커질수록 우리의 힘이 더욱 강해지고 커질것입니다8. 글게요
'09.10.11 4:11 PM (125.178.xxx.192)이런분들이 잘 사는 세상이 얼른 왔으면 좋겠습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9. 7월19일생야니
'09.10.11 6:51 PM (58.78.xxx.53)탁현민님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여러분들과 YB,강산에님, 김제동님 잊지않겠습니다.
이한철밴드, 조관우님, 그리고 갑자기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여러분들..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내평생을 걸고 당신들을 지지하며 열렬한 팬이 될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요즘 사대강 홍보와 참으로 거시기했던 바자회등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님!!
열심히 하십시오. 당신도 기억하겠습니다. 주어는 없습니다.10. 문득님
'09.10.11 8:34 PM (219.251.xxx.67)그래도 독립운동에 비하면 이 정도는 하와이에서 선탠하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ㅠㅠ
앞서주시는 분, 마음으로 함께하시는 분 모두 고맙습니다.11. 허~~~~~~~~`
'09.10.11 8:35 PM (121.140.xxx.140)우울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않겠습니다 .우리가 승리하기를............12. ....
'09.10.11 8:37 PM (110.10.xxx.231)올해 수능보는 아들 녀석이
노대통령 추모 콘서트에 꼭 가고 싶어했는데..
이번에도 수능 전에 하는 군요...
저만 가야 겠네요...13. 이런 일에
'09.10.12 6:12 PM (210.117.xxx.187)거론되지 않는 연예인들은 무조건 비겁한 인물로 간주해도 될까요
아니면 개독편이거나.14. 고맙습니다.
'09.10.23 1:26 PM (118.46.xxx.124)정말 대한민국이 맞나.. 싶습니다. 일케 세상이 암흑으로 바뀔수가 있을까요?
하지만, 님 같으신분이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내십시요. 아니 힘을 내주셔야 합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