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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피아노 안느는 윗층.

털실 조회수 : 1,929
작성일 : 2008-01-22 11:47:49
제가 지금 사는 집에 이사온지 만4년이 넘었어요. 그때부터 들리기 시작했던 윗층의 피아노 소리.
직장 다닐때는 주말 아침 늦잠자는 시간에 들려오는 소리가 가끔 짜증났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듣는 소리니 별로 신경 안쓰였어요. 그러다 애기낳고 키우면서
피아노 소리가 정말 웬수같더라구요. 애 자는 시간에 잘 치지도 못하는 소음 수준의 소리로
피아노를 쳐대니 정말 윗층이 너무너무 밉더라구요. 뭐 다른 소리도 있긴 했지만..
오죽하면 제가 남편한테, 제발 저 윗층의 윗집으로 이사가서 똑같이 해주자고 울고불고 했다니깐요..^^

그러나 이제 애도 웬만한 소리에 깨거나 하지 않을만큼 컸고.. 저도 이런저런 소음 같은건
신경 안쓸만큼 마음의 여유도 생겼는데요.. 문제는 저 윗집의 피아노 실력..이 늘어도 너무 안는다는거예요.
처음에 '겨울연가' OST 만 죽어라 쳐대는거 듣고, 아..이제 막 학원 다니기 시작한 아이가 치는건
아니구나..그럼, 피아노 안배운게 후회스러워 뒤늦게 시작한 아줌마가 치는 소리인가..하고
생각했지요. 제대로 배워본적은 없고. 그렇다고 살림하고 애키우며 학원다닐 여유까진 안되고..
그러니 저렇게 혼자 치느라 안느나보다..하고 나름 이해하려고 했는데 하루 한두번 꼭 치는 소리가
이러네요. 나비야로 예를 들자면,

나비야 나비야 이리,이리 날아,날아 오,오너라  노랑,노랑,노랑 나비 흰나비 춤을 추,추며 오너,오너라

꼭 이렇게 한소절을 채 못치고  버벅대니 듣다듣다 답답할 정도랍니다..-_-
휴..저 분의 피아노 치는 실력이 느는건 틀린것 같고..그저 다음에 어딘가로 이사간다면,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이사온다면, 하루 몇번이라도 좋으니 막힘없이 한소절이라도 칠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어요.
마음이 평온해지는 피아노 선율이 그립습니다..
IP : 218.54.xxx.10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2 11:54 AM (220.117.xxx.109)

    님은 답답하고 짜증나고 이제는 경지에까지 다다르신듯한 글인데
    저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날까요..^^
    저 위에 나비야 곡보고 쓰러집니다..
    어쨌든 윗집에 피아노신이 꼭 내리기를 기원하며 이만.. ~~

  • 2. 저도
    '08.1.22 11:57 AM (211.187.xxx.247)

    웃음이 나오네요..정말 죄송...님 맘은 정말 돌기 직전일텐데...
    꼭 바이엘을 빨리 윗층 끝내길 저도 바라는 맘으로....

  • 3. 나비야
    '08.1.22 12:00 PM (222.98.xxx.131)

    압권이네요 ㅎㅎㅎㅎㅎ

  • 4. ㅋㅋㅋㅋ
    '08.1.22 12:03 PM (222.108.xxx.244)

    정말 재미있네요. 근데 쫌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이정도의 여유와 유머를 가지신 분이라면.. 윗층분 아래층분 잘 만나셨네요.

  • 5. ...
    '08.1.22 12:10 PM (116.44.xxx.224)

    애가 치는 건 아닌가보고 참 끈기있는 분이시네요 ㅋㅋ

    저도 살짝 반성중 부모님 댁에 가면 쓰던 피아노 간혹 두드려 주는데 항상 칠줄 아는 거만 치고 틀리는데만 틀려서 '저집 애 왔구나' 하시는거 아닌가모르겠네요 ㅋㅋ

  • 6. 초급자만 받아
    '08.1.22 12:14 PM (211.109.xxx.19)

    피아노레슨하는 빕이 아닐지,,

  • 7. 우리윗집
    '08.1.22 12:36 PM (121.146.xxx.220)

    처녀는 피아노를 전공하는데 그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요.
    연주하는데 초대손님 같은 기분입니다.
    그 집도 빨리 늘어야 되텐데요.^^

  • 8. ㅍㅎㅎ
    '08.1.22 12:41 PM (211.176.xxx.74)

    님은 미칠지경일텐데 저도 그만 웃음이;;;

  • 9. 저는
    '08.1.22 1:02 PM (211.52.xxx.239)

    현재 제가 원글님하고 똑같이 당하고 있기 때문에
    웃음이 안 나와요 -.-;;;

  • 10. ㅎㅎㅎㅎ
    '08.1.22 1:14 PM (124.54.xxx.9)

    이상하네요. 원글님 저희 집 사시나봐요? ㅎㅎㅎㅎㅎ
    그래도 저희 윗집은 실력은 그대로인데 레파토리가 좀 늘었어요.
    첨엔 학교종이 땡땡땡만 무한 반복 하더니 요새는 가요도 좀 치네요.
    근데 맨날 버벅버벅..
    주말이고 평일이고 항상 아침 8시에 시작하구요,
    대략 30분~1시간 단위로 하루에 1~3차례 반복하네요.
    이번 주말엔 밤 11시 반에 피아노를 쳐서 깜짝 놀랬어요.
    요새는 디지털 피아노가 대세인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저도 디지털 피아노 있는데 안 치고 있거든요.
    날 풀리면 저도 피아노 연습 좀 해야겠어요. 윗집 연습 시간에 맞춰, 볼륨은 최대로.

  • 11. ㅋㅋ
    '08.1.22 2:18 PM (210.0.xxx.222)

    예전집 윗집 피아노 전공자라서 멋진 연주는 수시로 듣는데
    것도 자주 듣다보니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이 아니고 들리는대로 들어야하니 나중에는
    짜증이 나더라구요. 알고보니 디지털 피아노였다는...전공자라서 걍 일반 피아노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왜 디지털이면서 그냥 그렇게 크게 밤늦게 하루종일 뎅뎅 거리고 쳤는지 참...

  • 12. 우리는
    '08.1.22 2:48 PM (211.192.xxx.23)

    소나티네 7번에서 스톱입니다,나이도 지긋한데 그만 끊지 그러냐,소리가 절로 나네요...

  • 13. 저도
    '08.1.22 5:26 PM (203.241.xxx.1)

    예전에 전공하던 동생이 치던 라벨과 라흐마니노프가 그립습니다. 거의 소음 수준의 뚱땅거림 완전 짜증이죠~ ㅎㅎ

  • 14. 갑자기
    '08.1.22 5:37 PM (211.199.xxx.201)

    나비야에 뒤집어 집니다.
    옛 생각이 나네요..ㅋㅋㅋ
    나비야 친지 15년째인데 진도 잘 안나가네요.
    다른 손재주는 뛰어난데...왜 피아노는 안되는지 궁금해요.
    노래도 잘 하는데..아! 저 윗층 아닙니다..
    저 같은분이 있군요. 그래서전 예전에 누가 들을까 무서워서 꼬옥 아이 온뒤에 쳤죠..
    우리애가 치는 것 처럼요..

  • 15. 허걱~
    '08.1.23 2:09 AM (203.235.xxx.31)

    울 중딩아들 요즘 필 받아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맨날 치는뎅~
    새로 이사와서 떡돌리던 8층 아주머니(우린 5층)
    피아노소리 너무 좋던데 혹시 전공자셔요?
    ㅎㅎ 이상은 자랑질이었고


    아랫집 아줌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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