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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서너살때부터 엄마가 그렇게 싫었을까요...

엄마가되어보니 조회수 : 4,748
작성일 : 2009-09-20 03:26:33
100일 안된 아가를 키우고 있는 초보엄마에요.
육아관련된 이것저것 보다보니..
2~5살 사이에는 그렇게 엄마를 따르고 엄마만 좋아한다고 그러네요.

나만 바라보고 방긋방긋 웃어주는 지금 아기를 보면
그때되면 정말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하지만, 저의 어린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전 그때 엄마가 왜 그렇게 싫었을까요.

기억이 형성된 시점에서부터 생각나는 것은 엄마가 정말 싫었다는거에요.
그때쯤 부모님이 고부갈등때문에 분가해 살았는데..
아마 2~3살이지 싶네요. 남동생이 없거나 너무 어렸을 때니까요.
엄마는 저에게 항상 뭔가를 시키곤 했어요
방을 정리해라,.. 뭐 거기까진 좋아요.
하지만 항상 어떤일을 하고있으면 계속 계속 다른 할일을 말해주는거에요.

방을 정리해라, 걸레를 이쪽으로 가져와라, 물떠와라, 가방을 제자리에 가져다 둬라.
그 어린나이에 한가지 일을 하고있는 도중에 다른일을 연달아 시키는 엄마가
너무 짜증이 났던게 기억나네요.

그래서인지 육아책 보니까 꼬맹이들이 "우리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이뻐"라고 하던데.
전 평생, 어릴때도 지금도 엄마가 예쁘다거나 좋다거나 하고 생각한적이 없어요.

제 몸에 제법 큰 흉터가있는데요.. 그것도 3~4살때쯤 엄마가 너무너무 싫은데
삼촌의 와이프되실분이(저에겐 숙모죠) 우리집에 왔다가 어디를 간다고 해서
떼를 쓰고 기를 쓰고 엄마랑 떨어져있고 싶어서 숙모의 다리를 붙잡고 같이 가자고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엄마는 그와중에 난처해서 숙모와 저를 떼어놓으려고 했었죠)
결국 삼촌이 울고불고하는 조카를 달래려고 같이 데이트하는데 가다가 차사고 나서 생긴거에요.

그때 그 어린마음에 엄마가 얼마나 싫었으면 한두번 본 숙모에게 데려가 달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렸을까요? 다른 애들은 그맘때쯤 엄마랑 안 떨어지려고 한다고 하더군요.
엄마는 나중에 저랑 싸울때 그때 그 사고로 니가 죽어버렸으면 좋았을거라고 수십번은 이야기하더라구요.....

사춘기때는 엄마가 있는 집이 싫어서 친구집에서 주로 놀았어요.
대학도 엄마안 볼 수 있는 서울로 가버렸죠.

대학진학후 10년넘게 본가에는 추석, 설에만 다녀갔어요.
엄마 전화오는 것도 싫고.
목소리 들으면 숨이막히고 소름이 돋아요.

지금도 생각나는게.. 초등학교 3~4학년때쯤인가.. 그때 나무 빗자루가 부러지도록  엄마에게 매를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주로 발목과 종아리를 때렸는데. 손으로 앉아서 쓸게 되어있는 나무 빗자루 손잡이가 5~6개는 부러져 나갔어요.
방에다가 몰아넣고 눈이 뒤집혀서 저를 나무 빗자루로 때렸죠...

대체 엄마는 왜 그랬을까요?

지금은 조금 알아요. 그때 고부갈등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걸.
교회다니면서 온갖 고상한척은 다해도
밤마다 열불나서 저를 때리지 않으면 잠을 못잤다는걸 알아요.

지금은 할머니 돌아가시고 10여년...
저에게 친해져보려고 이리저리 잘해주려 노력 하지만...
어쩌겠어요..
전 당신 목소리만 들어도 소화도 안되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머리속이 깨질듯 아픈걸요.
IP : 211.229.xxx.141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9.20 3:39 AM (121.151.xxx.149)

    저도 엄마를 싫어하는 사람중에한명입니다
    제생각에는 애척관계를 해야할시기에 제대로 되지않아서 그런것이 아닌가합니다
    님이 어릴때에 어머니가 고부관계땜에 제대로 님에게 애정을 주지 못해서
    그속에서 님이 너무 힘들었기때문에 그러겠지요
    저랑 참많이 비슷한 경우이시네요
    저는 그냥 모르는척하고삽니다
    명절날도 잘안가고 전화도 잘안하지요
    그냥 부모님하고의 인연도 인연일뿐이라서 언제든지 끝낼수있다고 봅니다

  • 2. 미도리
    '09.9.20 3:41 AM (122.35.xxx.224)

    힘드셨겠어요.저도 최근 첫아기를 키우면서 엄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답니다,
    섭섭했던기억.어렸지만 또렷이 기억되는 엄마의 이해안되었던 행동들 ..
    그러나,엄마도 엄마이기전에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니 맘이 편해지네요.
    지금의 나보다 더 휠씬 어린나이에 첫아이를 양육한다는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당장은 어렵지만 차차 마음으로 용서하세요. 그래야만 님이 편해지셔요.
    엄마를 한 인간으로 봐주시고, 나의 상처는 대물림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많은 사랑주셔요
    우리아기는 8개월인데 제법 말도 알아듣고 이쁜짓도 많이 하네요.
    정말 소중한 이아이를 구김없이 바르게 키워야 하기에 저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려 많이 노력하고 있답니다.엄마가 전부이잖아요. 엄마만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고있는 작은 생명체..
    우리 같이 노력해요...^^

  • 3. 엄마가되어보니
    '09.9.20 3:42 AM (211.229.xxx.141)

    그렇군요... 육아 관련 책을 보다보니..
    엄마가 되면 딸은 정말 사랑스럽고 보석같은 존재다 라는 글귀가 있어서...
    그럼그럼, 우리 딸이 좀 예뻐!! 하며 동감하다가.
    갑자기 어린시절 생각나서 주절주절 써봤네요..

  • 4. ^^
    '09.9.20 3:59 AM (211.117.xxx.93)

    저도요...저도 엄마랑 참 안맞아요..엄마도 알구요...
    아이키워보니.. 엄마도 윗님말씀처럼 부족한 사람이었구나..란 생각이 들어서..저도 많이 편안해졌지만..
    그래도 간혹 맘속에서 욱하는게 올라오긴 해요..^^
    전 아들키우는데... 그런 나쁜 기억 안줄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요...
    오늘도 아이한테 또 나쁜행동을 했네요...
    그래서 잠도 못자고..이리 헤매고 다니네요...

  • 5. 저희는..
    '09.9.20 4:09 AM (210.221.xxx.171)

    부부가 다 그래요..
    전 이제 저만해진 딸이랑 붙어다니면서..
    왜.. 난 엄마랑 이렇게 지내본 적이 없을까... 싶고..
    남편은... 아이들이 자기를 좋아하는게 아직도 낯설고 이상하답니다..

  • 6. 저도..
    '09.9.20 5:20 AM (118.220.xxx.166)

    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렸을때 받았던 친정엄마의 나쁜 행동들이 문득 문득 나오더군요.. 이제라도 엄마와의 관계를 노력해 보세요.. 그래야지 아이한테도 영향이 안갑니다.

  • 7. 아기 낳고
    '09.9.20 5:40 AM (218.53.xxx.207)

    키워보니, 정말 엄마가 불쌍하게 느껴져요.

    내 나이때 우리엄마는 , 무능력하고 무뚝뚝한 아빠로 인해 행복감을 느낄 겨를이 없었고
    먹고살기 바빴을 걸 생각하니, 참 안쓰러워지더라구요.

    늘 애증의 관계였고, 왜 우리엄만 그렇게 많이 때렸을까
    왜 맨날 화를 냈을까... 다정 다감하게 안아주거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셨을까....
    참 안타깝고 속상하고 슬프고...
    그러면서 나는 내 자식한테 정말 그러지 말아야지....
    자는 아기 귀에 대고 항상 말해요." 우리 정말 친하게 지내자... ..."

  • 8. 돌아가신후에
    '09.9.20 5:52 AM (119.71.xxx.101)

    생각해보니 엄마가 단점만 있는 게 아니라 장점도 있었는데, 나는 단점만 보고 살앗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엄마랑 관계가 그냥 무덤덤... 어린시절 기억은 안 좋은 기억뿐.....올 봄에 돌아가셨어요.
    과거를 바꿀 순 없고, 저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네요. 벗어나는 길은 엄마의 안 좋앗던 양육방법을 따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랍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커서. 딸아이는 대학 졸업했는데 저랑은 친구같이 지냅니다.

  • 9. 수기네
    '09.9.20 6:51 AM (121.140.xxx.144)

    저희큰언니도 님처럼 어렸을 때 엄청두들겨 맞고 초등1학년 무렵부터 아궁이에 불때가며 밥하고 손빨래하고, 더자라서는 밭매고, 김치담고 동생들 자취하며 뒤치닥하고, 계모같은 울엄마땜에 바깥에서 자길 수십번 너무 힘들어 죽고싶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줄 아세요?
    엄마를 이해한데요. 자식6명엄마노릇, 맘에 맞지 않은 폭력과 폭언의 남편(울아빠),막말하는 시아버지, 농사짓는 고된노동에서 무척힘들었을거라고.
    저는 중학교 때 까지는 엄마 아빠가 특별히 잘해 준 기억은 없었지만 읍내 자취방에서 일주일지내는 것보다는 부모님 품이 훨씬 좋았다는 거였어요.철도 없었고 엄마로부터 언니들이 방패고 바람막이였었던거지요.두 언니가 서울로 간 후 고등학교 때 부터 엄마가 공포스러워졌어요.
    통학하며 막차타고 집에들어가면 여름에 해 길 때 밥과 반찬은 기본이고 설겆이 청소까지 해야지 혼이 안나지 안 해놓으면 부지깽이로 두들겨 맞았어여.
    어느 날에는 설겆이가 넘 싫어서 내 방에 있었더니 피리로 정수리를 내리쳐서 그부분이 지금도 내려 앉아있다는 겁니다. 반친구들 우리보다 더 가난하게살아도 사랑받고 채려준밥먹고 설겆이도 안한다는 친구들 보면 넘 부럽고 엄마에 대한 미움과 증오와 반항심에 몸서리치는 어둔 사춘기를 보냈다는 겁니다.
    결혼해서 아이가 7살입니다.
    한달 전에 맹장복막염에 걸려 12일동안 병원에 입원을 했어요.
    가까이 사는 엄마가 아이를 몇일은 봐주더군요.엄마가 아빠 동생과 일(단호박납품업)을하는 중에도 장거리 작업장에 데리고 가서 일하기하고 어느 땐 일을 포기하기하고 집에서 애를 봐 주셨어요.문제는 남편이 토,일요일이면 애하고 놀아줘야하는데 잠만 같이자고 애를 다시맡기고 가버린다고 화가나서 전화로 소리를 지르더군요.그것도 이해가 가더군요.큰언니는 5일만에 퇴원했으니 빨리퇴원해서 애를 데려가라고 그것도.. 그리고 호박일이 많아서 애를 병원에 맡기고
    그날 저녁은 데려갔어요.그다음날은 아침에 맡기고 저녁에 오지않아서 넘 섭섭하고 힘들어서남편이 데리고 집으로가고 ,큰언니에게 말했더니 울면서 나도울고.. 휴가중 남자조카를 아이보라고 밤에 보냈더군요.하필 2일동안 낮에 병원에서 아이와 보낸 날이 입원중 제일 힘들었다는거예요. 복경경 호스를 빼내면서 통증으로.병원 언니들이 아이와 잘 놀아줘서 그 은혜는 두고두고 갚아야 될 듯 합니다.그후로 아이는 잊고 병원생활을 끝내고 집에 와보니 내의바람으로 밥먹고 들어오는 아들을 보니 눈물이 앞을가 리고..언니와 조카가 고맙고..천덕꾸러기 내아들!!!
    구원투수 조카가 아이와 밥먹으러 안온다고 섭해하고 못된 엄마 만들려고 두년들이 작당했다고도 하고 엄마가 소리를 또 막지르더군요.그때 엄마에게 소리쳤죠.부모자식간 인연을 끊자고.. 큰언니가 또 네가 할소리가 따로있지 말을 심하게 했다고 엄마에게 사과하라고 해서 사과하고서도 서운한맘에 그렇게 2-3일에 가던 친정을 안가고 전화도 안하니 엄마가 한번은 오셨어요. 뻘쭘...
    그리고 며칠전 남동생이 전화를 하더군요. 엄마가 이상하다고.가봤더니 아빠의 폭력에 얼굴이 팅팅 부운데다 멍까지 든 얼굴..아무것도 안먹고 눠 계셨어요.
    남아있던 분노는 사라지고 불쌍하고 울엄마 울아빠 인격적으로 덜 자란 어린분들이라는겁니다.

  • 10. ..
    '09.9.20 7:07 AM (118.34.xxx.20)

    저희 엄만 집 어질러놓고 못놀게 하셔서 엄마 올떄되면 부리나케 치웠어요.대부분 밖에서 놀았죠.또 잘못하면 코에다 호스 넣어서 물고문도 하셨고 옛날 재래식 화장실에 거꾸로 들어서 집어넣는다고 실제로 제몸을 들어 행동하셨고 식사 시간에 떠들면 칼 갖다놓고 입 꼬매버린다고도 하셨고 암으로 돌아가신지 30년이 다되어가네요.
    애들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데 애 다섯을 낳다보니 스트레스였던거 같아요.
    저도 3살된 남자아기가 있는데 저 없으면 울거나 하진 않네요.가끔 매타작을 하다보니..

  • 11. 동경미
    '09.9.20 8:17 AM (98.248.xxx.81)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닌데, 어떤 분들은 아이가 자기가 힘들게 생각하는 사람을 외모든 성격이든 닮은 부분이 있으면 아이도 같이 미워진다고들 합니다. 원글님의 어머니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랬다고 해서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요.

    제가 만나보는 가정들의 경우에 남편이 밉다고 남편을 많이 닮은 아들을 미워하고, 시어머니가 미운데 시어머니를 빼어닮은 아이를 구박하고, 자기 성격에서 자기가 싫어하는 부분을 닮은 아이를 미워하는 엄마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자기의 감정을 투사하는 거지요. 아이는 말그대로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희생자이고요.

    마음이 힘들고 어려우셨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들, 엄마에 대한 원망들, 가슴에 묻어놓으면 마음의 병도 될 뿐더러 나도 엄마의 모습을 닮게 마련이랍니다. 글로 적어 나열하면서 꺼내보시고, 이렇게 얘기하시면서도 풀어내시고 하셔야 그 기억이 나에게 주는 독성이 옅어집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시면, 물론 엄마가 인격적으로 미성숙해서 생겨난 일이지만, 엄마의 삶 자체가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어렵고 고통스러운 부분이 많았을 거에요. 엄마의 모성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내색하지 않고, 아이들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일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영원한 모성에 대한 로망도 사실은 우리의 바램이지 그다지 현실성이 많은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저도 엄마에 대해 아픈 부분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주 조금씩이지만 엄마를 이해합니다. 그러면서 저의 상처가 조금씩 녹아가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요.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엄마의 이미지를 반의 반도 못하고 살거든요. 그래서 날마다 좌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 엄마라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나 보다, 라는 자유함도 생깁니다. 엄마도 나도 정말로 너무나 연약하고 부족한 한 인간이거든요. 그런데 자식의 마음은 늘 더 받고 싶고 더 사랑해주면 좋겠는 거지요.

    원글님이 그렇게 어린 나이에 엄마에게 매질을 당하면서 생겨난 공포감은 엄마에 대한 애착관계를 다 깨어놓을만큼 컸을 거에요. 거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었을테니까요.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엄마는 나를 보호해주는 존재여야 하는데 그 신뢰가 깨진 거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엄마는 아마도 그 어린 시절부터 자신도 보호받지 못하고 자란 분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희생하는 모성도 사실 타고 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학습되는 것이 무섭도록 많답니다.

    엄마에 대한 상처 잘 치유되시고 아이에게는 독을 넘겨주지 않고 사랑만 전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공통된 목표인데 참 어렵고 힘드네요. 힘내세요. 이렇게 털어놓으시는 것이 이미 치유의 시작입니다.

  • 12. 카스
    '09.9.20 9:27 AM (118.47.xxx.209)

    적어도... 우리 어머니 같은 분이... 저 같은 아이가 제 혼자만은 아이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 짐은...
    삶이 그리 괴롭고 힘드시면 차라리 힘들다... 말씀을 하시지...
    그... 겁이 많아서 성난 어머니 얼굴조차 마주칠까 두려워 눈도 제대로 못 올려 뜨고 있는 아이에게 그리 모질게 대하셨는지...
    그 때는 어머니도 힘드셨겠지만... 당하고 있는 아이도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걸 왜...

    저는 어머니께 꼭... 미안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나 봅니다.

    그래서... 터뜨렸습니다.(제가 제 아이를 제 어머니처럼 키우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왜 그랬냐고... 제가 뭘 그리 잘 못하더냐고...
    어머닌... 기억이 없으시더군요. 당신의 그 괴로움, 고통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용이었을 뿐이라 잊으셨겠지요.
    그래서... 그날도 워날 불 같은 성격이라 엄한 소리 한다고 별 별 소리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 뭔가... 제게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도 그날 부터 변하기 시작 하더군요.
    그렇더군요...어머니라서...
    당신의 아이가... 커서 엄마가 되어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 유년시절의 고통을 씻지 못하는게 가슴이 미어지셨나보네요.
    그 날 부터 당신이 지내왔던 그 고통의 시간에 있던 아이들을 기억해 내셨나 보더라구요. 말씀은 안하셨지만...
    그리고... 이제는 미안하다 하십니다. 잘못해서 고생시켰다도 하시고...
    그래서... 지금도 고생시킨다 하시네요.

    오늘은 어머니 생신인데...
    늘 추석 앞이라 멀다는 핑계로 전화 인사만 드렸는데...
    이번 생일은 모처럼 일요일이고...
    하던 일도 그만 둔 상태라 시간도 남아서...
    무슨 일이 있어도 갈라고 다짐... 다짐... 했었는데
    어머님께서... 저 힘들다고 오지 말라십니다. 추석에 보면 된다고...
    그래서...
    성묘때라 길 막히면 하루종일 길에 있어야 될 지도 모른다는 핑계로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있네요.

    늘 마음에 있었지만 쑥쓰러워서 지금까지 한번 도 못할 말인데..
    오늘은 어머니께 꼭 하고 싶은 말...
    여기다가 남기렵니다...

    "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엄마 첫째딸이...
    정말... 정말...사랑합니다...
    건강 하세요..."

    * 원 글 님... 제게는 고마운 분이세요. 어미님과 함께 행복하시길...

  • 13. ..
    '09.9.20 10:48 AM (118.220.xxx.165)

    저도 40 대 되고 아이 키우다보니

    참 답답하게 보였던 엄마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해요

    그때 엄마들 힘들땐 자식에게 화풀이 많이 했죠

    근데 님이 마음을 풀지 못하면 님이 더 힘들어요 정신과라도 가서 상담을 받으세요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하란게 아니라 님을 위해서요

  • 14. 공부중
    '09.9.20 10:49 AM (110.9.xxx.148)

    애착관계 형성을 안되서 그럴겁니다..저도 어릴때 생각하면,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껴보질 못했네요..그냥 무덤덤으로 컸어요.. 아기때부터 애착형성이 안되면 엄마보다 잘 해주는 사람을 따르게 되는것 같아요..그만큼 어릴때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무척 중요하지요..
    뭐 모른것 같아도.. 아기들도 지를 이뻐하는지 싫어하는지 다 알거등요..그렇게 크면 엄마와의
    정이 커서도 없는거 같구요.. 울 아이들 만큼은 충분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는 일인입니다..

  • 15.
    '09.9.20 12:22 PM (220.117.xxx.153)

    엄마가 저 때렸던거 기억안난다고 해서 마음 접었어요,,
    아빠는 미안하다고 햇다는데 엄마는 기억도 안난다네요,
    정말 자기 편한 기억만 하고,,나한테 섭섭하다고만 하지,,,내가 어떤 마음으로 컸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래도 여기 댓글보니 저만 그런게 아니었나 싶어서 동지의식 느끼고 갑니다.

  • 16. 위에 ..님
    '09.9.20 12:24 PM (110.15.xxx.36)

    꼭 안아 드립니다.
    ..님도 어린시절의 ..님을 꼭 안아 주셔요.

    그리고 어머니가 준 나쁜 기억을 빨리 털어 버리시길 빕니다.

  • 17. ..
    '09.9.20 12:59 PM (110.11.xxx.10)

    저도 초등학교 3학년때 쯤에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로(맨발에 신발 신고 마트 갔다는)
    몸져 누울 정도로 맞은 적이 있어요
    머리채를 잡혀서 두피가 화끈거리고 온몸이 욱신거리기를 며칠... 수련회도 못 갔지요
    지금은 그때 왜 그렇게 눈이 뒤집혔는지(다른 자매가 크게 속썩이고 있던 상황)
    이해하지만, 당시 생각을 하면 눈물이 맺힐 정도예요
    그때 일이 내 인생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도 않은 게
    엄마와의 사이는 떨어져 살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저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대려고 하면 갑자기 도망가고 싶고
    엄마와의 끈이 징글징글하게 느껴져요
    저도 엄마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저에게 이런 상처가 있었다는 걸 기억이나 할까 모르겠어요
    엄마는 제가 상상도 못할 모성을 가진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기 상처 추스르느라 바쁜 한 사람의 인간일 뿐이라는 건가요...

  • 18. 요즘..
    '09.9.20 3:28 PM (119.203.xxx.127)

    저도 아이 놀이치료 받으면서 여러가지로 책도 읽고 하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하는 유아기가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더라구요..그때마다 책읽을때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또 애랑 있음 하루종일 싸우고 애랑...혼내고 그러네요...애가 이제 커서 혼내면 서러워하고 엄마가 밉다고 하고그러는데.....ㅠㅠ

  • 19. ..
    '09.9.20 3:45 PM (123.213.xxx.132)

    이해도 되지만
    왜 이렇게 용서가 안될까요
    아직도 ing ...전 친정엄마랑 알콩달콩 잘 지내는 모녀지간 보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 20. 휴~~
    '09.9.20 10:58 PM (114.207.xxx.190)

    저도 친정 엄마하고 상처가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꽤 있군요.
    전 큰딸인데 유독 저를 미워하시더라구요. 엄마 말씀으로는 제가 잘못하니 그런거라 하시고
    번번히 전 왜 엄마 맘에 안드는 행동만 하는 건지 ㅠㅠ
    여튼 지금도 제가 잘못해서 엄마가 화를 내시고 저희 전화를 몇달째 안받으시고 휴~~
    항상 마음에 돌덩이 하나 달고 삽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저의 딸(초4)한테 같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엄마의 폭언 저는 절대 딸한테 하지 말아야지 하는데 저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나면
    너무 괴로워요. 절대 엄마는 안 닮으려 했는데....

  • 21.
    '09.9.20 11:05 PM (125.188.xxx.27)

    저도요...정말 그래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부부갈등..고부갈등 등으로..
    엄마가 집을 잠시 가출했던 기억이 있고..
    그모든 원인의 화풀이 대상으로 첫딸이었던
    제게 모든 화를 쏟아부은것으로 생각되어요..

    해서..전 지금 제 아이들에게 절대로 화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물론 사람인지라 .100%는 장담못해도
    내 잘못이 아닌걸로..화풀이 대상이되었던 그 분함과
    억울함이...너무나 기억에 사무쳐서..

    흔히들..자식키워보면..부모맘 이해할거라 하지만
    전 세월이 흐를수록..이리도 애틋한게 자식인데
    나에겐 왜 그랬을까..이해못합니다..

  • 22. 음..
    '09.9.20 11:20 PM (125.181.xxx.68)

    막 ..쓰려요. 이해가되어요. 저두 울 엄뉘가 웬수 같아요. 정말 싫답니다.
    그 어린시절 부터 어디 한구석 내편이다 ~ 느낌이 티끌만큼도 없었고요.

    원글님 못지 않았어요. 부모가 아니라 전 두분다 웬수를 만났던것 같아요.

    휴~ 부모 복이 지리리도 없었던거죠. 이건 어린저로선 어찌 해볼 도리가 없던거죠.

    막... 화가나네여. 님어머니도요.


    가슴에 상처가 크답니다. 정작 .. 당신들은 뭘 잘못한건지 암것도 모른단거죠.


    내 딸에겐 상처 주지 말아야지. 절대 안그래야지.. 원글님 와락 ~ 부비부비 엉엉~

  • 23. 억지로
    '09.9.20 11:23 PM (119.192.xxx.109)

    싫었을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지요.
    억지로 이해하고 용서해야 할 이유도 없고요.
    사랑을 마땅히 주었어야 하는데 주지 못한 건
    그들의 잘못입니다.
    엄마로 용서하는 대신...그저 한 인간으로는
    용서할 수 있겠지요.

  • 24. 친엄마라도
    '09.9.20 11:37 PM (59.11.xxx.188)

    그런 엄마들 많았군요.
    계모 아니라도 엄마될 자격없이 그냥 생기니까 낳고, 없는 살림에 애는 많이 낳아서 힘에 부치니까 애한테 화풀이.
    불쌍한 옛날 아이들,

    한 사회의 민주화 척도는 바로 여자와 가정내 민주화 라고하죠.
    근데 그 여자보다 더한 약자가 바로 아이들이었으니..
    자기 스트레스를 애들한테 풀었던 여자들,

    엄마가 애를 사랑해야 애를 낳고 키울수 있는건 아니니
    자기도 그럴줄 모르고 낳아댔을거고,
    낳고 키우다 힘드니까 애한테 모질게 화풀이.

    그냥 엄마될 자격없었던 여자가 힘에 부치게 애를 많이 낳아서 그랬던 거라고 이해한다해도
    애착관계를 아예 형성하지 못했던 사이라면
    애착관계를 이룬 다른 모녀와는 다를수밖에 없겠죠.

  • 25.
    '09.9.20 11:49 PM (121.140.xxx.136)

    난 오히려 그 반대예요.
    초딩때 엄마가 가게를 낼 돈은 없고 보따리 장사를 했어요.
    그때 보따리 장사가 거의 없었는데
    울엄마는 동대문에서 아동복도 떼고 멸치나 비누 등등을 떼어다가 집집을 다니면서 팔았어요.
    엄마에게 샀던 사람이 친구를 소개하고 소개하고 하는 식으로 단골을 늘렸었는데요.
    그때 엄마가 늦게 돌아와서는 밥짓고 빨래하고 했는데
    전 아무것도 안하고 아이들과 골목길에서 놀던지 낮잠을 자던지 그랬던 기억이 나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철이 없었고 엄마에게 너무 미안해요.
    워낙 엄마가 자식들에게 일을 시키지 않으셨지만 그래도 얼마나 미안한지...

  • 26. 이 밤에
    '09.9.21 1:24 AM (220.85.xxx.250)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친정엄마와의 그 질기고 질긴 관계라면 저도 석달 열흘을 밤을 새도 할말이 많지요
    맞딸인 저도 참 많이 맞고 자랐습니다
    나무 옷걸이로 맞아 머리가 터져 피가 나기도하고
    온 몸에 멍투성이가 되는건 자주 있는 일이죠
    본인 늘 아프다면서 집안 일은 제가 거의 다했죠
    국민학교 일학년때부터 밥해먹으면서 학교 다녔으니까요
    너무너무 엄마가 무섭고 싫어서
    중학교때는 가출도 했었죠
    하루만에 잡혀와서는 정말 죽도록 맞았습니다
    그때 맞으면서 사람이 이렇게 맞는데도 죽지를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화가 풀릴때까지 한달에 걸쳐서 매일 맞았어요 밥도 못먹으면서
    그런게 고등학교 까지 이어졌죠

    저도 언젠가 한번 엄마에게 터트렸었어요
    왜그렇게 날때렸냐고
    기억이 별로 없으시더라구요
    내가 너때문에 속썩은건 생각안하냐구 ㅠㅠ
    그러면서 오히려 절 무섭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때일을 아직도 가슴에 묻고 원망하고 저주하고 있었냐고
    그러면 너 복 못받는다고 ㅠㅠ

    세월이 지나니 상처는 아물더라구요
    하지만 자국은 남아있어요
    늘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그 자국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냥 맘이 아프고 서러워요
    지금도 친정엄마가 전화하거나 오시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가장 효도하는 딸이라고 자랑하시는데
    그게 효도가 아닌걸 알았어요
    사랑 못받고 자란 자식이 부모에게 과하게 잘할려고 한다더라구요
    사랑 받으려는 본능에 본인의 능력보다 넘치게 잘할려고 한다네요

    제게도 딸이 하나있어요
    그 딸에게 정말 친구같은 엄마 이기를 늘 노력해요
    딸도 인정하구요
    가끔 딸과 저의 관계를 보면서
    엄마에게 잘해야지 싶지만
    엄마와 사이좋은 그런 관계가 너무 어색해요
    엄마가 저에게 잘하는것도 제가 엄마에게잘하는것도 다 가식같고
    그냥 많이 어색해요
    어색하다는 말이 딱인것같아요 ㅠㅠ

    엄마로 용서하는 대신...그저 한 인간으로는
    용서할 수 있겠지요 라고 말씀하시는 윗님 공감해요
    최선의 밥법이라고 생각해요

  • 27. 저는 아빠와.
    '09.9.21 2:03 AM (218.156.xxx.229)

    ...얼마나 싫고, 사이가 안 좋은지...거실에서 아빠와 엄마와 저와 있으면...

    둘의 긴장감에 엄마가 피로감을 느끼실 정도였죠.

    점 같은 것 보면 원진살에 상충살에..뭔 살이 낄대로 다 꼈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사연이 없진 않지만...평범하게 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28. 아...
    '09.9.22 6:16 PM (211.189.xxx.250)

    저도 같아요 원글님.

    저도 어렸을때 엄마가 하도 손에 집히는대로 집어던지고 아무거나 들어서 때리고
    도대체 이유도 모른채 맞고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부모님한테 종아리 맞았다고 징징거리고
    명절에 시골가서 아버지가 산에서 회초리감 꺾어다 장농위에 올려놨다고 얘기하는거
    그게 다 부러웠어요. 차라리 저렇게 맞으면 덜 억울하겠다 싶어서요.

    그리고 종아리는 맞아도 안 보이잖아요. 저는 진짜 팔이고 얼굴이고 머리고 구분없이 맞았거든요.

    제 동생이랑 저때문에 동창회 못간다고
    우리 손발 묶어놓고 나간적도 있어요.
    정말 그때 얼마나 울었던지...제 동생이 제 손목 끈 풀어줬다가
    그날 밤 둘이 얼마나 또 맞았던지요.

    칼 들고 협박? 일년에 한두번은 당한거 같아요.

    옛날에 드라마나 책같은데서, 뭐 잘못했으니 나가서 회초리 꺾어와라. 이런거 나오면
    와 저 부모들 진짜 교양있구나...그런 생각에 부러웠어요.


    안맞을수도 있다는 생각 조차도 못하고 살았기에,
    차라리 맞을꺼 좀 교양(?)있게 맞고 싶다는 웃기지도 않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니..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어요.

    저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술에 쩔어살고 폭력적이던 아빠 때문에 엄마가 힘들었겠구나 생각되고
    결혼하고 나니 엄마가 가끔 안쓰럽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씩 울컥 울컥 해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가끔 장난으로
    제가 까불거리고 말 안 들으면
    엉덩이나 팔 같은데를 툭 칠때가 있어요. 그러지 말라고. 그러면 혼난다~ 이러면서요.

    그럴때마다 제가 정색을 하면서
    아무데나 때리지 말라구! 그러면
    남편 굉장히 당황해요.

    남편 입장에서는 때린게 아닌데, 장난으로 친건데
    제 몸은 반응을 하는거죠.

    저도 못한 일이라 이런 말씀드리는거 우습지만
    원글님은 부디 극복하실 수 있길 바래요.
    진심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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